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한신은 무라카미 쇼키를 내세운다. 시즌 175이닝 넘게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1.85, 이닝당 출루 허용이 1을 밑도는 투수다. 센트럴리그 최정상급 우완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세 경기 흐름도 단단하다. 9월 12일 도쿄돔 요미우리전에서 5이닝 1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다만 104구를 던지고도 5회에서 멈춰 이닝 효율이 아쉬웠고, 팀이 0-1로 지면서 패전을 안았다. 9월 19일 고시엔 히로시마전은 5이닝 2실점(자책 1)으로 볼넷 없이 막았지만 홈런 하나를 맞았다. 9월 25일 요코하마 원정에서는 119구를 던지며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막판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다. 마지막 등판에서 투구 수가 120개 가까이 쌓인 7회까지 실점이 없었다는 건 공의 힘이 시즌 막바지에도 꺾이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어도 무리가 없다.
제구는 무라카미의 가장 큰 무기다. 9이닝당 볼넷이 2개가 채 안 되고, 최근 세 경기 17이닝에서 내준 볼넷도 네 개뿐이다. 장타 억제력도 좋은 편이라 9이닝당 피홈런이 1개를 한참 밑돈다. 홈 평균자책점이 1점대 중반으로 원정보다 확실히 낮아서, 고시엔 마운드에서 더 편하게 던지는 유형이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대, 좌타자 상대도 2할 초반이라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걸리는 부분도 있다.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장면이 유독 많았던 시즌이라 언젠가는 그 운이 돌아올 수 있다. 닷새 휴식 뒤 등판에서 결과가 조금 흔들렸던 점도 짚어둘 만하다. 요미우리를 상대로는 지난 맞대결처럼 투구 수 관리가 관건이다. 실점보다 이닝 소화 쪽에 물음표가 붙는다.
요미우리 선발은 좌완 다케마루 카즈유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40으로 무라카미와 차이가 꽤 크다. 하지만 최근 한 달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8월 중순 3이닝 8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뒤 20일가량 재정비를 거쳤고, 돌아와서는 세 경기 18⅔이닝 동안 단 1실점만 내줬다. 9월 4일 마쓰다 원정에서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 9월 12일 한신전에서 7이닝 무실점 10탈삼진, 9월 23일 다시 마쓰다에서 5⅔이닝 1실점 8탈삼진이다. 복귀 후 삼진 페이스가 오히려 올라갔다는 점에서 직구 힘과 결정구의 날이 함께 살아났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특히 한신전 기록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오늘과 같은 무라카미와의 맞대결에서 109구로 7이닝을 버티며 4피안타 1볼넷 무실점, 1-0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닝 소화와 장타 억제 모두 흠잡을 데가 없었다. 볼넷은 9이닝당 3개 가까이로 무라카미보다 많고, 피홈런도 9이닝당 1개 정도로 장타 허용이 더 잦은 편이다. 홈과 원정 평균자책점이 거의 같아서 장소를 타지 않는다는 점은 원정 등판에서 장점이다. 결정적으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 언저리로 매우 강하다. 그런데 한신 라인업은 좌타자가 다섯 명이나 된다. 반대로 우타자에게는 2할 7푼대로 약해지기 때문에 우타 중심 타자들과의 승부가 경기를 가를 지점이다.
양 팀 에이스급 선발이 맞붙고, 양 팀 필승조 모두 충분히 쉬었다. 리그에서 득점이 가장 적은 구장이고, 요미우리의 원정 득점력은 3점이 채 안 된다. 같은 매치업으로 열린 직전 경기가 1-0으로 끝났다는 점까지 더하면 저득점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계할 부분은 한신 타선의 최근 상승세다. 기준점이 5.5로 낮아 최빈값과 겨우 한 점 차라는 점도 부담이다. 한신이 초반에 다케마루를 무너뜨리면 기준점을 넘길 수 있다. 그래도 경기 전체의 흐름은 3-1, 2-1 같은 투수전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