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2차전은 kt 고영표와 삼성 페덱의 맞대결이다. 두 투수 모두 볼넷을 거의 내주지 않는 유형이다. 쌀쌀한 수원의 밤을 고려하면 초반부터 점수가 쉽게 나는 경기는 아니라고 본다.
고영표의 최근 세 경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 9월 26일 홈 키움전 6이닝 3실점 뒤 10월 3일 홈 롯데전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을 했고, 10월 11일 대구 삼성전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9이닝당 볼넷이 1.2개 남짓이고, 땅볼이 뜬공보다 1.5배 많은 땅볼형 사이드암이라 장타 허용이 적다. 삼성 상대로는 네 경기 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강했다. 다만 구자욱(9타수 4안타)과 김지찬(10타수 4안타)에게는 꾸준히 맞았다. 좌타 테이블세터가 살아나가면 고영표도 편하게 던지기 어렵다.
더 큰 변수는 휴식이다. 오늘이 10월 11일 이후 24일 만의 공식 경기다. 고영표는 올 시즌 엿새 이상 쉬고 나온 경기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닷새 휴식(2점대 중반)이나 나흘 휴식(2점대 후반)보다 확연히 나빴다. 10월 28일 U-23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5이닝 60구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최고 구속은 138km에 머물렀고, 본인도 투구 감각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수원 야간 경기만 떼어 보면 9이닝당 실점이 3점대 후반으로 시즌 평균보다 높다. 점수를 많이 내주는 투수는 아니지만, 오늘은 공 끝이 무뎌진 상태에서 2~3점을 먼저 내줄 여지가 있다. 이닝은 5~6이닝 선으로 본다.
페덱은 7월 합류 뒤 13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 1.3개, 이닝당 출루 허용 0.96, 9이닝당 피홈런 0.7개로 제구와 장타 억제 모두 리그 정상급이다. 최근 세 번의 선발에서는 9월 29일 홈 한화전 6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1차전(10월 26일 홈) 4⅔이닝 5실점, 4차전(10월 30일 원정) 5⅓이닝 1실점으로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원정 경기에서 오히려 안정적이었다. kt 상대로는 8월 29일 대구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현민에게 2타수 2안타를 맞았을 뿐 김현수 등 중심 타선은 침묵시켰다.
눈여겨볼 대목은 휴식 패턴이다. 올 시즌 나흘 쉬고 나온 두 경기는 평균 7이닝, 평균자책점 2점대 중반으로 가장 좋았다. 오히려 닷새 휴식 다섯 경기가 4점대 후반으로 나빴다. 플레이오프 4차전도 나흘 휴식 뒤 1실점 호투였다. 원정 야간 성적이 9이닝당 실점 3점대 초반으로 홈보다 낫다는 점도 오늘 조건과 맞는다. 5이닝 이상, 2실점 안팎이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것으로 본다.
총평
수원은 타자 친화형 구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두 팀의 정규시즌 수원 맞대결 일곱 경기는 평균 7.7점에 그쳤고, 정규시즌 16경기 전체 평균도 8.5점이었다. kt는 홈에서 45승 24패, 삼성은 원정에서 40승 29패로 둘 다 강했고,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삼성이 9승 7패로 앞섰다. 경기 시간 수원 기온은 10도 안팎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공이 멀리 뻗기 어려운 날씨다.
선발 싸움에서 24일 만에 마운드에 서는 고영표는 감각 회복이 숙제다. 반면 페덱은 가장 좋은 결과를 냈던 나흘 휴식 패턴으로 나선다. 승부를 가를 불펜에서는 가을 들어 단단해진 삼성 허리와 원태인 카드가, 1차전에서 무너진 kt 중간 계투보다 확실히 믿음직하다. 타격은 kt의 기세가 좋지만, 그 기세는 대부분 무너진 투수를 상대로 나왔다. 오늘처럼 제구 좋은 선발과 탄탄한 불펜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삼성이 고영표에게서 초반 1~2점을 뽑고, 페덱이 5회 이상을 막은 뒤 원태인을 포함한 필승 계투로 지켜내는 1~2점 차 승부를 예상한다.
점수 흐름도 다득점과는 거리가 멀다. 두 선발 모두 볼넷이 극히 적고, 고영표는 땅볼형, 페덱은 피홈런 억제형이다. 쌀쌀한 밤 날씨가 장타를 누르고, 1차전을 치른 양 팀 모두 오늘은 더 이른 시점부터 필승조를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4-3 또는 3-2 정도의 접전을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