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요미우리는 좌완 이노우에 하루토가 선발로 나선다. 올 시즌 스물한 번 모두 선발로 등판해 130이닝 넘게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2점대 초반이다. 요미우리 선발진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최근 흐름도 좋다. 직전 등판이던 18일 주니치 원정에서 110구를 던지며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최근 다섯 차례 선발에서는 경기마다 평균 6이닝 반가량을 책임졌다. 중간에 실점이 몰린 날이 한 번 있었지만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능력은 그대로였다. 8회까지 110구를 던지고도 마지막 이닝까지 공에 힘이 남아 있었으니, 시즌 막판 구위가 떨어졌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제구도 안정적이다. 9이닝당 볼넷이 2개가 채 되지 않고 삼진은 8개를 넘는다. 피홈런도 적어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드물다. 히로시마와는 두 차례 만났다. 7월 20일에는 7이닝 1실점, 8월 5일에는 7이닝 무실점으로 두 경기 합쳐 14이닝 동안 1점만 내줬다. 두 번 모두 7회까지 버텼고 장타를 맞은 장면도 거의 없었다. 히로시마 타선이 이 투수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홈과 원정을 나눠 보면 오히려 원정에서 더 좋았다. 도쿄돔보다 원정 마운드에서 평균자책점이 낮았고 원정 선발 경기 수도 충분하다. 반면 야간 경기는 낮 경기보다 실점이 조금 많았다. 오늘은 원정 야간 경기라 두 흐름이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짚어둘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주자를 남겨두는 비율이 높고 인플레이 타구 운도 따랐기 때문에, 실제 실력보다 기록이 약간 좋게 나왔을 수 있다. 다만 운의 영향을 걷어낸 세부 지표도 2점대 중반이라 거품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대 후반으로 매우 낮아서 좌타자가 많은 히로시마 상단 타선을 상대하기에도 유리하다.
히로시마 선발은 우완 아카기 하루야다. 사실 선발 투수라고 부르기 애매하다. 올 시즌 열한 번 등판했는데 선발은 4월 14일 한 번뿐이었고, 그날도 2이닝만 던졌다. 시즌 투구 이닝은 11이닝 남짓이고 평균자책점은 7점대다. 최근 세 번의 등판을 보면 9월 17일 2이닝 무실점, 20일 아웃카운트 하나, 21일 주니치전 1이닝 32구 4실점이다. 최근 일주일 기록만 따져도 1이닝 남짓에 4자책점이라 흐름이 좋지 않다. 피안타율은 3할 중반이고 좌타자에게는 4할을 맞았다. 다만 삼진, 볼넷, 피홈런만 따로 보면 평균자책점보다 훨씬 나은 투구였다. 결과만큼 내용이 나빴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마쓰다 홈에서는 원정보다 확실히 잘 던졌고, 요미우리전은 8월 6일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게 전부다.
짧은 이닝에 힘을 몰아 던지는 불펜형 투수인 데다, 나흘 전까지도 구원으로 나왔다. 오늘은 1~2이닝을 먼저 맡는 오프너 기용으로 보는 것이 맞다. 결국 이 경기의 선발 대결은 이노우에 한 명과 히로시마 마운드 전체의 싸움이 된다. 다만 요미우리 타선이 아카기를 초반에 무너뜨리지 못하면 히로시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갈 수도 있다.
총평
마쓰다 스타디움은 올 시즌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 친화 구장이다. 홈 경기 평균 총득점이 6점대 초반이고, 요미우리전만 따로 보면 가운데 값이 4점까지 내려간다. 이번 4연전 세 경기도 2대1, 2대1, 3대1로 모두 저득점 승부였다. 양 팀 최근 열 경기 총득점 역시 기준점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전적도 요미우리가 원정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며 순위 싸움을 이어가는 반면, 히로시마는 홈에서도 5할을 넘기지 못했고 시즌 득실 차이도 크게 벌어져 있다.
승패는 요미우리 쪽으로 기운다. 히로시마를 상대로 14이닝 1실점을 기록 중인 이노우에가 긴 이닝을 맡고, 그 뒤를 전원 대기 중인 요미우리 불펜이 받친다. 반대로 히로시마는 오프너 뒤로 불펜이 7~8이닝을 나눠 막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타선의 무게도 요미우리가 앞선다. 변수는 히로시마 불펜의 최근 무실점 흐름이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이번 시리즈처럼 한 점 차 접전이 될 수 있고, 그 경우 결국 경기 후반 불펜의 여유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언오버는 언더 쪽으로 판단한다. 구장 성향, 이번 시리즈의 저득점 흐름, 양 팀 타선의 식은 타격감, 이노우에의 히로시마전 강세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다만 아카기가 초반에 흔들리고 히로시마 불펜이 길게 노출되면 요미우리가 한꺼번에 점수를 낼 수 있다. 이 부분이 언더 판단의 가장 큰 위험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