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원정 지바 롯데는 다나카 하루야가 선발로 나선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17로 평범해 보이지만, 등판 환경에 따라 투구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투수다. 홈에서는 평균자책점 2.84로 안정적이지만 원정에서는 5.73까지 올라간다. 대신 야간 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21로 아주 강하고, 낮 경기에서 5.76으로 무너졌던 것과 차이가 크다. 오늘은 원정이지만 저녁 경기다. 야간에 보여준 모습이 그대로 나온다면 쉽게 무너질 투수가 아니다.
최근 세 차례 등판은 기복이 있었다. 8월 30일에는 6이닝 4실점, 9월 8일에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9월 15일에는 5⅔이닝 4실점으로 조금 흔들렸다. 그래도 매번 6이닝 안팎을 책임지고 있어 이닝 소화 능력은 확실하다. 세이부 상대로도 올해 세 번 등판해 모두 6이닝을 채웠다. 첫 맞대결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부 타선을 완전히 묶었다. 이후 두 경기는 실점이 많았지만, 긴 이닝을 끌고 가면서 경기를 만들 줄 아는 투수라는 점은 분명하다. 9이닝당 홈런 허용이 0.88개로 장타를 많이 맞지 않고, 9이닝당 삼진도 8개를 넘길 만큼 구위가 살아 있다. 약점은 오른손 타자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13이지만 우타자에게는 .285를 맞고 있어, 세이부 우타자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숙제다.
세이부 선발은 타카하시 코나다. 시즌 평균자책점 2.69, 피안타율 .201로 리그 정상급이다. 홈 평균자책점 1.82, 야간 경기 평균자책점 2.47로 오늘 조건이 모두 그에게 유리하다. 좌타자 상대 .205, 우타자 상대 .194로 좌우 편차도 거의 없어서, 지바 롯데가 좌우 매치업으로 파고들 여지가 적다. 뜬공보다 땅볼을 훨씬 많이 유도하는 땅볼형 투수라 큰 타구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다. 9이닝당 홈런은 0.78개로, 투수 친화적인 벨루나 돔과 궁합이 잘 맞는다.
변수는 최근 흐름이다. 8월 21일에는 5이닝 무실점으로 좋았지만, 8월 28일에는 6⅔이닝 4실점을 했고 9월 4일에는 2이닝 동안 48개를 던지며 3실점하고 일찍 내려갔다. 짧은 이닝에 투구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건 그날 제구가 흔들렸다는 뜻이다. 다만 이후 3주 가까이 충분히 쉬며 재정비할 시간을 가졌다. 올 시즌 지바 롯데를 처음 상대한다는 점도 오히려 타카하시에게 유리하다. 처음 보는 공은 대개 타자에게 더 부담스럽다.
선발 싸움은 세이부 쪽으로 기운다. 타카하시가 안방에서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6이닝 전후를 최소 실점으로 막을 가능성이 높다. 다나카도 야간 경기의 강점을 살리면 큰 실점 없이 버틸 수 있는 투수다. 두 선발이 모두 긴 이닝을 끌어주는 투수전 양상이 유력하다.
총평
벨루나 돔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 친화 구장이다. 올 시즌 이곳 경기는 보통 양 팀 합계 6점 안팎에서 승부가 갈렸고, 최근 열 경기에서도 기준점 아래로 끝난 경기가 더 많았다. 지바 롯데의 최근 원정 경기에서 점수가 많이 나온 흐름은 있다. 하지만 지금 지바 롯데 타선은 다섯 경기에서 7점밖에 내지 못할 만큼 침체돼 있어, 그 흐름이 오늘까지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팀 성적은 세이부가 74승 58패, 홈 38승 27패로 확실히 앞선다. 지바 롯데는 원정 24승 42패에 최근 열 경기 2승 8패, 5연패에 빠져 있다.
승부의 무게추는 세이부 쪽이다. 타카하시는 홈과 야간에서 모두 강하고 좌우 편차가 없어 지바 롯데 타선이 공략할 틈이 적다. 반면 다나카는 세이부의 우타 중심 타선에 약점을 드러낸다. 세이부가 네빈과 와타나베를 중심으로 먼저 점수를 내고, 윙엔터와 카이노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뒤를 잠그는 흐름이 가장 자연스러운 시나리오다. 불안 요소를 꼽자면 타카하시가 3주 공백 뒤 경기 감각을 얼마나 되찾았느냐 정도다.
언오버는 언더 쪽이 더 설득력 있다. 두 선발 모두 이닝을 길게 끌어줄 수 있는 투수다. 타카하시는 안방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고, 다나카도 야간 경기에서는 2점대 초반의 짠물 투구를 해왔다. 양 팀 타선은 우투수 상대로 나란히 가라앉아 있고, 투수 친화 구장까지 더해진다. 후반에는 두 팀 모두 충분히 쉰 마무리와 셋업맨이 버티고 있어 경기 막판에 점수가 크게 날 여지도 적다. 한두 점 차로 갈리는 투수전 끝에 합계 점수가 기준점 아래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다. 예상 스코어는 세이부 3 대 지바 롯데 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