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매치업과 에이스 대결
이번 맞대결의 주인공은 정작 코트 위에 없다. 클리퍼스는 지난여름 카와이 레너드를 토론토로 보내고 브랜던 잉그램과 지명권 묶음을 받아 팀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친정 첫 방문이 될 뻔했던 레너드는 왼쪽 무릎 부종으로 3~4주 이탈이 예상돼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클리퍼스 역시 트레이드의 핵심이었던 잉그램이 비시즌 발뒤꿈치 수술 여파로 아직 시즌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새로 데려온 간판 없이 기존 주전들로 싸워야 하는 경기다.
토론토의 에이스는 분명하다. 레너드가 빠진 뒤 스카티 반스가 공격의 짐을 거의 혼자 지고 있다. 올랜도전 41점, 하루 전 레이커스전 29점으로 두 경기 연속 페인트 진입과 자유투로 득점을 쌓았다. 외곽슛이 거의 없어도 몸으로 밀고 들어가는 힘만큼은 리그 정상급이다. 다만 레이커스전에서 실책 5개를 기록했고, 경기 뒤 속이 끓는다고 털어놓을 만큼 혼자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클리퍼스는 다리우스 갈랜드가 사실상 유일한 득점 창구다. 평균 22점, 6어시스트 수준을 찍고 있고 미네소타전에서도 24점을 넣었다. 하지만 받쳐 줄 득점원이 없어 수비가 갈랜드 한 명에게 몰리는 장면이 반복된다. 레이커스전 실책 9개가 그 부작용을 그대로 보여 줬다. 반스는 가드까지 따라붙을 수 있는 장신 수비수이고 토론토의 앞선 압박도 원래 강하다. 갈랜드가 공을 오래 쥘수록 클리퍼스에 불리한 구도다.
백코트에서는 이매뉴얼 퀴클리와 크리스 던의 맞대결이 볼만하다. 던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볼 압박 수비수라 퀴클리의 3점 리듬을 흔들 수 있다. 퀴클리는 레이커스전에서 13개 가운데 3개만 넣어 슛 감각이 좋지 않았다. RJ 배럿은 반스 다음 가는 득점원인데, 클리퍼스 윙 수비의 질은 데릭 존스 주니어의 출전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 존스 주니어가 출전 불투명으로 분류돼 있어, 그가 빠지면 배럿이나 반스를 버텨 낼 장신 윙 수비수가 마땅치 않다.
골밑은 토론토 쪽 공백이 더 크다. 주전 센터 야콥 퍼틀이 레이커스전 직전 어깨 문제로 급히 빠졌고 이번 경기도 결장한다. 퍼틀은 시즌 초 득점과 리바운드가 저조해 현지에서 비판을 받았다. 그래도 다르코 라야코비치 감독은 수비 가치가 크다며 그를 감쌌다. 네이트 비틀까지 빠진 상황이라 토론토는 정통 빅맨 없이 작은 라인업을 돌려야 한다. 그만큼 클리퍼스 아이재아 잭슨이 공격 리바운드와 림 근처 마무리에서 재미를 볼 여지가 있다. 루이 하치무라는 레이커스 시절의 보조 득점원에서 1, 2옵션으로 올라서며 고전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시즌 초반 야투 감각이 바닥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골든스테이트전 전반에 16점을 넣으며 반등 기미도 보였다.
페이스와 공수 효율
이 경기의 핵심은 실책 싸움이다. 클리퍼스는 시즌 초 다섯 경기 동안 실책 112개, 경기당 22개가 넘는 숫자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네 경기 만에 쌓은 94개는 1996년 뉴저지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라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타이론 루 감독은 레이커스전에서 실책 26개를 쏟아낸 뒤 좋은 팀을 상대로 그렇게 공을 내주면서 이길 수는 없다고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문제는 수비가 오히려 상대 실책을 리그 상위권 수준으로 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공격에서 더 많이 돌려주니 매 경기 소유권 싸움에서 손해를 본다. 득점도 경기당 105점 안팎으로 리그 최하위권이고, 야투 시도 자체가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다.
토론토는 정반대 성향이다. 시즌 첫 두 경기에서 수비 효율 리그 1위를 달리며 시카고에 27개, 워싱턴에 23개의 실책을 끌어냈다. 반스가 말해 온 빠른 공격과 수비 중심의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난 출발이었다. 실책이 많은 팀이 실책을 끌어내는 팀을 만나는 구도라, 토론토의 속공 득점이 이번 경기의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토론토 수비도 최근 세 경기는 결코 단단하지 않았다. 미네소타, 올랜도, 레이커스를 상대로 연달아 117점 이상을 내줬다. 레너드가 빠진 뒤 앞선 압박에 구멍이 생기고, 퍼틀마저 이탈해 림 보호가 약해진 영향이 크다. 레이커스전 4쿼터 43점은 상대 주전이 빠진 뒤 몰아친 득점이 상당 부분이라 공격력 회복으로 보기도 어렵다.
득점 흐름을 따져 보면 토론토는 110점대 중반이 기대치이고, 클리퍼스는 홈에서도 100점대 초중반을 넘기기 버거운 공격력이다. 클리퍼스 홈경기는 지난 시즌부터 언더 쪽으로 흐른 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시즌 홈에서도 레이커스에 87점에 묶인 경기가 있었다. 클리퍼스가 시즌 초반 다섯 경기 중 세 경기에서 상대를 110점 아래로 막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경기 전체 득점은 기준점 바로 아래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총평
양 팀 모두 이적생 간판이 빠졌지만, 남은 전력의 질과 경기 운영의 안정감은 토론토가 한 수 위다. 반스가 공격을 이끌고 배럿과 퀴클리가 받치는 토론토 구조는 시즌 초부터 일관됐다. 반면 클리퍼스는 갈랜드 한 명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실책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연패를 이어 가고 있다. 토론토의 압박 수비와 클리퍼스의 실책 습관이 맞물리는 구간에서 점수 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퍼틀 공백으로 골밑 리바운드를 일부 내주더라도, 클리퍼스가 그 이점을 득점으로 바꿀 공격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핸디캡은 5.5점으로 가볍지 않은 숫자지만, 클리퍼스가 백투백에 연패 중이고 볼 핸들러 자원도 바닥난 상태라 후반으로 갈수록 토론토가 차이를 벌릴 여지가 크다. 득점은 클리퍼스의 낮은 공격 생산력과 양 팀 백투백 피로가 겹쳐 220점 선을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토론토 승리 / 핸디캡 토론토 -5.5 적중 / 220.5 기준 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