유럽에서 정반대의 얼굴을 한 두 팀
레흐 포즈난은 리그 페이즈 두 경기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레버쿠젠에 연달아 0-4로 지며 무득점 8실점, 36개 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라돔략 5-1, 실롱스크 브로츠와프 원정 4-1, 코로나 키엘체 6-1까지 세 경기 15골을 몰아치고 있다. 선덜랜드는 정반대다. 유로파리그에서는 AZ와 토렌스를 연파하며 6점을 챙겼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시티전 3-5, 브라이턴전 0-2, 본머스전 0-2를 포함한 4연패로 강등권까지 떨어졌다. 레흐의 유럽 두 상대는 이번 대회 최상위권 전력이고 국내 대승은 한 수 아래 팀들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선덜랜드의 리그 패배 역시 대부분 상위권 팀에게 당했다는 점에서, 양 팀의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결장자 점검과 복귀 여부
레흐는 공백이 크다. 오른쪽 풀백 굼니는 경기 전날까지 개인 훈련에 그쳐 출전이 어렵고, 센터백 몬카는 약 한 달 이탈이 예상된다. 공격의 한 축인 사야드마네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11월 A매치 휴식기 전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어 이번 경기는 결장이다. 더글러스, 골리자데, 무치뉴도 빠진다. 다행히 코로나전에서 한 시간 만에 교체됐던 예그베는 마지막 훈련을 정상 소화했다. 선덜랜드는 이시도르, 발라드, 뫼니에, 먼들이 모두 회복하지 못했고, 르 브리 감독도 이번 원정에 복귀하는 선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본머스전에서 퇴장당한 단소는 징계가 리그 경기에 적용되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는 정상 출전할 수 있다. 르 브리 감독은 리그와의 부담을 나누기 위해 토렌스전처럼 로테이션을 가동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4-3-3 맞대결, 압박과 빌드업의 충돌
양 팀 모두 4-3-3에 가까운 틀이다. 레흐는 리스 앞에 페레이라, 스크시프착, 예그베, 구르굴이 포백을 이루고, 무라프스키, 로드리게스, 벵트손이 중원을 맡는다. 전방에서는 발레마르크와 팔마가 이샤크를 양옆에서 받친다. 프레데릭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열한 명이 모두 내려앉는 축구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발레마르크와 페레이라를 빼고 수비수를 넣으면 이길 확률은 오히려 더 낮아진다며 기존 스타일을 고수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높은 풀백 위치와 전방 압박은 레흐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내준 8골 가운데 6골이 전반에 나왔다는 사실은 이 방식이 강팀을 상대로는 뒷공간을 그대로 노출한다는 의미다.
선덜랜드는 로프스 앞에 무키엘레, 단소, 오니언, 메탈리가 서고, 자카가 후방 빌드업의 축을 잡는다. 아호카와 르페가 좌우 중앙을 메우고, 앙굴로와 포파나가 아카데미 출신 투테로프를 감싸는 구조다. 롱볼과 측면 크로스를 즐겨 쓰고 오른쪽 공격 비중이 높은 팀이라, 레흐가 라인을 올리는 순간 자카의 긴 패스 한 번에 공간이 열릴 공산이 크다. 대회 두 경기에서 유효슈팅을 단 3개만 허용한 견고함도 이 간결한 구조에서 나온다.
승부를 가를 1대1과 교체 카드
첫 번째 열쇠는 로드리게스와 자카의 싸움이다. 로드리게스는 주말 코로나전에서 2골 3도움을 몰아치며 절정의 감각을 보였다. 레흐가 유럽 첫 골을 넣으려면 그가 자카의 견제를 피해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받아야 한다. 두 번째는 페레이라와 앙굴로의 측면 대결이다. 페레이라가 공격에 가담할수록 그 뒤를 앙굴로가 파고들 여지가 커진다. 반대로 선덜랜드는 역습 수비, 스루패스 대응, 개인 실수에 약점이 있다. 발레마르크가 뒷공간 침투를 반복하면 오니언과 단소의 속도가 시험대에 오른다. 포파나가 이 대회 최근 여덟 경기째 공격포인트가 없다는 점도 선덜랜드에는 고민거리다. 교체 카드에서는 선덜랜드가 앞선다. 주전 일부를 아꼈다가 후반에 투입해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레흐는 부상자가 많아 벤치가 얕고, 후반 체력 저하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반복해 왔다.
득실 흐름과 홈 원정 경기력, 그리고 역배 가능성
레흐는 홈에서 최근 일곱 경기 중 여섯 경기가 3골 이상 나올 만큼 화끈한 경기를 해 왔다. 선덜랜드는 토렌스 원정을 역전승으로 넘겼지만 원정 10경기 연속 무실점이 없을 정도로 원정 수비가 매끄럽지 못하다. 배당은 레흐 4.92, 무승부 4.21, 선덜랜드 1.69다. 대회 평균 평점도 선덜랜드 7.0, 레흐 6.7로 차이가 뚜렷하다. 레흐 역배가 성립하려면 선제골이 필수다. 선덜랜드는 리드를 지키는 데는 강하지만 결정력이 약한 팀이라, 먼저 실점하면 라인을 올리는 과정에서 흔들릴 수 있다. 그래도 레흐 수비가 강팀을 상대로 전반을 버텨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역배 가능성은 낮게 본다.
전문가 시선과 최종 결론
현지 전문가들의 시선은 대체로 선덜랜드 승리로 모인다. 스포츠몰은 레흐가 유럽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선덜랜드의 0-2 승리를 점쳤고, 라이브스코어도 조심스러운 경기 흐름을 예상하며 같은 스코어를 내놨다. 반면 스포티트레이더는 레흐 홈 경기의 다득점 흐름을 근거로 선덜랜드 승리와 오버를 골랐고, 팁스지지는 레흐의 공격적인 운영을 들어 선덜랜드 승리와 양 팀 득점을 택했다. 승리 팀은 일치하고 언오버에서만 의견이 갈리는 구도다.
종합하면 선덜랜드의 수비 조직과 개인 기량 우위는 분명하다. 다만 레흐는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공언했고, 홈에서 로드리게스의 감각이 살아 있다. 선덜랜드 역시 로테이션 속에 어린 공격수를 앞세운다. 이런 조건이라면 한쪽이 일방적으로 무실점으로 끝내기보다 서로 뒷공간을 주고받는 흐름이 더 현실적이다. 1-2 또는 1-3 정도의 스코어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