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전 매치업과 에이스 대결
샌안토니오는 지난 6월 파이널 무대까지 밟았던 전력을 거의 그대로 들고 왔다. 오프시즌 움직임이라고 해 봐야 베테랑 포워드 해리스를 데려오고 신인 퀘인턴스를 뽑은 정도인데,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 결국 지난 시즌 주축이 그대로 코트에 서는 셈이고, 달라진 건 하퍼의 위치다. 2년 차 하퍼가 선발로 올라서면서 폭스, 캐슬, 하퍼 세 명의 볼핸들러가 동시에 뛰고 배슬이 파워포워드 자리를 맡는 작은 라인업이 됐다. 하퍼는 30분 넘게 뛰며 팀 내 두 번째 득점원으로 자리를 굳혔고, 폭스가 10점 언저리에 머무는 날에도 공격이 끊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웸반야마다. 개막 두 경기를 썬더와 로키츠에 연달아 내줄 때만 해도 본인 입으로 판단 실수를 인정할 만큼 흔들렸지만, 이후 7연승 동안은 전혀 다른 선수였다. 미네소타전 43점에 이어 수요일 댈러스전에서는 52점 24리바운드 8블록으로 커리어 하이를 갈아치웠고, 하루 쉬고 나선 새크라멘토 원정에서도 26분만 뛰고 30점 14리바운드를 올렸다. 시즌 초 50개를 던져 12개밖에 넣지 못했던 3점도 킹스전에서 6개 중 4개를 꽂으며 감을 되찾는 모양새다.
포틀랜드는 오프시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새 구단주 체제에서 미네소타 수석코치 출신 미카 노리 감독을 1년 계약으로 데려왔고, 아킬레스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쉰 릴라드가 돌아왔다. 멤피스에서 모란트까지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모란트는 이번에도 결장이다. 그래서 공격의 1옵션은 여전히 아브디야다. 덴버전 28점, 피닉스전 21점 12어시스트, 레이커스전 22점 11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득점과 배급을 한꺼번에 떠안고 있고, 릴라드가 승부처 마무리를 맡는 구조다.
이 경기의 핵심 매치업은 두 곳이다. 하나는 골밑의 클링건 대 웸반야마다. 클링건은 덴버 원정 17점 18리바운드, 피닉스전 24점 11리바운드로 개막 후 가장 성장한 선수라는 평을 듣는다. 다만 웸반야마를 상대로는 득점보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버텨 주는 쪽이 현실적인 목표다. 다른 하나는 아브디야와 배슬의 체격 차이다. 샌안토니오가 작은 라인업을 쓰는 만큼 아브디야가 포스트업과 돌파로 파고들 틈이 생기고, 미치 존슨 감독이 캐슬을 언제 아브디야에게 붙이느냐가 초반 흐름을 가를 수 있다.
가드 맞대결은 폭스와 릴라드다. 개막전 썬더전에서 감정 조절에 실패하며 흐름을 넘겨줬다는 현지 비판을 받았던 폭스는 이후로는 하퍼, 캐슬과 공을 나누며 한발 물러선 역할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릴라드는 복귀 후 20점대 경기를 여러 차례 만들며 SI 포틀랜드 담당 기자로부터 팀에 안정감을 주는 존재라는 평을 받았다. 4쿼터 승부처 1옵션 대결만 놓고 보면 릴라드의 한 방이 포틀랜드가 기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총평
포틀랜드는 아브디야, 릴라드, 클링건으로 이어지는 축이 탄탄하고 홈 이점도 있다. 하지만 백코트 결장자가 셋이나 되고, 바로 전날 드러난 턴오버 문제를 하루 만에 고치기는 쉽지 않다. 샌안토니오는 7연승 동안 공수 모두 웸반야마를 중심으로 정리됐고, 연전 조건이 같다면 벤치 깊이에서 앞선다. 점수 차는 4쿼터 웸반야마의 출전 시간에 달렸지만 5점 이상 벌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언오버는 연전에 따른 슛 감각 저하와 웸반야마의 림 보호를 근거로 기준점 아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