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 매치업
이번 경기는 외국선수 싸움에서 큰 줄기가 갈린다. 원주 DB는 엘런슨과 해먼즈 두 포워드가 최근 세 경기에서 경기당 45점 가까이 합작하고 있다. 엘런슨은 직전 삼성전에서 29점을 몰아쳤고 해먼즈도 20점을 보탰다. 득점만 보면 리그에서 가장 화력이 센 외국선수 조합 중 하나다. 다만 둘 다 정통 센터가 아니다. 바깥에서 슛을 던지고 돌파로 풀어가는 유형이라 페인트 존을 지키는 힘이 약하다. 실제로 최근 세 경기 동안 골밑에서 내준 점수가 상당히 많았다.
가스공사는 정반대다. 라건아가 정통 센터로 골밑을 잡고, 알루마가 옆에서 리바운드와 활동량을 더한다. 최근 세 경기에서 라건아는 19점 10리바운드 남짓, 알루마는 18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둘 다 더블더블에 가까운 생산력을 내고 있다. 라건아는 외곽에서도 15개를 던져 7개를 꽂을 만큼 슛 감각이 살아 있어, DB가 골밑만 막아서는 해결이 안 된다.
가장 큰 승부처는 두 외국선수가 동시에 뛰는 2·3쿼터다. 가스공사는 최근 세 경기 동안 이 구간에서 상대보다 확실히 많은 점수를 쌓았고, DB는 오히려 밀렸다. 높이와 리바운드 싸움에서 라건아·알루마 조합이 한 수 위라는 뜻이다. 반대로 외국선수가 한 명만 뛰는 4쿼터는 DB 쪽으로 기운다. 엘런슨이 공을 들고 1대1로 해결하는 능력이 확실하고, DB가 최근 4쿼터마다 점수 차를 좁히거나 벌려 온 것도 그 덕분이다. 결국 가스공사가 2·3쿼터에 리드를 얼마나 벌려 두느냐, DB가 그 구간을 얼마나 버티느냐가 승부의 골격이다. 변수는 알루마의 파울 관리다. 직전 LG전에서 3쿼터에 5반칙으로 물러났는데, 돌파가 많은 엘런슨을 상대로 같은 장면이 나올 수 있다.
프론트 코트와 백코트의 상성
백코트는 거의 대등하다. 최근 세 경기 기준으로 두 팀 가드진의 득점과 어시스트 합에 큰 차이가 없고, 외곽 정확도도 비슷하다. 차이는 프론트 코트에서 난다. DB 포워드·센터진은 득점 총량에서 앞서지만 3점이 크게 떨어진다. 최근 세 경기에서 60개 넘게 던져 들어간 것은 열네 개뿐이다. 가스공사 프론트 코트는 시도는 적어도 훨씬 정확하게 넣고 있고, 공격 리바운드로 두 번째 기회를 만드는 빈도도 높다.
이 구도가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DB 빅맨들이 밖으로 나가 슛을 던질수록 골밑이 비고, 그 틈을 라건아와 김준일이 파고든다. 김준일은 지난 시즌 DB와의 맞대결에서도 골밑 득점으로 재미를 본 기억이 있다. DB 쪽에서는 강상재가 최근 3점 아홉 개를 던져 하나만 넣을 정도로 감이 떨어져 있고, 이유진과 이윤기가 뒤를 받치는 형태다. 몸싸움으로 라건아를 버티기에는 버거운 조합이다.
국내 선수와 벤치
DB 공격의 시작은 알바노다. 최근 세 경기 평균 17점 7어시스트로 여전히 경기를 조율하지만 슛 컨디션은 좋지 않다. 야투는 절반을 밑돌고, 3점은 15개 중 3개만 들어갔다. 직접 해결하기보다 엘런슨과 해먼즈를 살리는 패스에 집중하는 흐름인데, 덕분에 DB의 실책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용우가 3점 20개 중 8개를 넣으며 외곽에서 버텨 주는 것이 위안이다.
가스공사에서는 벨란겔이 알바노와 같은 무게로 맞선다. 최근 세 경기 평균 17점으로 득점은 알바노와 비슷하고, 리딩과 득점 사이의 균형이 좋다. 하지만 시즌 전 약체 평가를 뒤집은 진짜 동력은 2년 차 양우혁과 김민규 같은 젊은 자원이다. 양우혁은 수원 kt전에서 17점 차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을 때 중심에 섰고, 최근 세 경기에서는 3점 다섯 개 중 네 개를 꽂으며 승부처에서 손을 피하지 않는다. 김민규도 kt전 14점 7리바운드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언저리 득점을 내고 있다. 정성우는 앞선에서 알바노를 괴롭히는 역할을 맡는다.
벤치 득점도 가스공사가 앞선다. 최근 세 경기에서 가스공사 벤치가 경기당 36점을 보태는 동안 DB 벤치는 30점에 머물렀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DB가 템포를 끌어올리면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 부담이 커진다. DB 사령탑은 연패 뒤 "패배는 감독 책임"이라며 반등을 다짐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외곽이 살아나지 않으면 해법을 찾기 어렵다.
공수 흐름
두 팀은 경기 속도부터 완전히 다르다. DB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팀이다. 공격 횟수와 속공 득점이 많아 최근 세 경기 평균 득점이 90점 가까이 나온다. 그러나 실점도 똑같이 90점대라 득실 마진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3점은 시즌 내내 차가웠는데 최근엔 더 떨어졌다. 빠르게 많이 던지지만 확률이 따라오지 않는 공격, 이것이 DB의 가장 큰 약점이다. 홈에서 1승 2패에 그친 것도, 직전 삼성전에서 외국선수 둘과 알바노가 70점 가까이 합작하고도 진 것도 결국 수비가 버티지 못해서다.
가스공사는 리그에서 가장 느린 축에 속한다. 공격 시간을 길게 쓰며 확률 높은 슛을 고르고, 3연승 기간에는 수비가 눈에 띄게 단단해졌다. 세 경기 평균 실점을 73점까지 끌어내렸고, 상대 슛 효율과 3점 성공을 모두 크게 떨어뜨렸다. 3연패 뒤 3연승으로 5할 승률과 공동 3위에 올라섰는데, 이 반등이 운이 아니라 수비 개선에서 나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결국 누가 템포를 쥐느냐의 싸움이다. 가스공사 페이스로 가면 저득점 흐름 속에 수비와 골밑 우위가 살아난다. DB가 속도를 끌어올리면 득점이 크게 불어나며 난타전이 된다. DB는 직전 삼성전에서도 느린 상대를 자기 템포로 끌고 가며 높은 점수대를 만들었던 만큼, 홈에서 같은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 기준점 172.5는 두 팀 최근 경기 총점의 중간보다 위에 걸려 있어 이미 높게 잡힌 편이다.
총평
일정은 DB가 조금 유리하다. 두 팀 모두 주말 경기를 치르고 똑같이 쉬고 들어오지만, 가스공사는 대구에서 원주까지 장거리 원정을 소화해야 한다. 다만 연전이 없어 체력 차이가 크게 벌어질 정도는 아니다.
DB는 홈 이점, 4쿼터 엘런슨의 해결 능력, 적은 실책이 무기다. 하지만 정통 센터가 없는 골밑과 차가운 외곽, 90점대 실점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가스공사는 라건아를 중심으로 한 높이와 2·3쿼터 우위, 젊은 국내 선수들의 상승세, 3연승 동안 다져진 수비가 강점이다. 장거리 원정과 알루마의 파울 관리가 변수지만 경기 내용의 흐름은 가스공사 쪽으로 기운다. 승패 자체는 박빙이지만 2.5점 핸디캡까지 감안하면 가스공사에 더 무게를 둔다. 총점은 DB가 템포를 끌어올리면 오버도 충분히 열려 있지만, 가스공사가 속도를 늦추는 힘이 더 클 것으로 보고 근소한 언더를 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