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키스는 캠 슐리틀러, 애리조나는 브랜든 팟이 선발로 나섭니다. 이름값보다 올 시즌 쌓아온 내용에서 차이가 꽤 벌어져 있는 매치업입니다.
슐리틀러는 올해 31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184이닝 넘게 던졌습니다. 평균자책점은 1점대 중반에서 2점대 초반, 피안타율은 1할8푼대입니다. 9이닝당 탈삼진이 11개를 넘을 만큼 헛스윙을 뽑아내는 힘이 확실합니다. 최근 다섯 번의 등판에서는 32이닝 넘게 던지며 3점만 내줬고,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먹어주고 있습니다. 최근 세 경기만 봐도 흔들린 이닝을 찾기 어렵습니다. 볼넷도 많이 내주지 않는 편이라 투구 수 관리가 잘 되고, 이닝 소화력은 리그 정상급입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홈과 원정의 차이입니다. 홈에서 평균자책점이 2점대 후반인 반면 원정에서는 1점대 초반까지 내려갑니다. 원정 16경기 모두 선발로 던진 기록이라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고, 오늘이 바로 원정 경기입니다.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이 1할7푼대에 묶여 있다는 점도 애리조나 타선을 상대로는 유리한 요소입니다.
다만 무조건 믿고 갈 만큼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타구 질을 뜯어보면 강한 타구 허용이 적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비율이 유난히 낮았습니다. 운이 따라준 몫이 표면 성적에 어느 정도 섞여 있다는 뜻이고, 장타를 한 방 맞을 여지는 기록보다 크다고 봐야 합니다. 휴식일로 보면 4일 휴식과 5일 휴식 모두 평균 실점이 1점대 중반으로 아주 좋았는데, 오늘처럼 휴식이 더 길었던 경기는 표본이 적고 실점이 조금 늘었습니다. 오늘은 6이닝 전후를 2실점 안팎으로 막아내는 그림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팟은 시즌 전체 기록만 보면 평범한 선발로 보이지만, 시즌을 둘로 나눠 봐야 하는 투수입니다. 6월 초까지는 짧은 이닝만 맡으며 크게 흔들렸는데, 7월 로테이션에 돌아온 뒤로는 1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평균 6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실점도 3점 안팎으로 안정됐습니다. 볼넷 비율은 슐리틀러보다도 낮을 만큼 제구가 깔끔합니다.
문제는 최근 흐름입니다. 8월 중순 이후 다섯 번의 등판에서 5실점, 4실점, 2실점, 3실점, 6실점을 기록했고, 최근 세 경기만 봐도 11점을 내줬습니다. 이닝은 꾸준히 채우고 있지만 실점이 따라붙고 있습니다.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유형이라 맞혀 잡는 비중이 크고, 뜬공 비율이 높아 장타 허용 위험도 안고 있습니다. 홈 평균자책점이 4점대 초반으로 원정보다 나쁘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휴식일로는 5일 휴식 때 성적이 가장 좋았고 4일 휴식 때도 나쁘지 않았지만, 오늘처럼 휴식이 길었던 경기는 역시 표본이 적고 실점이 3점대였습니다. 야간 경기에서는 낮 경기보다 확실히 나았다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오늘은 6이닝 3실점 전후가 기대치이고, 최근처럼 장타가 섞이면 4~5점까지 열려 있다고 봅니다.
선발 싸움은 분명 양키스 쪽으로 기웁니다. 다만 슐리틀러의 성적에 거품이 조금 있고, 팟은 시즌 기록보다 실제 체급이 높은 투수라 격차가 숫자만큼 크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