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선발로 예고된 가라시마 와타루는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 베테랑 좌완이고, 이날 등판은 사실상 고별 무대다. 올해 1군 마운드에 한 번도 서지 않았고, 구단이 미리 밝힌 대로 첫 타자 한 명만 상대하고 내려올 예정이다. 그래서 최근 세 경기 내용이나 구속 흐름, 홈과 원정 성적을 따지는 일 자체가 의미가 없다. 라쿠텐은 1회 첫 타자 이후 남은 이닝 전부를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나눠 막아야 한다. 선발전이 아니라 계투전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다만 전날을 쉬고 나온 투수들이 짧게 끊어 던지는 구조라, 이것이 꼭 불리한 조건만은 아니다.
오릭스는 구리 아렌이 나선다.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키며 150이닝을 훌쩍 넘긴 우완이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 초반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최근 세 경기를 보면 9월 9일 세이부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크게 무너졌지만, 16일 소프트뱅크전은 6이닝 무실점에 삼진 여섯 개, 23일 지바롯데 원정은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이었다. 최근 두 경기 열세 이닝 동안 한 점도 주지 않았다. 무너진 날에도 홈런은 맞지 않았고, 100구 가까이 던지면서도 끝까지 공에 힘이 남아 있었다. 볼넷은 원래 적지 않은 투수인데, 최근 세 경기에서는 한두 개 선에서 관리했다. 라쿠텐을 상대로는 올해 아홉 번 선발로 나와 4승 4패,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이 구장에서는 다섯 번 던졌는데, 4월에 4회를 채우지 못하고 5점을 내준 날과 9월 1일 5이닝 3실점이 아쉬웠다.
승부는 팽팽하지만 라쿠텐 쪽으로 기운다. 선발의 무게만 보면 구리 아렌이 있는 오릭스가 낫다. 하지만 라쿠텐은 쉬고 나온 불펜 전원을 쓸 수 있고, 최근 뒷문이 단단하다. 좌타 일색의 타선도 구리 아렌의 약한 쪽을 겨눈다. 오릭스는 4연패 흐름에 타선이 바닥이다. 홈 팬들 앞에서 베테랑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날이라는 점도 라쿠텐 선수단의 집중력을 끌어올릴 요소다. 득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양 팀 중심 타선이 동시에 침묵하고 있고, 구리 아렌은 최근 두 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페이스가 올라와 있다. 라쿠텐은 컨디션 좋은 계투진을 짧게 끊어 쓰면서 식어 있는 오릭스 타선을 묶을 수 있다. 한두 점 차로 갈리는 저득점 경기, 3대 2나 4대 2 정도의 그림이 가장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