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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분석
[쿨티비] 10월 31일 V리그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스포츠중계
2026-10-31
26 hit
쿨분석



컵대회가 남긴 흐름

두 팀의 시즌 첫 대결은 사실상 컵대회의 연장선입니다. 대한항공은 여수 컵대회에서 현대캐피탈을 두 번 만나 두 번 모두 이겼습니다. 조별리그 최종전은 25-21, 25-19, 25-20 셧아웃이었고, 결승은 26-24, 21-25, 25-23, 25-21의 3-1 승리로 5전 전승 우승을 완성했습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이 3승 3패, 챔피언결정전이 5차전 혈투였던 것과 비교하면 흐름이 대한항공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벤치 변수도 정리됐습니다. 헤난 감독은 컵대회 도중 허리 디스크 수술로 자리를 비웠지만 화요일 훈련부터 복귀했고, 개막전 지휘에 문제가 없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홈 계양에서 사령탑까지 돌아온 대한항공이 출발선에서 한 걸음 앞서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 매치업

대한항공 케트진스키는 첫 공식 대회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컵대회 5경기에서 96점을 올렸고, 결승에서는 양 팀 최다 25점으로 MVP를 가져갔습니다. 정통 아포짓이지만 임동혁과 함께 쓰기 위해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렸고, 경기 중 다시 아포짓으로 옮기며 상대 블로킹에 혼선을 줬습니다. 다만 아직은 아포짓으로 설 때 공격이 더 날카롭고, 리시브는 적응 단계입니다.


현대캐피탈 레오는 기복이 컸습니다. 조별리그 맞대결에서는 9득점에 그쳤지만 결승에서는 높은 순도로 24점을 몰아쳤습니다. 결승 2세트처럼 레오의 서브가 터지는 구간은 대한항공도 연속 실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레오가 초반부터 리듬을 타느냐, 그리고 리시브 부담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지느냐가 현대캐피탈 공격 전체의 온도를 결정합니다.


 


아시아쿼터, 세터와 아포짓의 다른 선택

두 팀의 아시아쿼터 활용법은 정반대입니다. 대한항공은 일본인 세터 류를 데려왔습니다. 남녀부를 통틀어 아시아쿼터를 공격수가 아닌 자리에 쓴 유일한 팀입니다. 한선수와 류, 임동혁과 케트진스키를 엮는 더블 스위치로 세트 후반 전위 화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 마흔을 넘긴 한선수의 체력 관리에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현대캐피탈의 장추안은 높이를 보고 데려온 카드입니다. 중국 리그 MVP를 세 차례 받은 2미터대 아포짓으로, 높이가 아쉬웠던 자리를 메우려는 영입이었습니다. 문제는 합류 시점이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컵대회 직전에야 팀에 들어오면서 흔들린 리시브나 2단 연결 처리에서 범실이 잦았고, 결승에서는 7득점에 범실 5개를 남긴 채 신호진에게 자리를 넘겼습니다. 블랑 감독도 세터와 아직 맞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일주일 사이 이 호흡이 얼마나 올라왔는지가 오늘 현대캐피탈의 첫 번째 체크 포인트입니다.


 


아웃사이드 히터와 리시브

오늘 승부의 핵심은 여기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레오와 허수봉이 리시브 라인에 서는 구조라 상대 목적타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블랑 감독은 결승 패인으로 플로터 서브 리시브 실패와 사이드아웃 부진을 첫손에 꼽았습니다. 리시브가 흔들리자 중앙도 죽었습니다. 결승에서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들은 공격 득점이 1점씩에 그쳤는데, 대한항공 김규민은 속공으로만 12점을 냈습니다.


블랑 감독이 내놓은 해법은 신호진입니다. 리시브가 되는 아포짓이라 아웃사이드 자리까지 돌려 쓰겠다고 했고, 홍동선도 비시즌 리시브 훈련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전력과의 4강에서 신호진을 넣자 레오 중심의 공격이 살아났습니다. 다만 신호진이 들어가면 장추안의 높이를 포기해야 하는 맞교환이라, 이 선택 자체가 현대캐피탈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세터 이준협도 컵대회 당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기간이 짧아 아직 완성도가 덜하다고 털어놨습니다.


대한항공은 주장 정지석이 중심을 잡습니다. 결승에서 14점에 서브 득점까지 보탰고, 정한용은 벤치에서 들어올 때마다 흐름을 바꿨습니다. 조별리그 맞대결 1세트 20-21에서 정한용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5점을 내리 따낸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리베로 이상욱은 컵대회 전 경기 선발로 후방을 지켰습니다. 케트진스키의 리시브가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는 점은 약한 고리지만, 정지석과 이상욱이 받쳐주는 범위가 넓어 현대캐피탈보다는 안정적입니다.


 


총평

182.5라는 기준점은 결국 몇 세트까지 가느냐의 싸움입니다. 이번 컵대회 두 차례 맞대결이 정확히 그 경계를 보여줬습니다. 조별리그 셧아웃은 세 세트 모두 대한항공이 4~6점 차로 정리하며 총 135점에 그쳤고, 접전이 이어진 결승 4세트 경기는 총 190점이 나왔습니다. 3-0이면 기준점에 한참 못 미치고, 4세트까지 가면서 세트마다 듀스 언저리 접전이 한두 번만 섞여도 기준점을 넘깁니다.


대한항공의 우위는 분명합니다. 한선수가 측면과 중앙을 섞는 운영, 김규민·김민재의 속공, 헤난 감독이 말한 실질적 주전 10명의 두께에서 앞섭니다. 그래도 셧아웃보다는 한 세트를 내주는 그림에 더 무게를 둡니다. 레오의 서브가 터지는 구간이 결승에서 이미 세트를 가져갔고, 장추안과 세터가 일주일 더 손발을 맞춘 만큼 현대캐피탈의 높이는 컵대회보다 나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결승에서 범실 31개를 쏟아낸 점도 랠리를 길게 만들고 점수를 부풀리는 요소입니다. 여기에 시즌 개막전 특유의 긴장감,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세트마다 서로 서브를 강하게 넣는 흐름을 감안하면 세트당 득점이 낮게 끊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위험 요소는 조별리그의 재현입니다. 현대캐피탈의 리시브가 초반부터 무너지면 대한항공이 세트마다 일찌감치 달아나며 셧아웃으로 끝날 수 있고, 이 경우 언더가 확정적입니다. 결국 현대캐피탈이 사이드아웃을 얼마나 버티느냐가 승패보다 득점 총합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대한항공 승리를 기본값으로 두되, 경기는 4세트 이상 이어지며 기준점을 소폭 넘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