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삼성은 최원태가 마운드에 오른다. 최근 세 번의 등판만 보면 불안하다. 9월 13일 LG전 3⅓이닝 4실점, 9월 19일 롯데 원정 5이닝 3실점, 10월 3일 두산전 3⅓이닝 4실점으로 세 경기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11⅔이닝 동안 볼넷을 8개나 내줬다. 시즌 내내 볼넷이 아주 많은 투수는 아니었기에 막판 제구가 흔들린 건 분명하다. 다만 이 세 경기가 모두 낮경기였다는 점은 짚어야 한다. 올해 최원태는 낮경기 평균자책점이 8점대로 무너졌지만 밤경기에서는 3점대 후반으로 전혀 다른 투수였다.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밤경기 다섯 번 연속 2실점 이하였고, 9월 2일 롯데전에서는 투심 최고 152km를 찍으며 6이닝 10탈삼진 무사사구 투구를 했다. 2군에서 밸런스를 손본 뒤 구속과 구위가 함께 올라왔던 시기다.
문제는 상대가 KIA라는 점이다. 올해 KIA전 3경기에서 13⅓이닝 13실점, 평균자책점 8.10에 그쳤다. 경기당 4이닝 남짓 버티는 데 그쳤고 김도영과 카스트로에게 홈런을 하나씩 맞았으며, 박재현에게는 8타수 5안타로 크게 밀렸다. 세 경기 모두 대구에서 던졌고 올해 광주 마운드는 처음이다. 휴식 패턴을 보면 4일 쉬고 나온 두 경기는 모두 크게 흔들렸고, 5일 휴식에서는 평균자책점 3점대 중반으로 가장 안정적이었다. 6일 이상 쉬었을 때는 5점대 초반이었는데, 이번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이후 26일 만의 실전이라 초반 감각이 관건이다. 원정 평균자책점은 5.14로 홈 4.38보다 높지만, 원정 밤경기만 따로 보면 5월 LG전 6이닝 무실점, SSG전 7이닝 무실점처럼 길게 끌어준 경기가 적지 않다. 오늘은 5회 전후까지 3실점 안팎으로 버티는 그림을 그린다.
KIA는 시라카와가 나선다. 최근 흐름은 최원태와 반대로 올라가는 중이다. 10월 4일 LG 원정 3⅓이닝 3실점, 10일 SSG전 4이닝 3실점으로 주춤했지만 준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에서 5이닝 1실점 9탈삼진 무사사구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이날 최고 153km가 나왔고 올해 가장 좋은 구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 면담 이후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볼넷 0개로 이어졌다. 삼성전 성적도 3경기 14⅔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3.68에 피안타율은 1할대로 좋다. 매번 5이닝 안팎을 소화했고 디아즈에게도 4타수 1안타로 밀리지 않았다. 다만 그 14⅔이닝 동안 볼넷이 11개였다. 안타는 잘 안 맞는데 주자를 쌓는 유형이다.
걱정은 홈 성적이다. 홈 평균자책점 5.89, 원정 3.86으로 차이가 크고, 특히 광주 밤경기 일곱 번 가운데 다섯 번이 5이닝 이하 3실점 이상이었다. 시즌 내내 100구를 넘긴 경기가 없고 6이닝 이상은 두 번뿐이다. 4일 휴식 한 경기는 괜찮았지만 5일 휴식에서는 5점대 후반으로 무거웠고, 6일 이상 쉬었을 때 오히려 4점대 초반으로 나았다. 9일을 쉬고 나오는 오늘은 4~5이닝 2~3실점이 현실적인 기대치다. 최원태의 밤경기 안정감과 시라카와의 홈 약세를 함께 놓고 보면 선발 싸움은 삼성이 근소하게 앞선다.
총평
광주 챔피언스필드는 올해 정규시즌 경기당 총득점이 리그 평균보다 1점 가까이 낮은 투수 친화 구장이고, 밤경기만 따지면 9점대 후반이다. 삼성은 원정에서 40승 29패 2무, KIA는 홈에서 42승 29패 2무로 비슷했다. 정규시즌 맞대결은 KIA가 9승 7패, 광주에서는 5승 4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승부의 핵심은 시라카와의 홈 밤경기 약세와 최원태의 KIA전 약세 중 어느 쪽이 먼저 드러나느냐다. 시라카와는 광주 밤경기에서 일찍 내려가는 일이 잦았고, 그 경우 KIA는 삼성전에 약했던 왼손 불펜을 일찍 꺼내야 한다. 최원태는 KIA 타선에 약했지만 밤경기 내용이 좋았고 지난해 가을에도 강했다. 타격 흐름과 불펜 뎁스는 KIA가 낫지만, 삼성은 앞서기만 하면 이승민과 원태인으로 경기를 닫을 수 있는 확실한 마지막 두 이닝이 있다. 2차전에서 터진 왼손 중심타선이 KIA 왼손 불펜을 상대로 한 번 더 힘을 내면 삼성이 웃을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본다. 다만 차이가 크지 않은 승부다.
총점은 선발 두 명이 3실점 안팎으로 버티고 양 팀 마무리가 뒷문을 닫는다는 전제에서 9점 안팎으로 본다. 투수 구장에 쌀쌀한 가을밤이라는 조건도 타자에게 유리하지 않다. 시라카와가 3회 이전에 무너지고 KIA 왼손 불펜이 다시 실점하면 오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