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의 이스턴 루카스는 표본 자체가 적다. 올 시즌 다섯 번 선발로 23이닝, 열한 점을 내줬다. 4월에 세 차례 등판한 뒤 넉 달 넘게 자리를 비웠고 8월 하순에 돌아와 두 번을 더 던진 게 전부다. 문제는 이닝 소화력이다. 등판당 평균이 4이닝 중반에 그친다. 4월 초 고시엔에서 요코하마를 상대했을 때 4이닝 남짓 네 점을 내주며 106구를 소모했고, 가장 최근인 9월 중순 등판에서는 3이닝 조금 넘게 던지고 51구 만에 물러났다. 그 사이 8월 하순 요코하마 원정에서 5이닝 한 점 76구로 호투한 기록이 있어 이 대진 자체가 불리하지는 않지만, 요코하마전 두 번을 합치면 9이닝에 다섯 점이다. 홈과 원정을 나누면 더 흥미롭다. 고시엔에서 네 번 선발로 18이닝을 던지며 열 점을 줬고, 원정 단 한 번의 등판에서 5이닝 한 점으로 막았다. 표본이 워낙 적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홈 마운드가 이 투수를 편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았다. 좌완이면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14로 우타자 상대 .244보다 오히려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요코하마 라인업에 좌타가 다섯 명이라는 사실이 한신에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진은 아홉 이닝당 일곱 개 안팎으로 많지 않고 땅볼로 잡아내는 유형이라, 수비가 받쳐주면 실점을 억제하지만 주자가 쌓이면 빅이닝 위험이 따라온다.
요코하마가 내세우는 타이라 켄타로우는 올 시즌 열아홉 번 마운드에 올라 열여덟 번을 선발로 나섰고, 95이닝 남짓을 던지며 서른여덟 점을 내줬다. 아홉 이닝 환산으로 3점대 중반이니 평범해 보이지만, 이 투수의 기록은 홈과 원정에서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한다. 요코하마 홈에서 아홉 번 선발로 51이닝을 던지며 내준 점수가 열다섯 점, 아홉 이닝 환산 2점대 중반이다. 반면 원정에서는 똑같이 아홉 번 선발 43이닝에 스물세 점을 허용해 4점대 중후반으로 치솟는다. 두 배 가까운 차이이고, 오늘은 나쁜 쪽인 원정 등판이다. 그런데 이 숫자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타이라는 한신을 세 번 만나 17이닝을 던지며 단 세 점만 내줬고, 그중 고시엔 마운드에 오른 두 번은 11이닝에 한 점이었다. 5월 초 고시엔에서 5이닝 남짓 한 점으로 막으며 110구에 아홉 개의 삼진을 잡았고, 7월 하순 같은 구장에서는 6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우며 다시 110구를 던졌다. 8월 하순 요코하마 홈에서의 세 번째 맞대결에서도 6이닝 두 점에 열 개의 삼진을 곁들였다. 110구를 던지고도 후반 이닝에서 구위가 무너진 흔적이 없다는 건, 이 투수가 한신 타선을 상대로 힘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발에서 타이라가 앞선다. 원정 기록이 나쁘다는 경고가 있지만 그 원정 중 고시엔 두 차례가 11이닝 1실점이었다는 사실이 더 구체적이다. 이스턴은 복귀 후 표본이 다섯 경기뿐이고 평균 4이닝 중반이라 경기를 길게 끌고 가기 어렵다. 한신은 불펜 인원이 넉넉하지만 8회와 9회를 맡을 자원들의 최근 실점이 잦고, 요코하마는 인원이 빠듯한 대신 마무리와 8회 연결 고리가 깨끗하다. 타선은 한신의 최근 여섯 경기 흐름이 좋지만 열 경기로 넓히면 무득점이 세 번이고, 어제 한 경기를 빼면 득점 생산이 거의 없었다. 요코하마는 중심 두 명이 식어 있어도 팀 단위 득점은 꾸준했다. 구장이 결론을 한쪽으로 몰아준다. 고시엔의 득점 억제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고 평균, 중앙값, 기준선 통과 비율, 최근 열 경기, 두 팀 맞대결 평균까지 다섯 갈래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여기에 타이라의 한신전 실적과 한신 타선의 누적 득점 부진이 겹친다. 변수는 이스턴의 짧은 이닝이다. 5회 전에 내려가고 한신 불펜의 승부처 자원이 또 흔들리면 점수가 몰릴 여지는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요코하마 타선의 중심이 식어 있어 한 이닝에 대량 득점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