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선발 구리는 올 시즌 2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140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 3.20을 기록 중이다. 등판당 6.1이닝을 책임지는 이닝 이터 유형이고, 9이닝당 탈삼진 8.45개에 삼진 비율 22.3%로 구위 자체는 확실하다. 문제는 볼넷 비율 9.6%다. 주자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경기가 섞여 있다는 뜻이고, 실제로 자책점 기준 3.20인 평균자책이 실점 전체로 환산하면 3.77까지 올라간다. 수비 도움까지 감안하면 실제 체감 실점은 기록보다 반 점가량 무겁다. 홈과 원정 구분은 다소 역설적이다. 교세라돔에서의 자책 기준 평균자책은 3.03으로 원정 3.41보다 낫지만, 실점 전체로 보면 홈 3.49와 원정 4.12의 격차로 좁혀진다. 즉 홈에서 특별히 압도적인 유형은 아니고, 실책성 실점이 홈에 몰려 있다. 대신 야간 경기 2.92, 주간 3.53으로 밤에 확실히 안정적이라 오늘 18시 개시는 유리한 조건이다. 좌타 상대 피안타율 .239, 우타 상대 .201로 좌타에 약점이 뚜렷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세이부 선발 스가이는 시즌 7경기 선발 등판에 38⅓이닝, 평균자책 3.05로 숫자만 놓으면 구리보다 낫다. 등판당 5.5이닝으로 이닝 소화력은 한 단계 아래지만, 5월에 남긴 마지막 세 경기가 7이닝 1실점, 5이닝 1실점, 6이닝 2실점으로 내용이 대단히 깔끔했다. 좌타 상대 피안타율 .197로 좌타 봉쇄력이 확실하고, 야간 평균자책 2.25는 주간 5.23과 비교하면 거의 다른 투수 수준이다. 원정 등판 평균자책도 2.70으로 낮다. 다만 경계해야 할 지점이 세 가지다. 첫째, 9이닝당 탈삼진이 4.70에 불과해 삼진으로 위기를 끊는 유형이 아니다. 인플레이 타구에 결과를 맡기는 스타일이라 수비와 타구 운의 진폭이 크다. 둘째, 땅볼 대 뜬공 비율이 8.92 대 10.80으로 뜬공이 더 많은 투수인데, 오늘 경기장이 타구가 뻗는 실내구장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셋째, 5월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름이 빠져 있었던 만큼 실전 감각과 투구 수 관리라는 변수가 남는다. 오릭스 상대 통산 성적 역시 평균자책 7.71에 2패로 구리와 판박이다.
승부는 좌우 매치업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세이부는 좌타 다섯 명이 좌타에 약한 구리를 상대하고, 오릭스는 좌타 여섯 명이 좌타를 봉쇄하는 스가이를 만난다. 방망이가 함께 식은 상황에서 이 상성 차이는 그대로 득점 차로 이어지기 쉽다. 여기에 구리의 최근 세 경기 실점 패턴과 세이부 상대 통산 부진까지 겹치면 원정팀 쪽 우위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총득점은 두 선발 모두 5이닝 안팎에서 물러날 공산이 크고 양 팀 불펜이 합쳐 여덟 이닝 가까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7점대 초반이 자연스러운 착지점이다. 타선 침체와 구장의 중앙값을 감안하면 기준점을 살짝 넘기는 수준의 근소한 판단이며, 오릭스가 직전 경기처럼 한 이닝에 몰아치는 그림이 나오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반대로 두 선발이 모두 5회를 넘겨 버티면 언더로 미끄러질 여지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