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선발 제리는 스무 번 선발로 나서 100이닝을 넘겼고 평균자책점은 3점대 초반이다. 수비와 무관한 투구 내용만 보면 이보다 더 좋아서 운이 따르지 않은 쪽에 가깝다. 피홈런이 9이닝당 0.3개 수준으로 매우 적어 한 방을 내주지 않는 유형이고, 탈삼진은 9이닝당 7개 정도다. 다만 이닝당 출루 허용이 1.28이라 주자를 적지 않게 내보내며 버티는 투구가 많다. 최근 다섯 번의 선발에서는 30이닝 가까이 던지며 15실점을 했는데, 경기당 6이닝 안팎을 먹어 주면서도 매번 3점 정도는 내줬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즌 평균보다 최근 흐름이 조금 무겁다. 가장 걸리는 부분은 홈과 원정의 차이다. 원정 11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점대 초반으로 안정적이었지만, 교세라돔 홈 9경기에서는 4점대 초반으로 크게 흔들렸다.
소소프트뱅크 선발 모이네로는 8월 중순 선발로 돌아선 뒤 다섯 번 마운드에 올라 다섯 번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실점은 한 경기도 2점을 넘기지 않았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0점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최근 세 경기만 봐도 흐름이 분명하다. 8월 25일 지바롯데 원정에서 115구로 9이닝 무실점 완봉을 해냈고, 9월 1일 니혼햄 원정에서는 111구로 8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직전 등판인 9월 8일 홈 니혼햄전에서는 102구로 6이닝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으며 1실점으로 막았다. 세 경기 연속 100구를 넘기면서도 이닝당 투구수가 13개에서 16개 사이에 머물렀다는 것은 볼넷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투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투구수는 조금씩 줄고 소화 이닝도 9이닝, 8이닝, 6이닝 남짓으로 내려온 점은 짚어 둘 만하다. 구위가 꺾였다기보다 상대 타선이 공을 오래 보면서 투구수를 끌어올린 경기로 읽힌다.
승패는 소프트뱅크 쪽으로 무게가 확실히 실린다. 선발, 불펜, 타격, 최근 흐름 어느 하나 오릭스가 앞서는 부분이 없다. 모이네로가 평소처럼 7이닝 가까이 끌어 주면 오릭스 타선이 뽑아낼 수 있는 점수는 1점에서 2점 정도로 보인다. 그 뒤를 마쓰모토와 오스나, 에르난데스, 스기야마가 이어받으니 후반 역전의 여지도 크지 않다. 반대로 제리는 홈에서 약했던 흐름을 끊어야 하는데, 상대는 지금 시즌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는 소프트뱅크다. 제리가 장타를 잘 억제하는 투수라 대량 실점까지 가지 않을 수는 있지만, 주자를 꾸준히 내보내는 유형이라 5회 전후로 3점에서 4점은 내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오릭스 중간 계투가 흔들리면 소프트뱅크가 한두 점을 더 보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