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세이부는 타이라 가이마, 니혼햄은 아리하라 고헤이가 1차전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내용만 놓고 보면 두 투수 사이의 간격은 꽤 크다.
타이라는 146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이 22점뿐이었고, 평균자책점 1.36으로 퍼시픽리그 1위에 올랐다. 피안타율은 1할8푼대, 이닝당 출루 허용은 0.96이다. 9이닝당 삼진이 8.69개로 힘으로 누를 줄 알고, 볼넷은 9이닝당 2.77개로 아주 짠 편은 아니지만 주자를 내보낸 뒤에 무너지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큰 것을 맞지 않는다. 9이닝당 피홈런이 0.25개에 그치고, 피장타율은 좌타자 상대 .262, 우타자 상대 .208이다. 구위도 시즌 막판까지 그대로다. 8월 말 니혼햄전에서는 시속 160킬로미터 직구를 앞세워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9월 등판에서도 150킬로미터대 후반 직구가 8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최근 다섯 번의 등판에서 36이닝 3실점, 매번 7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홈과 원정을 나눠 보면 홈에서 더 단단하다. 베루나돔 아홉 번의 선발에서 평균자책점 1.09, 원정 열세 번에서는 1.53이다. 니혼햄을 상대로는 다섯 번 나와 32이닝 5실점을 기록했고, 그 다섯 경기를 세이부가 모두 이겼다. 등판마다 6이닝 반 가까이 던진 셈이다. 니혼햄이 그에게서 뽑아낸 큰 타구는 4월 만나미의 솔로 홈런 정도다.
걸리는 대목은 둘이다. 하나는 올해 성적에 운이 조금 섞여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로 이어진 비율이 유난히 낮았고, 내보낸 주자를 잔루로 묶은 비율은 유난히 높았다. 수비 영향을 걷어낸 지표로 다시 봐도 2점대 초반이라 리그 최상급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1점대 초반이 그대로 재현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다른 하나는 경험이다. 타이라가 가을 무대에 섰던 것은 불펜 시절이고, 선발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흘을 쉬고 나오는 만큼 1, 2회 제구가 어떻게 잡히느냐가 관건이다.
아리하라는 7승 9패, 평균자책점 4.44로 시즌을 마쳤다. 전반기에 34⅓이닝 32실점으로 무너져 2군에 다녀왔고, 7월 복귀 뒤로는 69이닝 27실점으로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8월에는 완봉만 두 번을 하며 3승 1패, 평균자책점 1.80을 찍었다. 다만 9월에는 22이닝 14실점으로 다시 흔들렸다.
삼진은 9이닝당 5.84개로 맞혀 잡는 유형이고, 볼넷은 9이닝당 2.09개라 스스로 무너지는 투수는 아니다. 직전 등판에서 6이닝을 65구로 끝냈을 만큼 승부가 빠르다. 문제는 맞아 나가는 타구의 질이다. 피안타율이 .279, 9이닝당 피홈런이 0.96개이고, 피장타율은 좌우 가리지 않고 4할 안팎이다.
홈과 원정의 차이도 뚜렷하다. 에스콘필드 아홉 번의 선발에서는 평균자책점 3.88이었지만 원정 여덟 번에서는 5.16까지 올라간다. 세이부전은 두 번 나와 12이닝 6실점이다. 4월 에스콘에서는 와타나베 세이야에게 3점 홈런을 맞고 6이닝 5실점으로 졌고, 9월 베루나돔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이겼다. 두 번 모두 6이닝은 채웠다. 니혼햄이 그를 첫 경기에 세운 이유는 가을 경험이다. 클라이맥스 시리즈 통산 여섯 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1.50을 남겼다. 신조 감독도 올해 내내 좋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큰 경기에서의 관록에 걸었다.
타이라가 6, 7이닝을 2실점 안쪽으로 막는 그림이 가장 그럴듯하고, 그 뒤는 지금 리그에서 가장 좋은 불펜이 닫는다. 아리하라는 가을 경험과 베루나돔 호투 기억이 있지만, 9월의 흔들림과 원정에서의 장타 허용을 감안하면 6이닝 3실점 안팎이 현실적이다. 세이부가 2018년부터 포스트시즌 9연패 중이라는 부담은 있어도, 에이스를 홈 첫 경기에 세운 지금이 그 고리를 끊을 가장 좋은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