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한신은 좌완 이토 마사시를, 야쿠르트는 우완 마츠모토 켄고를 내세운다. 두 투수 모두 시즌 전체 숫자만 보면 무난하지만, 오늘 경기의 조건을 하나씩 대입해 보면 이야기가 꽤 복잡해진다.
이토 마사시는 올 시즌 열 번의 선발에서 5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225로 낮은 편이고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 초반에 머문다. 우타자가 여섯 명이나 들어서는 야쿠르트 타선을 상대로는 유리한 구도다. 최근 다섯 번의 등판에서는 평균 5이닝 남짓을 소화하며 경기당 2실점 정도로 막았다. 긴 이닝을 끌고 가는 유형은 아니어도 선발로서 최소한의 몫은 꾸준히 해내고 있다. 지난 14일 주니치전에서는 홈에서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73구에서 교체된 것을 보면 구위가 떨어졌다기보다 투구 수 관리가 걸린 등판으로 봐야 한다. 삼진을 많이 뽑는 투수가 아니라 맞혀 잡는 쪽이다. 주자를 남겨두고 이닝을 마무리하는 능력은 좋지만, 볼넷이 늘어나거나 제구가 흔들리는 날에는 한 이닝에 무너질 여지가 있다. 장타 허용도 적지 않은 편이라 9이닝당 피홈런이 1개를 넘는다. 담장이 가까운 진구에서는 이 부분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가장 신경 쓰이는 대목은 홈과 원정의 차이다. 고시엔에서 던진 네 번의 선발은 평균자책점 1점대 중반으로 거의 완벽했다. 반면 원정 여섯 번의 선발에서는 5점대 초반까지 치솟았다. 야쿠르트 상대로도 같은 흐름이 보인다. 시즌 네 차례 맞대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점대로 강했는데 고시엔 두 경기는 무실점이었고 진구 두 경기는 모두 5이닝 3실점이었다. 상대 전적이 좋다는 사실보다 진구 마운드에서는 늘 3점 안팎을 내줬다는 사실이 오늘은 더 무겁다. 다만 야간 경기 성적은 3점대 초반으로 안정적이어서 오늘 조건 중 원정은 불리하고 야간은 유리하다. 5이닝 3실점 전후를 기본값으로 두는 것이 현실적이다.
마츠모토 켄고는 22경기 103이닝, 평균자책점 3점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겉보기 숫자와 달리 수비 영향을 뺀 지표는 더 좋게 나오고 있어 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도 있다. 문제는 최근 쓰임새다. 마지막 선발 등판이 8월 23일이었고 9월 들어서는 네 번 모두 불펜으로 나서 1이닝에서 3이닝 사이만 던졌다. 오늘은 한 달 만의 선발 복귀전이어서 투구 수 제한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 다섯 번의 선발 흐름도 좋지 않다. 7월 11일 7이닝 1실점 이후 4.1이닝 6실점, 5.1이닝 5실점, 5이닝 1실점, 4이닝 3실점으로 기복이 심했다. 5이닝을 넘긴 것은 한 번뿐이었다.
홈과 원정을 나눠 보면 선발로서 진구에서 던진 일곱 경기가 원정 아홉 경기보다 오히려 더 나빴다. 홈 이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 8푼대로 우타자 상대보다 한참 높은 것도 부담이다. 한신은 지카모토 고지, 나카노 다쿠무, 사토 데루아키, 마에가와 우쿄, 모토야마 히유까지 좌타자 다섯 명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선다. 한신을 상대로는 두 번의 선발에서 11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이달 초 구원으로 나선 한신전에서는 2이닝 2실점을 허용해 인상이 엇갈린다. 오늘은 4이닝 전후에서 불펜에 공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총평 및 최종 예상
진구는 리그에서 점수가 가장 잘 나는 구장 중 하나다. 이 구장에서 두 팀이 올해 치른 경기는 평균 9점에 가까웠다. 최근 진구 열 경기도 두 자릿수 득점이 세 번이나 나왔다. 전력만 놓고 보면 한신이 여러 면에서 앞선다. 시즌 승패와 득실 차, 원정 성적, 중심 타선의 장타력, 최근 타격 흐름이 모두 한신 편이다. 선발 매치업만 놓고 보면 진구에서 약한 이토와 한 달 만의 선발 복귀인 마츠모토가 맞붙는 구도라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말하기 어렵다.
경기 양상은 이렇게 그려진다. 이토가 5이닝 3실점 선에서 버티고, 마츠모토는 4이닝 전후에서 내려가 야쿠르트 중간 계투가 일찍 마운드에 오른다. 최근 흔들린 야쿠르트 중간 계투진이 좌타자가 즐비한 한신 타선을 상대로 중반 세 이닝을 막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구간에서 한신이 앞서 나갈 가능성이 높다. 한신도 연투 투수 두 명이 빠지고 셋업맨 이와자키가 불안해 후반에 1~2점을 더 내줄 여지가 있다. 그러면 양 팀 합계는 자연스럽게 8점 이상으로 올라간다.
야쿠르트가 승리하려면 이토가 진구에서 또 한 번 흔들리고 산타나를 중심으로 초반 빅이닝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좌완 상대로 크게 식은 최근 타격을 감안하면 그 그림은 한신이 이기는 그림보다 가능성이 낮다. 한 점 차 안팎의 접전 속에서 중심 타선의 무게와 불펜 후반 매듭에서 조금 더 믿을 수 있는 한신이 앞선다고 본다. 점수는 구장 특성과 양 팀 불펜의 불안 요소를 고려해 기준점을 넘기는 쪽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