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선발
이번 시리즈의 첫 경기는 리그 최고 수준의 안정감을 보여준 무라카미 쇼키와 '한신 킬러'로 자리 잡은 다이라 겐타로의 맞대결이다. 시즌 성적만 보면 평균자책점 1.85의 무라카미가 3.30의 다이라보다 한 단계 위다. 하지만 이 카드로 좁혀 보면 두 투수의 간격은 생각보다 좁다.
무라카미의 최근 세 경기는 9월 19일 5이닝 2실점, 9월 25일 요코하마 원정 7이닝 무실점, 10월 1일 5이닝 1실점이다. 세 경기 모두 2실점 이내로 막았고 볼넷도 거의 내주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이 1점대 후반에 머무는 제구는 시즌 내내 흔들린 적이 없다. 이번 등판은 열이틀 만의 마운드라 실전 감각이 변수지만, 지난해 같은 무대에서 같은 상대를 만난 1차전에서도 긴 공백을 딛고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요코하마전 다섯 차례 선발에서는 34이닝 9실점으로 경기당 6이닝 반 이상을 버텼다. 피홈런은 9이닝당 0.7개 수준이고 좌타자 상대 피장타율도 3할에 못 미쳐, 큰 것 한 방으로 흐름을 내주는 유형이 아니다. 홈 평균자책점이 1점대 중반으로 원정보다 좋다는 점도 고시엔 1차전에 힘을 싣는다. 최근 등판에서 구위가 떨어졌다는 신호는 없었다. 삼진보다 맞혀 잡는 비중이 큰 투수라 휴식 뒤 공 끝이 다소 무뎌져도 투구 패턴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짚어둘 대목이 있다. 무라카미가 요코하마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다섯 경기에서 한신은 1승 4패에 그쳤다. 본인은 잘 던졌지만 타선이 침묵하거나 뒤를 이은 불펜이 버티지 못했다. 5월 고시엔 맞대결에서는 7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막고도 불펜이 무너져 대패했다. 9월 25일에는 7이닝 무실점 뒤 8회에 역전을 허용했다. 잔루 처리율이 유난히 높고 인플레이 타구 피안타율이 낮다는 점에서 운이 따른 부분도 있다.
다이라는 퍼스트스테이지 3차전 선발로 준비하다가, 팀이 2연승으로 통과하면서 파이널 1차전으로 등판이 밀렸다. 본인도 등판 간격이 바뀌어 조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는데, 이것이 가장 큰 물음표다. 그래도 최근 세 경기는 9월 14일 5이닝 2실점, 9월 21일 고시엔 한신전 5이닝 2실점, 10월 4일 홈 한신전 6이닝 1실점으로 모두 제 몫을 했다. 9이닝당 탈삼진이 9개를 넘을 만큼 헛스윙을 끌어내는 힘이 시즌 막판까지 유지되고 있다. 구위가 꺾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볼넷도 9이닝당 2개 아래로 묶여 있다.
홈과 원정의 차이는 다이라의 가장 큰 숙제다. 홈에서는 평균자책점이 2점대 중반이지만 원정에서는 4점대 초반으로 오른다. 그런데 원정 부진은 대부분 고시엔 밖에서 나왔다. 고시엔 세 차례 선발에서는 16이닝 남짓 동안 3실점만 내줬다. 한신전 다섯 경기도 28과 1/3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1점대 후반이고 경기당 5이닝 반 이상을 책임졌다.
한신 타선의 핵심 사토 데루아키를 상대로 13타수 무안타에 삼진 7개를 뽑아냈다는 점이 이번 경기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반면 좌타자 상대 피장타율이 4할에 가까워 지카모토 고지나 다카테라 노조무에게 장타를 맞는 순간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리시타 쇼타와 오야마 유스케에게는 상대 타율 3할대 중반으로 약했다.
시즌 전체로는 무라카미가 앞서지만, 상대 팀과 구장을 대입하면 다이라도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따라붙는다. 두 투수 모두 6이닝 안팎을 2실점 이내로 막는 그림이 가장 유력하다.
총평
고시엔은 리그에서 점수가 가장 적게 나는 구장 중 하나다. 올해 고시엔 경기의 평균 총득점은 5점대 초반이고, 최근 열 경기와 스무 경기로 좁히면 5점 안팎까지 내려온다. 한신은 홈에서 37승 33패, 요코하마는 원정에서 32승 39패로 홈 이점은 분명 한신 쪽이다. 한신은 리그 우승 팀으로서 1승을 안고 시리즈를 시작한다.
선발은 무라카미가 근소하게 앞서고, 불펜은 휴식과 질 모두에서 한신이 조금 더 단단하다. 타격은 양 팀 다 식어 있지만 단기전 실전 감각은 요코하마가 앞선다. 한신의 최근 타격 부진과 다이라의 한신전 강세는 분명한 경고등이다. 그래도 무라카미가 6회 이상을 2실점 이내로 막고, 오야마나 모리시타의 한 방으로 리드를 잡은 뒤 필승조로 지키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이다. 1점 차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언오버는 무게추가 확실히 언더로 기운다. 두 선발 모두 상대 팀과 이 구장에서 강했고, 양 팀 불펜은 정상 가동되며, 양 팀 타선은 모두 차갑다. 퍼스트스테이지에서도 저득점 경기가 이어졌고, 지난해 같은 대진의 파이널 1차전도 2대0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