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라쿠텐은 좌완 하야카와 타카히사, 지바 롯데는 좌완 코지마 카즈야가 선발로 나선다. 시즌 성적표만 펼쳐 놓으면 하야카와 쪽이 분명히 위다. 147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2점대 후반을 지켰고 스물두 번 등판 가운데 열여섯 번을 퀄리티스타트로 마쳤다. 코지마는 110이닝 남짓에 평균자책점 3점대 중반, 퀄리티스타트는 열아홉 번 중 여덟 번이다. 이름값으로는 원정 팀 선발에게 무게가 실리는 매치업이다.
다만 오늘 경기의 조건을 하나씩 대입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야카와는 낮 경기 평균자책점이 2.18로 리그 정상급이지만 야간 경기에서는 4.15까지 올라간다. 홈에서는 2.66, 원정에서는 3.20으로 안방을 떠났을 때 조금씩 손해를 보는 투수이기도 하다. 지바 롯데를 상대로는 더 고전했다. 올 시즌 세 번 만나 19이닝 동안 12점을 내줬고 그 세 경기를 팀이 모두 졌다. 앞선 두 번은 안방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7월 조조마린 야간 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안타 열 개와 홈런 두 방을 맞고 8실점으로 무너졌다. 오늘과 같은 구장, 같은 시간대, 같은 상대 선발이었다는 점이 걸린다.
최근 세 경기는 9월 12일 5이닝 3실점, 19일 7이닝 2실점, 27일 7이닝 3실점이다. 이닝은 여전히 책임져 주지만 내용이 여름까지와는 다르다. 9이닝당 여덟 개를 넘기던 탈삼진이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다섯 개 중반으로 뚝 떨어졌고 홈런 허용은 오히려 늘었다. 볼넷은 9이닝당 두 개 남짓으로 시즌 내내 안정적이다. 그러니 제구가 흐트러졌다기보다 헛스윙을 끌어내던 공 끝의 힘이 시즌 막판 들어 무뎌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 삼진으로 끝나던 타석이 인플레이 타구로 바뀌면 바닷바람이 변수인 이 구장에서는 장타로 이어질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
코지마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낮 경기 평균자책점이 4.84인 반면 야간에는 2.88로 전혀 다른 투수가 된다. 홈 3.96, 원정 3.43으로 안방 성적이 조금 처지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다. 무엇보다 라쿠텐을 만나면 유독 강했다. 네 번 등판해 29이닝 6실점, 네 경기 모두 여섯 이닝 이상을 2실점 이하로 막았고 팀도 전부 이겼다. 7월 조조마린에서는 141구를 던져 9이닝 2실점 완투승을 거두기도 했다. 라쿠텐 타선에 한 번도 대량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장타를 그만큼 잘 억제했다는 뜻이다.
불안 요소는 최근 기복이다. 9월 5일 5⅓이닝 4실점, 12일에는 130구를 던지며 7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고 26일에야 7이닝 1실점으로 제 모습을 찾았다. 최근 다섯 경기 탈삼진은 9이닝당 아홉 개를 넘길 만큼 구위가 살아 있다. 하지만 볼넷이 시즌 평균 세 개에서 네 개 가까이로 늘면서 주자를 쌓아 놓고 맞는 장면이 잦았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우타자 상대보다 높은 유형이라 좌타자가 많은 라쿠텐 타순에서는 초반 볼넷 관리가 관건이 된다. 시즌 마지막 등판인 만큼 투구 수 제약 없이 길게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홈 팀에 반가운 부분이다.
득점 쪽은 양방향 근거가 섞여 있다. 조조마린은 올 시즌 평균 득점이 리그 평균보다 조금 높은 구장이고, 두 팀이 이곳에서 만난 열한 경기의 평균 득점은 여덟 점을 넘었다. 여기에 하야카와의 야간 약세와 줄어든 탈삼진, 코지마의 늘어난 볼넷, 지바 롯데의 마무리 공백과 추격조 불안이 겹쳐 있다. 어느 한쪽이 중반 이후 점수를 몰아서 낼 여지가 충분하다. 최근 조조마린 경기들이 저득점으로 흘렀고 지바 롯데의 홈 득점력이 빈약하다는 점은 반대 근거다. 그래도 오늘은 두 선발 모두 주자를 내보낼 요인이 뚜렷해 기준점을 근소하게 넘기는 쪽에 무게를 둔다. 승패와 언오버 모두 차이가 크지 않은 경기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