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LG가 벼랑 끝에서 꺼낸 카드는 카라스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1실점, 84구로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직접 따낸 투수다. 최근 세 차례 등판을 보면 흐름이 뚜렷하다. 10월 3일 잠실 KIA전에서는 4⅓이닝 4실점, 64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9일 롯데 원정에서도 5이닝 3실점으로 버티는 데 그쳤다. 그런데 나흘 쉬고 나선 14일 두산전에서는 커터와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존 가장자리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다른 투수가 됐다. 염경엽 감독이 "완벽한 보더라인 피칭"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직구 최고 구속은 KBO 데뷔전과 같은 시속 149km로, 시즌 막판까지 구위가 떨어진 흔적은 없다. 애초에 힘으로 누르는 유형이 아니라 다양한 구종의 커맨드로 승부하는 투수다.
볼넷 억제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9이닝당 볼넷이 1.5개 수준이고 피홈런도 매우 적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05지만 세부 내용은 그보다 좋았다. 주자를 내보낸 뒤 실점으로 이어지는 운이 유독 따르지 않았는데, 와일드카드 호투는 그 흐름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걸리는 부분은 장소와 상대다. 원정 평균자책점은 2점대 후반인데 잠실 홈에서는 6점대 중반까지 치솟는다. 다만 낮경기 부진이 홈 성적을 끌어내린 측면이 크고, 야간 경기만 따로 보면 3점대 중반으로 안정적이다. 오늘은 잠실 야간이다. KIA를 상대로는 한 번 만나 4⅓이닝 4실점으로 이닝을 끌고 가지 못했고,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훨씬 많이 맞았다는 점도 KIA의 좌타 라인 앞에서는 부담이다. 휴식 패턴을 보면 나흘 쉬고 나온 경기는 평균자책점 3점대 초반, 닷새 이상 쉰 경기는 4점대 중반이었다. 오늘은 닷새 휴식이다. 5이닝 전후에 3실점 안팎이 현실적인 기대치다.
KIA 시라카와는 이범호 감독의 계산이 담긴 선발이다. 4차전 카드를 아끼면서 시라카와가 버티면 그대로 가고, 흔들리면 곧바로 불펜을 붙이는 운영이 유력하다. 최근 세 경기는 9월 20일 NC 원정 5이닝 무실점, 10월 4일 잠실 LG전 3⅓이닝 3실점 66구, 10일 SSG전 4이닝 3실점이었다. 시즌 17번 선발 가운데 퀄리티스타트는 두 번뿐이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 시즌 내내 시속 150km 안팎의 직구를 꾸준히 던졌다. 문제는 늘 제구였다. 9이닝당 볼넷이 5개에 가깝고, 포크볼이 존에 들어오지 않는 날에는 직구와 커터 의존도가 높아지며 공략당했다. LG 상대로는 두 경기 9⅓이닝 평균자책점 7.71로 고전했고, 10월 4일 잠실 등판에서는 몸에 맞는 공까지 나오며 일찍 내려갔다.
그래도 원정에서는 훨씬 나았다. 홈 평균자책점이 5점대 후반인 반면 원정은 3점대 후반이고, 원정 야간만 봐도 4점 안팎으로 버텼다. 잠실 평균자책점도 4.32로 LG전 기록보다는 낫다. 나흘 휴식 등판은 5점대 후반, 닷새 이상 쉰 경기는 4점대 초반이었는데 오늘은 열흘 가까이 쉬고 나온다. 체력은 충분하지만 실전 감각이 변수다. 우타자에게 장타를 내주는 비율이 높아 LG 우타 라인을 상대로 4이닝 안팎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