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시엔에서 열리는 이번 맞대결은 양 팀 모두 시즌 내내 에이스급 성적을 낸 우완끼리 붙는 경기다. 한신은 무라카미 쇼키, 히로시마는 구리바야시 료지가 선발로 나선다. 시즌 성적만 보면 둘 다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 그런데 최근 흐름을 들여다보면 두 투수의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무라카미는 올 시즌 160이닝 넘게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1점대 초반을 지키고 있다. 선발 한 번에 평균 7이닝 가까이 버틴다. 불펜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이 이닝 소화력이 한신 입장에서는 가장 큰 무기다. 홈과 원정의 차이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시엔에서 던진 80이닝 남짓 동안 실점이 17점밖에 되지 않는다. 원정에서도 2점대 초반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홈에서는 확실히 한 단계 더 위의 투구를 한다. 최근 다섯 차례 등판에서도 33이닝을 던져 8점만 내줬고, 경기당 6이닝 이상을 꾸준히 채웠다. 최근 세 경기만 따로 봐도 무너진 날 없이 긴 이닝을 끌고 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무라카미는 삼진을 쌓기보다 정교한 제구로 맞혀 잡는 유형이다. 이닝당 출루 허용이 1을 넘지 않아 볼넷으로 스스로 위기를 만드는 장면이 거의 없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대로 특히 강한데, 히로시마 라인업에는 우타자가 많아 매치업 자체가 유리하다. 장타 허용도 9이닝당 홈런 0.7개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다만 주자를 내보낸 뒤 실점을 막아낸 비율이 유난히 높아서, 수치로 드러난 것보다 운이 조금 따랐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넓은 고시엔에서라면 그 부분이 크게 문제 될 것 같지 않다.
구리바야시는 시즌 전체로 보면 평균자책점 2점대 중반, 피안타율 1할대 초반에 이닝당 출루 허용이 0.85 수준이다. 볼넷과 안타를 거의 내주지 않는다는 뜻이고, 시즌 내내 장타 억제력도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9이닝당 홈런이 0.5개도 되지 않는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할대 중반으로 더 강해서 치카모토, 나카노, 사토, 마에가와로 이어지는 한신 좌타 라인과의 승부는 오히려 구리바야시 쪽에 유리한 면이 있다.
문제는 최근 흐름이다. 마지막 다섯 번의 등판에서 30이닝 남짓 던지며 20점을 내줬다. 시즌 평균 실점의 거의 두 배 페이스다. 최근 세 경기만 봐도 초반은 잘 넘기다가 중반에 한 번씩 크게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낮 경기와 야간 경기의 차이가 극단적이다. 낮에는 거의 1점대로 막았지만 야간에는 3점대 후반까지 올라간다. 오늘은 오후 6시 야간 경기라 구리바야시에게는 성적이 나빴던 쪽의 조건이다. 원정 성적도 홈보다 조금 떨어진다.
정리하면 무라카미는 시즌과 최근이 모두 안정적이고, 구리바야시는 시즌 성적은 좋지만 최근 기복과 야간 약세라는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선발 싸움은 한신이 한 발 앞선다고 본다. 다만 두 투수 모두 볼넷을 거의 주지 않는 유형이어서 경기 초반 흐름이 빠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최근 열 경기 경기당 득점이 2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한신은 우완 상대로 장타가 거의 사라졌다. 무라카미는 고시엔에서 사실상 점수를 내주지 않는다. 구장 자체도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 친화 구장이다. 무엇보다 두 팀이 이 구장에서 만난 최근 열 경기 가운데 일곱 번이 4점 이하로 끝났다. 전날 경기도 합계 3점짜리 투수전이었다. 구리바야시가 중반에 흔들릴 가능성은 오버 쪽 변수지만, 한신 타선의 현재 화력을 감안하면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기보다는 2대 1이나 3대 1 같은 한 점 싸움이 가장 현실적인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