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선발 마에다 켄타는 올 시즌 열세 경기가 전부 선발 등판이다. 71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방어율 2.52, 피안타율 .231, 이닝당 출루허용 1.14로 수치만 보면 흠이 없다. 다만 이 투수는 조건에 따라 편차가 큰 유형이다. 라쿠텐 모바일 파크에서 여덟 경기 48이닝 10실점인 반면 원정 다섯 경기는 23과 3분의 1이닝 13실점으로 확연히 갈린다. 오늘 홈이라는 점은 분명 유리하다. 문제는 오늘의 다른 두 조건이다. 직전 등판이 홈에서 95구 6이닝 2실점이었고 그 이후 13일이 비었다. 2주 가까운 공백은 아무리 관리가 잘 된 투수라도 첫 두세 이닝의 제구와 구속을 장담하기 어렵게 만든다. 9이닝당 볼넷을 2.28로 억제해 온 것이 이 투수의 생명선인데 공백 직후 등판에서 그 수치가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여기에 낮경기 표본이 세 차례 13이닝 8실점으로 야간 열 경기 58과 3분의 1이닝 15실점과 크게 벌어진다. 표본이 작다는 점을 감안해도 오늘이 낮경기라는 사실은 그냥 넘길 대목이 아니다. 탈삼진이 9이닝당 6.94로 많지 않다는 점도 오늘 같은 날엔 불리하게 작용한다. 주자가 쌓였을 때 삼진으로 끊어내기보다 맞혀 잡는 쪽이라 타구질이 조금만 좋아져도 연속 안타가 나온다. 소프트뱅크를 상대한 이력은 시즌 초 원정 한 차례 4이닝 2실점이 전부라 방향을 잡을 근거가 되지 못한다. 최근 다섯 경기 연속 2실점이라는 안정감은 분명하지만, 그 흐름이 13일 공백을 건너뛰고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는 건 낙관에 가깝다.
소프트뱅크 선발 카미차타니 타이가는 상태가 더 불안하다. 올해 34경기에 나왔지만 선발은 여덟 번뿐이고 전반기는 대부분 한두 이닝 짧은 등판이었다. 선발로만 떼어내면 49이닝 22실점인데 그 안에서 홈 다섯 경기가 32이닝 7실점, 원정 세 경기가 17이닝 15실점으로 완전히 다른 투수다. 오늘은 원정이고, 이 구장에서 7이닝 6실점을 당한 경험까지 있다. 최근 세 차례 선발 내용이 특히 나쁘다. 홈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출발했지만 원정에서 6이닝 5실점, 직전 원정 등판은 80구를 던지고 4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닝당 투구수가 20개 가까이 치솟았다는 건 타자를 빨리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방어율 3.25에 비해 수비 무관 지표가 4.36으로 1점 이상 높고, 9이닝당 피홈런이 1.63에 달한다. 한 방으로 대량 실점이 터질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좌타 피안타율이 .288까지 올라가는데 라쿠텐은 좌타를 여섯 명 배치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갈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둬야 한다.
선발 싸움은 겉보기와 실제가 다르다. 마에다가 홈에서 안정적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13일 공백과 열세인 낮경기 기록이 동시에 걸려 있고, 맞혀 잡는 유형이라 초반 제구가 흔들리면 실점이 빠르게 누적된다. 카미차타니는 원정 등판 내용이 무너져 있고 직전 두 경기 모두 다섯 점 안팎을 내줬으며 좌타 여섯 명으로 짜인 라쿠텐 타순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양쪽 모두 길게 끌고 갈 그림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승부는 불펜으로 넘어가는데 라쿠텐은 마무리와 8회를 맡던 두 명이 동시에 빠져 있다. 남은 두 명으로 후반을 버텨야 하니 리드를 잡아도 점수가 새어 나갈 구간이 생긴다. 소프트뱅크는 뒷문이 촘촘해 실점을 끊을 수는 있지만,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그 앞 구간에서 이미 점수를 내준 뒤가 된다. 타격 흐름은 라쿠텐이 앞선다. 다섯 경기 연속 승리하며 매 경기 꾸준히 점수를 만들어 왔고 하위 타순까지 살아 있다. 소프트뱅크는 중심이 식어 있지만 야나기타와 야나기마치가 출루를 만들어내고 있고, 상대 뒷문이 비어 있는 만큼 후반 추격에서 점수를 보탤 여지가 크다. 구장 특성과 양 팀 맞대결 평균 득점도 점수가 쌓이는 쪽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