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선발 돕낙은 3.08이라는 숫자가 실제보다 좋게 포장된 경우다. 9이닝당 삼진이 여섯 개가 채 안 될 만큼 헛스윙을 끌어내는 힘이 약하다. 수비와 무관한 지표나 기대 평균자책점은 모두 4점대 중후반을 가리킨다. 구속으로 윽박지르기보다 맞혀 잡는 투수라 운이 따르지 않는 날에는 연속 안타를 막기가 쉽지 않다. 최근 흐름도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 네 차례 등판에서 6점, 1점, 3점, 4점을 내줬고, 직전 경기에서는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4실점했다. 최근 다섯 경기 평균은 5이닝을 조금 넘기면서 3점대 중반 실점이다. 강하게 맞은 타구는 많지만 배럴 허용이 적어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는 드물다. 장타 한 방보다는 안타를 이어 맞으며 실점이 쌓이는 패턴이다. 볼넷은 9이닝당 세 개 수준이다. 돕낙은 원정에서 2점대 초반으로 강했지만 홈에서는 3점대 후반으로 오히려 나빴는데, 오늘이 홈경기다. 화이트삭스는 좌타자를 여섯 명이나 배치하는데 돕낙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할 2푼대다. 약한 쪽을 정면으로 맞게 되는 구조다. 엿새 휴식 뒤 등판이라 체력 부담은 없겠지만, 5이닝 3점 안팎이 현실적인 예상치다.
화이트삭스 선발 샌들린은 올 시즌 일곱 번 등판해 34이닝 남짓을 던졌다. 아직 표본이 작고, 최근 흐름도 들쭉날쭉하다. 직전 디트로이트전에서는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는데 그 앞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5와 3분의 2이닝 동안 자책점 없이 버텼다. 최근 다섯 경기로 넓혀 보면 경기당 5이닝이 조금 안 되는 이닝을 먹으면서 3점대 중반을 내줬다. 오늘 상대에게는 좋은 기억이 있다. 6월 말 바로 이 코프만 스타디움 원정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는데, 이것이 올 시즌 가장 긴 투구였다. 같은 상대, 같은 구장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졌다는 점은 분명한 호재다. 가장 큰 숙제는 좌타자다. 우타자는 2할 2푼대로 잘 묶었지만 좌타자에게는 4할이 넘게 맞았다. 캔자스시티 라인업에는 카터 젠슨, 잭 카글리아노네, 비니 파스콴티노, 마이클 매시, 카일 이스벨까지 좌타자가 다섯 명 들어선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 이닝당 삼진 하나 가까이를 꾸준히 잡아내고, 볼넷은 9이닝당 세 개 반 정도로 평범한 수준이다.
승부는 팽팽하다. 표면 평균자책점만 보면 캔자스시티 선발이 한참 앞서지만, 투구 내용으로 보면 오히려 샌들린이 조금 낫다. 샌들린은 이 구장에서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한 기억이 있고, 돕낙은 홈에서 더 약했다. 불펜 역시 어제 소모가 컸음에도 테일러와 허드슨이 버티는 화이트삭스 뒷문이, 마무리진 전체가 흔들리는 캔자스시티보다 믿음직하다. 캔자스시티 타선이 뜨겁다는 점이 걸리지만, 득점력의 바탕과 경기 후반 운영 모두 화이트삭스가 근소하게 앞선다고 본다. 총점은 기준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두 선발 모두 6이닝을 넘기기 어렵다. 한쪽은 좌타 다섯 명에게 약점을 드러내야 하고, 다른 한쪽은 좌타 여섯 명과 맞서야 한다. 불펜도 화이트삭스는 사흘 연속 과부하 상태이고 캔자스시티는 시즌 내내 불안했다. 최근 두 팀의 맞대결 총점도 25점, 9점으로 모두 기준을 넘었다. 다만 샌들린이 6월처럼 6이닝을 버텨주거나 돕낙이 시즌 초반처럼 긴 이닝을 막아내면 8점대 초반에서 끝날 수도 있어, 폭이 아주 넓은 오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