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난타전, 정반대의 성적표
비야레알은 이번 챔피언스리그 세 경기에서 16골이 오가는 난타전을 치렀지만 손에 쥔 승점은 3점뿐이다.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2-3으로 졌고, 나폴리를 잡은 뒤 안필드에서는 전반 29분 만에 2-0으로 앞서고도 3-4로 뒤집혔다. 공격은 통하는데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14경기 연속 실점이라는 기록이 그 약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 다섯 경기도 발렌시아 원정 2-1 승리와 컵대회 5-0 대승 뒤에 엘체전 0-0, 에스파뇰전 0-1 홈 패배가 이어졌다. 대승 상대는 하부리그 마나코르였고 발렌시아는 리그 하위권이라, 승리의 질만 놓고 보면 믿을 만한 결과는 많지 않다. 파리 생제르맹은 정반대다. 맨체스터 시티 원정 4-2, 바르셀로나전 4-2, 리옹전 2-0까지 최상위권 상대를 연달아 꺾으며 공식전 9연승, 챔피언스리그 13경기 무패라는 클럽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다섯 경기 18득점 6실점의 화력이지만, 챔피언스리그 세 경기에서 무실점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무너진 세라미카, 원정에서 더 단단한 챔피언
세라미카는 더 이상 비야레알의 요새가 아니다. 리그 홈 다섯 경기에서 승점 4점에 그쳤고, 에스파뇰전에서는 경기를 주도하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무너지며 종료 휘슬과 함께 홈 관중의 야유를 들었다. 이니고 페레스 감독도 이 패배를 "제동이 걸렸다"고 표현했다. 반면 파리 생제르맹은 르아브르 원정 5-1, 스트라스부르 원정 3-1, 맨체스터 시티 원정 4-2로 원정에서 오히려 더 무서웠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 부임 이후 스페인 원정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3승 1무).
4-4-2 압박 대 4-3-3 빌드업
비야레알은 페페와 미카우타제를 투톱에 세운 4-4-2로 나선다. 투톱이 센터백과 비티냐 사이 패스 길을 끊고, 게예와 코메사냐가 네베스와 루이스를 따라붙는 구조다. 페레스 감독은 "우리의 정체성을 바꾸지 않겠다", "두려움을 보이면 상대가 냄새를 맡고 용서하지 않는다", "달릴 기회는 분명히 온다"고 말했다. 라인을 높여 압박한 뒤 빠른 전환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4-4-2 두 줄 압박이 중원 숫자에서 밀린다는 점이다. 비티냐가 내려와 빌드업 축이 되고 하키미가 안쪽으로 좁혀 들어오면 비야레알의 미드필드 라인 뒤 공간이 열린다. 엔리케 감독도 "비야레알 같은 팀을 상대로는 적응력이 핵심"이라며 압박 대응을 경기의 열쇠로 꼽았다. 여기에 비야레알은 중거리 슈팅 수비가 약한데, 파리 생제르맹은 박스 밖 슈팅을 즐기는 팀이다. 루이스와 비티냐의 중거리가 의외의 득점 루트가 될 수 있다.
승부를 가를 측면 1대1
첫 번째 키 매치업은 파리 생제르맹의 왼쪽 두에와 비야레알의 오른쪽 풀백 모우리뇨다. 두에는 챔피언스리그 연속 경기 득점 중이고, 모우리뇨는 경합에 강하지만 리그 페이즈 파울 7개로 최다를 기록하며 경고를 이미 2장 받았다. 한 장만 더 받으면 다음 경기 출전 정지라, 대인 수비 강도를 마음껏 끌어올리기 어려운 처지다. 반대편에서는 르아브르전 해트트릭으로 기세가 오른 하키미와 아클리우슈가 카르도나와 몰레이로를 상대한다. 비야레알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략로는 부캐넌 쪽이다. 센터백 출신인 에르난데스가 왼쪽 풀백을 맡는 만큼, 뒷공간을 노리는 대각선 롱볼은 반드시 나올 것이다. 최전방 미카우타제는 안필드에서 4분 만에 골을 넣은 골잡이다. 파리 생제르맹의 공중볼 경합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초, 자바르니와의 몸싸움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장자와 교체 카드
파리 생제르맹은 바르셀로나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뎀벨레와 마르퀴뉴스, 스트라스부르전에서 근육 부상을 당한 멘데스가 모두 원정 명단에서 빠졌다. 십자인대가 파열된 크바라츠헬리아는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롱고니도 결장한다. 이번 경기 복귀자는 없다. 그래서 챔피언스리그 3골의 토레스가 중앙을 맡고, 수비 리더가 빠진 자리는 엔리케 감독이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한 자바르니가 메운다. 비야레알은 포이스와 아코마크의 결장이 유력하고 주장 모레노도 출전이 불투명하다. 반가운 소식은 살리바다. 훈련에 복귀했고 감독도 "시점은 이르지만 출전은 가능하다"고 밝혀, 후반 중원에 활기를 불어넣을 교체 카드가 될 수 있다. 게예는 리그 징계를 마치고 돌아왔다. 다만 교체 카드의 무게는 파리 생제르맹 쪽이 더 무겁다. 최근 득점력을 끌어올린 젊은 측면 자원들이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고, 후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투입되면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비야레알의 약점과 정면으로 맞물린다.
역배 시나리오와 현지 전문가 시선
배당은 비야레알 승 5.02, 무승부 4.88, 파리 생제르맹 승 1.64다. 역배가 나오려면 안필드에서처럼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고, 에르난데스 쪽 뒷공간을 꾸준히 공략하면서 홈 관중의 기세를 끝까지 끌고 가야 한다. 그러나 지난 리버풀전이 보여줬듯 리드를 잡아도 후반에 무너지는 팀이라, 현실적으로는 무승부가 역배보다 가능성이 높다. 영국 스포츠몰은 비야레알이 이번 대회 내내 수비가 불안했다며 1-3 파리 생제르맹 승을 예상했고, 인도 매체들도 같은 스코어를 제시했다. 두 팀의 챔피언스리그 모든 경기에서 양 팀이 득점했다는 점 때문에 3.5 오버 의견이 다수다. 일부는 파리 생제르맹의 핵심 공격수 공백을 들어 4.5 언더 범위에서 원정 승을 점쳤다.
최종 결론
엔리케 감독은 "지금까지의 결과가 내일을 이기게 해줄 거라 생각하면 완전히 착각"이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그래도 중원 숫자 우위, 원정 경기력, 교체 카드의 질까지 모든 지표가 파리 생제르맹을 가리킨다. 비야레알은 득점은 해낼 팀이지만 실점을 막아낼 팀은 아니다. 1-3 또는 2-3 흐름에서 네 골 이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