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의 홈팀, 질주하는 원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식전 9경기 무승에 3연패로, 1988년 이후 가장 긴 무승 흐름에 빠져 있다. 최근 5경기 득점은 2골, 실점은 12골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 0-2, 코모 원정 1-4로 연달아 무너졌다. 반대로 AS 로마는 최근 5경기 무패 동안 18골을 몰아쳤고 세리에A에서는 아직 패배가 없다. 나폴리 원정 3-3, 칼리아리전 4-2, 우디네세 원정 5-2까지 최근 네 경기 모두 4골 이상이 터졌다. 캐릭 감독은 이번 경기와 주말 아스톤 빌라전에 거취가 걸려 있다는 현지 보도 속에서도 "미친 소리 같겠지만 이 경기가 정말 기다려진다"며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4-2-3-1과 3-4-2-1, 압박과 빌드업의 정면충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라멘스 앞에 달롯,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매과이어, 요로를 세우는 4백이 유력하다. 쇼와 도르구가 빠지면서 달롯이 왼쪽으로 옮기고 센터백 요로가 오른쪽 풀백을 맡는 임시 구성이다. 중원은 마이누와 안드레이 산투스, 2선은 마운트와 틸레만스, 브루노 페르난데스, 최전방은 음뵈모다. 가스페리니의 로마는 골리니 앞에 만치니, 은디카, 에르모소의 3백, 몰리나와 웨슬리가 윙백, 데 룬과 피실리가 중원, 술레와 모라가 말렌을 받친다.
로마는 상대 진영에서 대인 압박으로 공을 빼앗는 데 능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짧은 패스로 점유하며 전진하려는 팀이라 빌드업 첫 단계에서 흐름이 갈린다. 마르티네스와 매과이어의 전진 패스가 1대1 압박에 걸리면 곧바로 역습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고, 부상에서 막 돌아온 마이누가 압박을 벗겨내는 첫 연결고리가 되어줘야 한다.
승부를 가를 1대1 매치업
첫째는 로마의 오른쪽 공격이다. 오른쪽 비중이 높은 로마는 몰리나와 술레가 달롯과 마운트 라인을 집요하게 두드릴 것이고, 익숙지 않은 왼쪽에 선 달롯이 술레의 컷인을 얼마나 견디느냐가 관건이다. 둘째는 말렌 대 매과이어다. 세리에A 8골, 챔피언스리그 3골 2도움의 말렌은 뒷공간 침투와 1대1 돌파가 무기인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개인기 좋은 공격수 상대 수비가 극히 취약하다. 반대로 로마는 침투 패스 수비와 오프사이드 관리가 약점이라,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스루패스와 음뵈모의 침투가 맞물리면 골리니가 지키는 골문도 열릴 수 있다.
홈과 원정, 그리고 상대한 팀들의 무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경기력은 엇갈린다. 챔피언스리그 홈에서는 약체 사바흐를 4-0으로 눌렀지만 리그 홈에서는 본머스에 0-3으로 완패했고, 관중석 분위기도 무겁다. 원정 패배 상대가 첼시, 코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만만치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나 리즈와도 비기는 데 그쳤다. 로마의 상승세 역시 우디네세, 칼리아리, 제노아, 슬로반 브라티슬라바 등 약체 상대가 다수였다. 원정에서도 꾸준히 득점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원정 32경기 연속 무실점이 없고, 잉글랜드 원정 본선 승리 경험이 없으며 올드 트래퍼드 원정 4전 전패라는 징크스도 안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전 3-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4로 진 경기는 수비 불안의 단면이다.
결장자 점검과 교체 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셰슈코와 우가르테가 빠지고, 캐릭 감독이 쇼의 결장과 도르구의 출전 불가를 직접 확인했다. 래시포드는 출전이 불투명하고 디알로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첼시전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마르티네스는 리그 징계에만 해당돼 이번 경기에 나설 수 있고, 의문부호가 붙었던 요로도 출전 쪽으로 기운다. 로마는 디발라, 코네, 펠레그리니, 주전 골키퍼 스빌라르가 모두 결장한다. 가스페리니 감독은 필드 플레이어 17명만 데려왔다며 미드필드 자원 부족을 인정했다. 데 룬과 피실리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꺼낼 중원 카드가 거의 없다는 점이 로마의 약점이다. 다만 로마는 실점 후 따라잡는 힘이 강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드를 지키는 데 약하다.
변수와 역배 가능성
배당은 홈 승 2.43, 무승부 4.07, 원정 승 2.80으로 시장은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근소하게 앞에 둔다. 홈 이점과 이름값이 반영된 숫자지만, 최근 경기력 격차를 보면 로마 쪽 역배 가치는 충분하다. 최대 변수는 로마의 얇은 스쿼드와 백업 골키퍼, 그리고 경질 위기 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절박함이다. 홈팀이 선제골을 넣는다면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의 시선
윌리엄힐은 양 팀 득점 속 로마의 2-1 원정 승리를, 팁스지지는 로마의 1-2 또는 1-3 승리와 2.5 기준 오버를 내다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근 수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반면 윈드로윈은 양 팀 득점 속 무승부와 2.5 기준 언더를, 스탯츠는 1-1을 가장 유력한 스코어로 꼽았다. 3.5 기준 오버를 추천한 곳도 있어 로마 우세와 다득점 경기라는 시각이 주류다.
최종 결론
로마는 공격의 질과 흐름에서 분명히 앞서 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기회를 만들고도 마무리가 약해 올 시즌 7패 중 5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다만 로마의 중원 공백과 백업 골키퍼, 리드를 잡은 뒤 무리하지 않을 가스페리니의 운영을 감안하면 대량 득점 난타전보다는 1-2 정도의 접전이 가장 유력하다. 3.5 기준에서는 3골 이내 마무리에 무게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