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애미는 유리 페레스, 샌디에이고는 케이시 마이즈를 선발로 올린다.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한 번도 불펜으로 나선 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왔고, 수비 무관 지표도 비슷하다. 겉으로는 팽팽한 매치업이지만 최근 흐름과 오늘 등판 조건을 함께 보면 차이가 보인다.
페레스는 시즌 144이닝 남짓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9이닝당 탈삼진이 10개에 육박하고 피안타율도 2할2푼대 초반이라 구위만 놓고 보면 여전히 리그 상위권이다. 문제는 최근 3경기다. 5이닝을 채 못 던지고 6실점,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뒤 직전 등판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조금 추슬렀다. 그 앞 경기도 3이닝 5실점이었으니 한 달 가까이 안정감을 잃은 상태로 봐야 한다. 삼진 능력은 살아 있어 구위 자체가 떨어졌다기보다는 제구가 흔들리는 쪽에 가깝다. 볼넷 비율이 두 자릿수대로 높고 배럴 허용도 많은 편이라, 카운트가 몰렸을 때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공이 장타로 연결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페레스에게 오늘 조건이 썩 좋지 않다. 홈에서는 평균자책점 3.45로 잘 던졌지만 원정에서는 4.54로 1점 이상 나빠진다. 낮 경기 3.40에 비해 야간 경기 4.76으로 격차가 더 크다. 오늘은 원정 야간 경기다. 하루 더 쉬고 등판한 경기에서 결과가 좋았던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런 경기가 두 번뿐이라 크게 기대기는 어렵다. 샌디에이고 타선에 잭슨 메릴, 제이크 크로넨워스 같은 좌타자가 섞여 있는데, 페레스는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더 맞는 편이라 이 부분도 부담이다.
마이즈는 124이닝에 평균자책점 3.69로 페레스보다 표면 성적이 조금 낫다. 탈삼진은 적지만 볼넷을 거의 주지 않는 유형이고, 좌우 타자 피안타율 차이가 거의 없어 라인업 구성에 흔들리지 않는다. 뜬공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은 투수인데, 넓은 외야와 무거운 공기를 가진 펫코 파크는 이런 투수에게 가장 잘 맞는 구장이다. 실제로 홈 평균자책점이 3.15로 원정보다 1점가량 좋다.
마이즈도 최근이 깔끔하지는 않다. 최근 5경기에서 평균 4이닝 반 정도만 던지며 경기당 4점을 내줬고, 가장 짧게는 3이닝을 못 채운 경기도 있었다. 야간 평균자책점이 4.42로 낮 경기보다 확연히 나쁜 점은 페레스와 같은 약점이다. 다만 정규 휴식 뒤 등판한 경기가 열 번 넘게 쌓였는데 평균 실점이 2점대 초중반으로 꾸준했다. 오늘 샌디에이고 쪽이 선발 안정감에서는 반 발짝 앞선다고 본다. 그래도 두 투수 모두 6이닝을 채우기보다 5이닝 전후에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경기 후반은 불펜 싸움이 될 것이다.
승패는 박빙이다. 표면상으로는 샌디에이고가 홈이고 필승조도 탄탄해 우세해 보인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타선이 펫코 파크만 오면 식는 팀이라는 점, 마이즈가 야간 경기에서 흔들리는 점, 마이애미 타선이 원정에서도 장타력을 유지한다는 점을 종합하면 마이애미가 근소하게 앞선다고 본다. 페레스가 초반 볼넷 관리만 해준다면 구위로는 샌디에이고의 식은 홈 타선을 충분히 누를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페레스의 제구다. 최근처럼 5회 이전에 무너지면 경기 흐름이 샌디에이고 쪽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마이애미 쪽이라도 무리한 비중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