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에 올라탄 토트넘, 수렁에 빠진 크리스털 팰리스
토트넘은 데 제르비 감독 체제에서 드디어 톱니바퀴가 맞물리기 시작했다. 승격팀 코벤트리를 3-1로 꺾은 데 이어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첼시를 2-0으로 눌렀고, 첼시 원정 승리는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과 막판 수적 우위라는 행운이 섞였지만, 첼시의 슈팅을 7개로 묶은 수비 조직은 분명 단단했다. 다만 그 직전 홈에서 아스톤 빌라에 2-3, 리그컵에서 리버풀에 1-3으로 무너졌다. 최근 다섯 경기 9득점 8실점으로, 결과가 좋아진 데에는 상대 난이도가 낮아진 영향도 크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정반대 흐름이다. 브라이턴 원정 0-5, 리옹 원정 2-3, 홈에서 뉴캐슬에 0-2로 지면서 리그 8경기 19실점, 리그 최다 실점팀이 됐다. 순위는 강등권과 승점 1점 차인 17위다. 주중 리그컵 풀럼 원정 1-0 승리가 유일한 위안이지만 주전 열 명을 바꾼 경기였다. 세이지 감독도 토트넘은 전혀 다른 상대라며 경계했고, 현지에서는 이 경기에서 지면 경질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다.
홈과 원정에서 드러난 온도 차
토트넘의 홈은 아직 요새가 아니다. 빌라전 역전패에서 보듯 리드를 잡고도 측면 뒷공간을 내주는 장면이 반복됐다. 무엇보다 크리스털 팰리스에 홈에서 두 번 연속 졌고, 지난 3월에는 판 더 벤이 퇴장당한 뒤 1-3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맞대결 네 경기 중 세 번을 크리스털 팰리스가 이겼다는 사실은 토트넘에 분명한 심리적 부담이다. 반면 크리스털 팰리스는 풀럼 원정 두 번을 빼면 원정에서 대량 실점이 이어졌다. 유럽 원정을 오가는 일정 속에 리그 원정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4-2-3-1 대 3-4-2-1, 압박과 빌드업의 충돌
토트넘은 킨스키 앞에 그레이, 판 헤케, 판 더 벤, 로버트슨으로 포백을 세운다. 그 위에 토날리와 마테우스 페르난데스가 서고, 쿠두스, 갤러거, 마르무시가 솔란케를 받친다. 벤탄쿠르가 징계로 빠진 중원은 첼시전에서 호흡이 검증된 토날리와 페르난데스 조합이 맡는다. 골키퍼부터 짧게 풀어 상대 압박을 끌어낸 뒤 그 뒷공간을 찌르는 빌드업이 핵심이고,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며 상대 진영에서 점유하는 성향이 뚜렷하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3-4-2-1이다. 헨더슨 앞에 리처즈, 레르마, 아하노르가 스리백을 서고, 칼라일리와 미첼이 윙백, 워튼과 가마다가 중원을 맡는다. 맥닐과 피노는 마테타 뒤를 받친다. 점유율은 낮지만 볼을 빼앗는 능력이 매우 강하고,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힘도 있다. 따라서 첫 번째 분수령은 토트넘의 짧은 빌드업이 이 볼 탈취를 견디느냐다. 다만 크리스털 팰리스는 측면 수비와 세트피스 수비가 모두 매우 취약해, 오른쪽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토트넘의 공격 성향과 정면으로 맞물린다. 미드필더 출신 레르마가 스리백 중앙을 맡기 때문에 공중볼 경합에서도 빈틈이 생긴다.
승부를 가를 1대1 매치업
첫째는 쿠두스와 미첼의 측면 대결이다. 쿠두스는 개인기로 찬스를 만드는 토트넘 공격의 출발점이고, 미첼이 그를 1대1로 버티지 못하면 크리스털 팰리스의 왼쪽이 그대로 무너진다. 둘째는 토날리와 워튼의 중원 싸움이다. 워튼의 전진 패스가 살아야 피노와 맥닐에게 스루패스가 들어간다. 토트넘은 스루패스 수비가 약한 팀이라, 이 연결 고리를 끊느냐에 실점 여부가 달렸다. 셋째는 마테타와 판 더 벤이다. 주중에 휴식한 마테타는 선발이 확실한데, 판 더 벤의 스피드가 그의 등지는 플레이를 얼마나 지워내느냐가 관건이다. 친정팀을 상대하는 갤러거의 활동량도 1차 압박을 벗겨낼 열쇠다.
결장자 점검과 결정적 교체 카드
토트넘에서는 벤탄쿠르가 3경기 출장정지의 마지막 경기라 결장하고, 다음 경기부터 돌아온다. 무드리크, 사비우, 시몬스, 오도베르는 부상으로 빠진다. 데 제르비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아다라바이오와 베리발도 아직 출전이 어렵다고 밝혔다. 첼시전 도중 사타구니 문제로 교체된 매디슨은 출전 가능하다는 답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주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해 벤치 대기가 유력하다. 후반 중반 이후 매디슨 투입이 토트넘의 가장 강력한 교체 카드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사르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A매치 휴식기 이후에나 복귀할 전망이고, 도미야스와 리아드도 결장한다. 발목을 다친 스트란 라르센은 목요일 팀 훈련에 합류했고, 팀버도 출전 가능성이 열려 있어 둘 다 후반 조커 후보다. 부상에서 돌아온 주장 헨더슨은 풀럼전 무실점으로 복귀를 알렸다.
변수와 역배 가능성
배당은 토트넘 승 1.59, 무승부 4.62, 크리스털 팰리스 승 5.94로 홈팀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다. 그래도 역배 시나리오가 없지는 않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최근 토트넘에 유독 강했고, 볼 탈취와 역전 능력이 장점이다. 토트넘은 결정력이 약하고 상대에게 찬스를 내주는 빈도가 매우 높다. 감독 거취가 걸린 경기라 원정팀의 동기부여도 최고조다. 하지만 사르가 빠지면서 뒷공간을 파고들 속도가 사라졌다. 다음 주 목요일 호펜하임과의 유로파리그, 이어지는 리버풀전까지 체력 분배 부담도 크다. 원정팀 승리보다는 무승부가 현실적인 변수다.
전문가 시선과 최종 예상
옵타 슈퍼컴퓨터는 토트넘을 뚜렷한 우세로 평가했다. BBC 해설가 크리스 서튼은 크리스털 팰리스가 너무 쉽게 뚫린다는 이유로 토트넘의 2-0 승리를 예상했다. 현지 프리뷰들도 대부분 홈팀의 3연승을 점쳤고, 2-0 스코어가 가장 많아 언오버는 언더 쪽 시선이 우세하다. 데 제르비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네 번 싸워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점도 홈팀 쪽에 힘을 싣는다.
종합하면 토트넘의 오른쪽 측면 공략과 세트피스가 크리스털 팰리스의 가장 약한 고리를 정확히 겨냥한다. 다만 크리스털 팰리스의 역전 본능과 토트넘의 높은 찬스 허용 빈도를 고려하면, 무실점 완승보다는 한 골쯤 내주는 흐름이 더 자연스럽다. 전문가들의 2-0 전망과 달리 2-1 또는 3-1 토트넘 승리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