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은 로건 길버트를 앞세운다. 28경기 165이닝 11승 9패, 평균자책점 3.71에 WHIP 1.07로 시즌 전체 성적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최근 흐름이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25와 2/3이닝 15실점으로 흔들리고 있다. 직전 등판인 9월 4일 애슬레틱스전에서는 2회까지 최소 타자로 막다가 3회 한 이닝에만 홈런 네 방을 맞고 4와 2/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진은 10개를 잡았지만, 결국 몰린 공이 한꺼번에 장타로 연결됐다. 배럴 타구 허용률이 리그 하위권이라는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홈과 원정의 차이다. 길버트는 원정 평균자책점이 2점대 후반인데 홈에서는 4점대 중반으로 올라간다. 오늘 홈 마운드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5일 휴식 등판 성적과 낮 경기 성적은 좋은 편이지만, 좌타자 피안타율 .268은 텍사스 좌타 라인과 맞물린다. 피더슨, 시거, 니모, 카터로 이어지는 좌타자들은 모두 출루와 장타를 겸비한 타자들이다. 종합하면 디그롬은 6이닝 2~3실점, 길버트는 5이닝 안팎 3~4실점이 현실적인 그림이다. 구위와 최근 흐름, 오늘의 등판 조건까지 따지면 선발 싸움은 텍사스가 조금 앞선다.
텍사스는 제이콥 디그롬이 선발로 나선다. 올 시즌 27경기에서 143과 1/3이닝을 던져 10승 9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수비 영향을 걷어낸 투구 내용은 3점대 초반으로 훨씬 좋다. 삼진을 뽑아내는 능력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피안타율은 .225, WHIP는 1.12로 주자를 쉽게 내보내지 않는다. 시즌 볼넷도 38개로 9이닝당 두 개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 제구 불안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투수가 아니다.
최근 세 경기에서는 반등 흐름이 뚜렷하다. 8월 25일 화이트삭스 원정에서 4회를 채우지 못하고 8실점한 뒤 크게 자존심이 상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등판인 애슬레틱스전에서 7이닝 동안 안타 하나만 내주고 볼넷 없이 삼진 8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은 패스트볼에 힘이 넘쳤고 슬라이더가 94마일까지 찍힐 만큼 구속도 전성기에 가까웠다. 9월 5일 탬파베이전 역시 6이닝 4피안타 2실점, 볼넷 하나에 삼진 7개를 기록했고 90구 안에서 깔끔하게 마쳤다. 한 번 크게 무너진 뒤 두 경기 연속 제 몫을 해냈다는 점에서 구위와 컨디션 모두 올라와 있다고 봐도 된다.
기준점 6.5는 두 에이스의 맞대결과 투수 친화 구장을 반영한 낮은 숫자다. 하지만 길버트의 최근 장타 허용, 두 선발의 이닝 소화가 5~6이닝에 머물 가능성, 무너져 있는 시애틀 불펜, 양 팀 최근 경기의 높은 합산 득점을 함께 놓고 보면 7점 이상이 나올 여지가 충분하다. 시애틀 타선도 좌타 라인을 앞세워 디그롬에게서 점수를 뽑을 힘은 있다. 결국 양 팀이 모두 점수를 내는 가운데 후반 불펜 싸움에서 텍사스가 한 발 앞서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본다. 예상 스코어는 텍사스 5대 3 안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