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조건은 콴트릴에게 유리한 쪽으로 겹친다. 나흘 휴식 후 등판인데 같은 간격으로 나섰던 네 차례 21이닝에서 등판당 1실점만 내줬다. 낮경기 평균자책 역시 2.13으로 야간의 3.14보다 확실히 낫고 오늘이 바로 낮경기다. 원정 성적이 3.61로 홈의 2.28보다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이 투수는 시즌 내내 선발과 구원을 병행한 자원이라 원정 기록의 절반 이상이 선발이 아닌 등판에서 쌓였다. 선발로 나선 경기만 추리면 원정에서의 하락 폭은 표면 수치만큼 크지 않다. 반면 낮경기는 일곱 번 중 다섯 번이 선발 등판이라 그 강세는 그대로 신뢰할 만하다. 결국 오늘 적용되는 두 조건 가운데 근거가 단단한 쪽이 낮경기 강세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는 173이닝 평균자책 2.55로 숫자만 보면 상대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 한정하면 사정이 다르다. 직전 등판이 9월 6일이라 일주일을 쉬고 나온다. 나흘 휴식으로 나섰을 때는 등판당 1.36실점, 닷새 휴식일 때도 1.86실점으로 짧은 간격에서 더 좋았던 반면 엿새 이상 쉰 뒤에는 12이닝 남짓에 평균자책이 8점대까지 올라갔다. 표본이 작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리듬이 끊겼을 때 초반 제구가 흔들리며 실점이 몰린다는 흐름은 분명하다. 낮경기 평균자책 3.01이 야간 2.20보다 나쁘다는 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내용을 더 파고들면 격차는 좁혀진다. 수비와 운을 걷어낸 기대 실점은 콴트릴 3.91, 로드리게스 4.34로 오히려 로드리게스 쪽이 나쁘다. 표면 평균자책의 1.7점 우위 대부분이 실제 투구 내용이 아니라 결과의 운에서 왔다는 뜻이다. 여기에 좌우 편차가 거의 없어 좌타든 우타든 똑같이 맞는다는 점까지 더하면, 최근 열 경기에서 좌완을 두들긴 텍사스 타선이 초반에 점수를 뽑을 길이 열려 있다. 최근 세 경기는 9월 6일 6이닝 1실점, 9월 2일 5이닝 3실점, 8월 26일 7이닝 무실점으로 한 경기가 흔들렸는데, 그 흔들린 경기가 5이닝에 그친 등판이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예상 총득점은 7점대 후반에서 8점 사이다. 텍사스가 초반에 두세 점을 앞서고 콴트릴이 6이닝을 버틴 뒤 알렉산더와 라츠로 마무리하는 그림이 가장 유력하다. 애리조나는 필승조가 온전해 추가 실점을 억제하겠지만, 타선의 장타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뒤집는 힘까지는 부족해 보인다. 유일한 변수는 두 선발 모두 실제 투구 내용이 표면보다 나쁘고 나란히 뜬공 유도형이라는 점으로, 둘 중 하나가 초반에 무너지면 총득점은 쉽게 두 자릿수로 튄다. 그 고비만 넘긴다면 4대 3 안팎의 접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