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한국시리즈 티켓이 걸린 마지막 한 판은 2차전의 리턴매치다. 삼성은 후라도, KIA는 올러를 다시 꺼냈다. 2차전에서 후라도는 108구를 던지며 6⅔이닝 2실점으로 KIA 타선을 묶었고, 올러는 4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같은 대구, 같은 상대, 같은 4일 휴식이라는 점에서 2차전의 기억은 오늘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후라도는 KIA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정규시즌 맞대결 7이닝 3실점, 2차전 6⅔이닝 2실점으로 두 번 모두 긴 이닝을 책임졌다. 150이닝 동안 볼넷이 31개뿐일 만큼 제구가 정교하고, 피홈런 16개로 장타 억제력도 갖춘 땅볼형 투수다. 지금 KIA 타선이 뜨겁다고는 하지만 낮게 깔리는 공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후라도의 스타일은 흐름을 끊는 데 최적이다. 정규시즌 막판 홈 낮 경기에서 두산전 6⅓이닝 6실점, kt전 4이닝 6실점으로 흔들린 적은 있다. 다만 가을 무대에 들어선 뒤에는 집중력이 확연히 달라졌다. 4일 휴식 후 등판 표본은 두 번뿐이라 큰 의미를 두기 어렵고, 오늘은 6이닝 2~3실점 정도로 경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본다. 박진만 감독이 7이닝 3실점보다 5이닝 무실점을 원한다고 말해온 만큼,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바로 불펜을 붙이는 운용이 예상돼 대량 실점으로 번질 위험도 낮다.
올러는 대구가 두렵다. 시즌 178이닝에서 삼진 180개를 잡은 구위형 투수이고 2차전에서도 직구가 151km까지 나왔지만, 대구 두 경기에서 5⅔이닝 동안 13점을 내줬다. 7월 정규시즌 대구 원정은 1이닝 8실점이었고, 2차전에서는 류지혁에게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동점과 역전 적시타, 디아즈의 2점 홈런을 연달아 맞았다. 볼넷이 9이닝당 3개를 넘고 뜬공 비중이 높은 투수라 라이온즈파크에서는 한 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다. 홈에서는 2점대 중반이던 실점률이 원정에서는 4점대 후반으로 뛴다. 4일 휴식 등판 세 번이 평균 6⅔이닝에 평균자책점 0점대로 좋았다는 점은 KIA가 기대는 부분이다. 그래서 초반은 버티더라도 대구에서의 기억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고, 5이닝 안쪽에서 2~3실점 하고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선발 싸움은 상대 전적과 구장 적응력에서 후라도가 앞선다. 둘 다 삼진보다 제구와 땅볼, 구위로 버티는 그림이라 초반 대량 득점보다는 1~2점씩 주고받는 흐름이 유력하다.
총평
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 구장으로 정규시즌에는 점수가 많이 났던 곳이다. 하지만 가을 무대는 다르다. 이번 시리즈 네 경기 가운데 두 경기가 6점에 그쳤고, 포스트시즌 평균도 9점이 되지 않는다. 오늘은 대구에 낮부터 비가 예보돼 있고 최고 기온도 10도 중반 안팎으로 쌀쌀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는 타구가 덜 뻗고, 젖은 그라운드는 땅볼형 투수인 후라도에게 유리하다. 양 팀 모두 위기마다 투수를 바꾸는 총력전을 예고해 큰 이닝이 나오기도 어렵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삼성은 홈 이점을 안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후라도는 KIA를 상대로 두 번 모두 긴 이닝을 막았고, 뒤에는 휴식을 마친 원태인이 기다린다. 반면 올러는 대구에서 13실점의 악몽을 안고 있고, KIA 불펜은 지친 전상현에게 다시 기대야 한다. 4차전 패배가 실책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비만 안정되면 삼성이 흐름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후라도가 6회까지 2점 안팎으로 버티고 원태인과 필승조가 뒤를 잇는다면, 삼성이 3~4점을 뽑아 근소한 차이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가져가는 그림이 가장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