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선발 닉 피베타는 올해 선발 8경기 34이닝 남짓으로 표본은 작지만 내용은 훨씬 깔끔하다. 평균자책점 2.86, 피안타율 .202, 9이닝당 탈삼진 10.38개에 볼넷은 2.08개다. 최근 3경기를 보면 9월 25일 다저스전에서 87구로 4.2이닝 무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9월 19일 마이애미전은 76구로 5이닝 1실점,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전은 69구로 4이닝 2실점이었다. 투구 수를 조금씩 늘려 가는 동안 실점은 오히려 줄었다. 탈삼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구위도 살아 있고, 볼넷을 거의 내주지 않으니 주자가 쌓이는 이닝이 드물다. 한계도 분명하다. 9월 들어 90구를 넘긴 경기가 없고 평균 4이닝 남짓에서 마운드를 넘겼으니 오늘도 5회 전후가 한계로 보인다. 극단적인 뜬공 투수라는 점도 걸린다. 땅볼보다 뜬공이 훨씬 많고 정타 허용도 적지 않아서, 시즌 홈런 220개를 친 컵스 타선에 한 방을 맞을 여지는 남아 있다.
컵스가 벼랑 끝에서 꺼낸 카드는 케빈 가우스먼이다. 시즌 전체로는 32경기에서 177이닝 남짓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 컵스 유니폼을 입은 뒤 9경기에서는 실점 흐름이 더 무거웠다. 최근 3경기는 기복이 크다. 9월 23일 마이애미전에서 101구로 5.2이닝 2실점, 9월 15일 애틀랜타전에서도 5.2이닝 2실점으로 버텼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9월 9일 밀워키전에서는 4이닝 만에 7점을 내줬다. 버티는 날에는 6회 문턱까지 가지만, 무너지는 날에는 한 이닝에 점수가 몰려서 나오는 유형이다. 공의 힘 자체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9이닝당 탈삼진이 9.47개로 여전히 헛스윙을 끌어내고 있고, 볼넷은 9이닝당 2.54개로 제구가 무너져서 흔들리는 투수는 아니다. 약점은 맞았을 때의 타구 질이다. 강하게 맞아 나가는 타구가 많고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았다.
승부는 경기 후반에 갈릴 가능성이 높다. 샌디에이고가 가장 원하는 그림은 피베타가 4회나 5회까지 1점 안팎으로 막고, 푹 쉰 모레혼, 애덤, 로드리게스, 밀러가 남은 이닝을 차례로 지우는 흐름이다. 컵스는 가우스먼이 원정 약세를 딛고 6이닝 이상 버텨 줘야 하는데 최근 기복을 보면 쉽지 않다. 컵스가 이길 길은 두 가지 정도다. 가우스먼이 9월 3일 밀워키전처럼 7이닝을 1점으로 틀어막거나, 크로우암스트롱을 비롯한 중심 타선이 피베타의 뜬공을 초반에 홈런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총점은 7.5를 살짝 넘는 쪽에 무게를 둔다. 샌디에이고 필승조가 후반을 틀어막더라도 샌디에이고 타선이 가우스먼을 상대로 서너 점을 뽑을 수 있다. 여기에 장타력을 갖춘 컵스가 피베타와 뒤이어 나오는 투수들을 상대로 3점 안팎을 보태면 8점대 경기가 된다. 투수전 흐름이 끝까지 이어지면 언더로 마무리될 수도 있어서 확신이 강한 경기는 아니다. 그래도 전체 흐름은 오버 쪽에 조금 더 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