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 매치업
패리스 배스는 두 경기 평균 29점에 리바운드 열두 개 넘게 잡고 있다. 숫자만 보면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1옵션이다. 다만 그 숫자를 만드는 데 드는 값이 크다. 경기당 36분 넘게 뛰고 있고, 자유투는 열다섯 개 중 아홉 개만 넣었다. 엿새 사이 세 번째 경기라는 점도 걸린다. 수원 KT의 공격이 여전히 배스에게서 시작하는 만큼, 배스의 다리가 무거워지는 순간 팀 전체가 같이 느려진다.
고양 소노는 자니 오브라이언트가 중심이다. 개막 두 경기에서 똑같이 26점을 넣었고, 3점은 열여섯 개를 던져 일곱 개를 꽂았다. 기복 없이 같은 숫자를 찍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스카티 제임스는 평균 14점 남짓에 리바운드 여덟 개로 골밑을 맡는다. 둘의 역할이 겹치지 않아 함께 세워도 동선이 꼬이지 않는다.
외국선수 둘이 함께 뛰는 2·3쿼터의 높이는 수원 KT가 낫다. 트레이 포터는 22분 남짓 뛰면서 리바운드를 열 개 넘게 잡고 있다. 배스와 포터가 같이 서면 공격 리바운드에서 고양 소노가 밀릴 가능성이 높다. 고양 소노의 답은 공간이다. 오브라이언트가 3점 라인 밖에 서면 포터가 림을 비우고 따라 나와야 하고, 그 자리를 제임스가 파고든다.
외국선수가 한 명만 남는 4쿼터는 배스와 오브라이언트의 대결이다. 폭발력은 배스가 위다. 하지만 배스는 이미 긴 시간을 뛴 뒤고, 오브라이언트는 30분 선에서 관리받고 있다. 개막전 4쿼터에 연속 3점으로 경기를 끝낸 것도 오브라이언트였다. 승부처 체력까지 넣으면 이 대결은 생각보다 팽팽하다.
프론트 코트와 백코트의 상성
프론트 코트는 수원 KT 쪽이다. 배스와 포터에 문정현까지 리바운드에 뛰어들어, 놓친 슛 열 개 가운데 네 개 이상을 다시 잡아내고 있다. 고양 소노는 그 숫자가 세 개가 채 안 된다. 하윤기는 선발로 나서지만 뛰는 시간이 길지 않다. 그래도 높이 자체는 수원 KT가 분명히 앞선다. 고양 소노가 리바운드에서 크게 밀리면 경기는 어려워진다.
백코트는 이야기가 다르다. 수원 KT 가드진의 슛이 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강성욱은 두 경기에서 스물한 개를 던져 네 개를 넣었고, 3점은 열두 개 중 하나였다. 전성현도 3점 열한 개 중 두 개에 그쳤다. 미구엘 옥존이 3점 열세 개 중 일곱 개를 넣으며 버텨줬지만, 한 명에게 기대는 외곽은 오래가기 어렵다.
이정현도 출발은 무겁다. 두 경기 연속 한 자릿수 득점은 579일 만의 일이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면 사정이 조금 다르다. 슛은 안 들어갔어도 어시스트는 경기당 여섯 개 넘게 뿌렸다. 득점이 막힌 날에도 공격을 굴리는 일은 해내고 있다는 뜻이다. 나흘을 쉬고 나오는 경기라 슛 감각이 돌아올 여지도 있다.
국내 선수와 벤치
수원 KT 국내 선수진은 문정현이 중심이다. 평균 열 개의 리바운드를 잡으면서 수비에서 가장 힘든 상대를 맡는다. 아시아쿼터 옥존은 평균 13점으로 배스 다음가는 득점원이 됐다. 직전 경기부터 수비 리바운드 뒤 곧장 달리는 빠른 공격으로 색을 바꿨고, 그 변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본 선수가 옥존이다. 문제는 그 뒤다. 강성욱과 전성현의 슛이 살아나지 않으면 상대는 배스와 옥존만 보고 수비를 짤 수 있다.
고양 소노는 아직 제 실력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아시아쿼터 케빈 켐바오는 35분 가까이 뛰면서 3점 열두 개 중 두 개만 넣었다. 이정현과 켐바오가 동시에 식었는데도 팀 득점은 80점대 중반을 유지했다. 오브라이언트가 꾸준했고, 임동섭이 3점 여덟 개 중 여섯 개를 넣으며 빈자리를 메웠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고양 소노를 보는 핵심이다. 주축 둘이 바닥을 찍은 상태에서 나온 성적이 지금 수준이라면 올라갈 여지가 더 크다. 수원 KT는 배스가 이미 최고치에 가까운 숫자를 내고 있어, 더 올라갈 곳이 가드진의 슛밖에 없다.
공수 흐름
수원 KT의 공격은 효율이 좋다. 다만 그 효율은 슛이 잘 들어가서가 아니라 공격 리바운드와 자유투에서 나온다. 놓친 슛을 다시 잡아 한 번 더 던지는 농구다. 경기 속도는 고양 소노보다 느리다. 수비는 직전 경기에서 72점만 내줄 만큼 단단했지만, 상대 외국선수들이 판정에 흔들리며 스스로 무너진 덕도 있었다.
고양 소노는 더 빠르고 더 멀리서 던진다. 전체 슛의 절반 이상이 3점이다. 들어가는 날에는 열이틀 전 같은 코트에서 그랬듯 114점도 나온다. 반대로 수비는 넣은 만큼 내주고 있고, 턴오버도 수원 KT보다 조금 많다. 슛이 식는 날 버틸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게 이 팀의 약점이다.
총점은 계산이 엇갈린다. 개막 주간 리그 전체가 기준점을 웃도는 득점을 내고 있고, 두 팀의 시범경기는 210점이었다. 그런데 기준점도 그 흐름을 따라 이미 올라왔다. 시즌 초반 기준점이 득점을 쫓아 올라간 뒤에는 오버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수원 KT의 정규리그 두 경기는 157점과 169점에서 끝났다. 느린 쪽이 안방에서 속도를 쥐는 경기라는 점도 언더 쪽 근거다.
총평
일정에서 차이가 난다. 수원 KT는 엿새 사이 세 번째 경기를 이틀 쉬고 치른다. 고양 소노는 주말 연전 뒤 나흘을 쉬었고 이동 거리도 짧다. 낮 두 시 경기라 회복 시간이 짧은 쪽이 더 불리하다. 배스의 출전 시간을 생각하면 이 이틀 차이는 4쿼터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수원 KT가 이기는 길은 분명하다. 리바운드를 압도하고 옥존의 3점이 계속 들어가는 경기다. 그 길이 막히면 배스 혼자 끌고 가야 하는데, 가드진의 슛이 지금 같아서는 버거워 보인다. 고양 소노는 오브라이언트가 평소만큼 해주고 이정현과 켐바오 가운데 한 명만 살아나도 석 점 반은 넘길 수 있다. 다만 리바운드 열세가 뚜렷해 낙승을 기대할 경기는 아니다. 총점은 고양 소노의 3점이 한꺼번에 터지는 경우만 아니면 기준점 아래에서 끝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