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요코하마는 타이라 켄타로, 한신은 이토 마사시가 선발로 나선다. 두 투수 모두 열흘 넘게 쉬고 올라오지만 이 등판이 갖는 무게는 다르다. 한신은 전날 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요코하마는 3위가 굳어진 채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타이라에게는 가을 무대를 앞둔 마지막 점검이고, 이토에게는 무리할 이유가 없는 경기다.
타이라는 올 시즌 100이닝을 조금 넘기면서 방어율 3점대 중반을 지켰다. 눈에 띄는 건 홈과 원정의 온도 차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는 2점대 중반으로 틀어막았는데 원정에서는 4점대까지 올라갔다.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오히려 집에서 더 잘 던진 셈인데, 그 바탕에는 볼넷을 좀처럼 주지 않는 투구가 있다. 아홉 이닝으로 환산하면 볼넷이 두 개가 채 안 되고 삼진은 아홉 개를 넘긴다. 주자를 공짜로 내보내지 않으니 담장이 가까운 구장에서도 한꺼번에 무너지는 이닝이 잘 나오지 않는다. 최근 다섯 번의 등판에서도 평균 5이닝 남짓을 2실점 안팎으로 막았다. 삼진 페이스가 시즌 막판까지 꺾이지 않은 걸 보면 공의 힘이 떨어졌다고 볼 이유도 없다.
한신을 상대로는 더 좋았다. 올해 네 번 만나 22이닝 넘게 던지면서 5점만 내줬다. 7월에는 6이닝 무실점, 8월에는 6이닝 2실점이었고, 직전 등판이었던 9월 하순에도 한신 타선을 5이닝 2실점으로 묶었다. 네 번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약점은 좌타자에게 장타를 꽤 맞는다는 점인데, 그 좌타 주전들이 오늘 온전히 타석을 채울지부터가 불투명하다.
이토는 시즌 방어율이 3점대 초반으로 타이라보다 낮지만 소화한 이닝이 50이닝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 좋은 숫자는 대부분 홈에서 쌓았다. 홈에서는 1점대, 원정에서는 4점대 중반이다. 오늘은 원정이고, 그것도 장타가 잘 나오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이다.
최근 흐름도 좋지 않다. 9월 초 5이닝 3실점, 중순에는 5이닝 4실점에 홈런 두 방을 맞았고, 가장 최근인 9월 22일에는 2이닝 동안 38구를 던지고 일찍 내려왔다. 한 이닝에 스무 개 가까이 던졌다는 건 타자와의 승부가 길어지고 볼이 늘었다는 얘기다. 열이틀을 쉬었으니 공의 힘은 어느 정도 돌아왔겠지만, 우승이 결정된 마당에 벤치가 이토를 길게 끌고 갈 이유는 없다. 투구 수가 조금만 불어나도 일찍 바꿀 가능성이 높다. 선발 싸움은 타이라 쪽이 분명히 앞선다.
한신은 우승을 확정한 직후라 주전을 쉬게 하고 투수도 짧게 끊어 쓸 가능성이 높다. 요코하마는 순위가 정해졌어도 홈에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타이라의 감각을 점검하는 경기다. 선발 싸움에서 타이라가 앞서고, 상대 타선의 무게가 빠진 만큼 6회까지 리드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불펜의 최근 실점은 불안하지만 힘을 뺀 타순을 상대로 두세 점 차를 지키는 정도는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