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는 카일 리히가 마운드를 책임진다. 28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135이닝,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 중이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 보면 준수하다. 문제는 최근 이닝 소화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최근 세 경기에서 피츠버그를 상대로 3이닝 1실점, 콜로라도를 상대로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5실점,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는 38구 만에 4탈삼진 무실점으로 내려왔다. 부진해서 교체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짧게 끊어 가는 운영으로 보는 편이 맞다. 투구수가 90구대에서 50구 안팎, 다시 40구 아래로 계속 줄어든 흐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리히는 볼넷을 적게 주는 투수지만 타구 질이 좋지 않다. 강하게 맞아 나가는 타구 비율이 높고, 뜬공 허용도 많다. 피안타율도 .266으로 카발리보다 확실히 높다. 타구 내용을 기준으로 한 기대 평균자책점은 4점대 후반까지 올라간다.
워싱턴은 케이드 카발리가 선발로 나선다. 올 시즌 31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164이닝 넘게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3.12에 탈삼진 193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이 10개를 넘는다. 헛스윙을 끌어내는 힘으로는 리그 선발 가운데서도 상위권이다. 피안타율은 .232로 낮고, 좌타자와 우타자를 상대한 성적 차이도 거의 없다. 타순을 좌우로 섞어 공략하기 어려운 유형이다. 카발리의 최근 흐름은 더 좋다. 최근 다섯 번의 등판에서 28이닝을 던지며 6실점만 내줬고, 평균 5이닝 반 이상을 꾸준히 책임졌다. 최근 세 경기 투구수도 70구대에서 100구대 초반을 오가며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가장 짧게 던진 경기도 4이닝이어서, 초반에 무너져 불펜이 일찍 올라오는 그림은 잘 나오지 않았다. 볼넷도 많이 내주지 않는다. 탈삼진이 많은 투수에게 흔히 따라붙는 제구 불안이 크지 않다는 점이 카발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승부의 방향은 선발 이닝에서 갈린다. 카발리는 6이닝 가까이 버틸 수 있는 투수다. 리히는 최근 3이닝 남짓한 운영이 굳어졌고 타구 질도 좋지 않다. 여기에 우투수 상대 장타력과 최근 흐름에서 워싱턴 타선이 분명히 앞서 있고,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식어 있다. 세인트루이스 불펜이 떠안아야 할 이닝이 훨씬 많다는 점까지 더하면 원정팀 워싱턴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득점 흐름은 오버 쪽이다. 리히가 일찍 내려간 뒤 세인트루이스 중간 계투가 길게 버텨야 하는 구간, 그리고 카발리가 내려간 뒤 워싱턴 불펜이 흔들릴 수 있는 구간 두 곳에서 모두 점수가 나올 수 있다. 워싱턴이 5점 안팎, 세인트루이스가 4점 안팎을 내는 흐름이면 기준점 7.5는 넘어서게 된다. 리히의 홈 성적이 좋다는 점이 유일한 반대 요소다. 그러나 이닝 소화가 짧은 상황에서는 그 효과가 경기 전체를 좌우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