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선수 매치업
10월 26일 월요일 저녁 7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리는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은 외국선수 구성이 정반대라는 데서 시작한다. 고양 소노는 지난 시즌 준우승 뒤 외국선수 두 자리를 모두 바꿔 자니 오브라이언트와 스카티 제임스를 데려왔다. 둘 다 골밑과 외곽을 오가는 빅맨이다. 창원 LG는 아셈 마레이 옆에 196cm 가드 아치 굿윈을 붙였다. 리그 대부분이 빅맨 두 명을 고를 때 혼자 다른 길을 간 셈이다.
이 차이는 외국선수 두 명이 함께 뛰는 2·3쿼터에 가장 크게 드러난다. 고양 소노는 오브라이언트가 안쪽을 지키고 제임스가 4번 자리에서 리바운드와 중거리 슛을 맡는 그림이 된다. 창원 LG는 이 시간에 타마요나 양홍석이 상대 빅맨 한 명을 막아야 한다. 직전 SK전이 이 약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1쿼터를 19점 차로 앞서고도 2·3쿼터에만 20점을 뒤져 결국 1점 차로 졌다. 조상현 감독이 시즌 전부터 높이 싸움을 걱정한 이유가 경기 내용으로 확인된 셈이다.
변수는 마레이다. 지난주 현대모비스전에서 한 경기 34리바운드로 KBL 새 기록을 썼을 만큼 리바운드와 패스는 여전히 리그 최상위다. 문제는 슛 정확도다. 한국 무대 다섯 시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그런데 고양 소노의 골밑 수비가 리그에서 가장 헐겁다. 2점슛과 페인트존 허용이 모두 최하위권이어서, 마레이의 손끝이 살아나기 좋은 상대를 만났다.
4쿼터 1옵션 대결은 오브라이언트 쪽에 무게가 실린다. 평균 23점을 넣으면서 3점까지 던지는 빅맨이라 마레이를 바깥으로 끌어낼 수 있고, 3연승 동안 이정현과의 2대2가 확실한 득점 루트가 됐다. 창원 LG는 4쿼터에 수비와 리바운드를 택해 마레이를 둘지, 해결 능력을 택해 굿윈을 둘지 고민해야 한다. 굿윈은 스스로 원래 포인트가드라고 말할 만큼 공을 오래 쥐는 스코어러다. 하지만 마레이를 빼는 순간 오브라이언트를 막을 높이가 사라진다.
프론트 코트와 백코트의 상성
백코트의 득점 총량은 거의 같다. 고양 소노는 이정현, 이재도, 김진유에 사실상 핸들러 역할을 하는 켐바오가 더해지고, 창원 LG는 양준석, 유기상, 굿윈, 윤원상이 돌아간다. 차이는 성격에 있다. 고양 소노 백코트는 어시스트를 더 많이 만들고, 창원 LG는 실책을 거의 하지 않는다. 창원 LG의 팀 실책은 리그에서 가장 적고, 양준석은 한 경기에 실책 하나를 할까 말까다. SK전에서는 16점에 12어시스트까지 올렸다.
프론트코트에서는 득점과 제공권이 갈린다. 고양 소노는 외국선수 둘이 합쳐 40점 가까이 넣고, 둘 다 3점이 가능해 코트를 넓게 쓴다. 창원 LG는 마레이가 팀 배급의 중심이고 최근 세 경기 리바운드 우위도 뚜렷하다. 고양 소노가 외곽과 공간으로 점수를 쌓고, 창원 LG는 마레이를 축으로 골밑과 세컨드 찬스를 노리는 구도다.
창원 LG가 뛰지 않는 팀이라는 점도 짚어둘 만하다. 고양 소노는 속공 실점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이다. 하지만 상대가 템포를 올리지 않으면 이 약점은 생각보다 덜 드러난다.
총평
고양 소노 쪽으로 기우는 근거는 세 가지다. 홈 코트, 살아난 이정현, 그리고 2·3쿼터 높이 우위다. 창원 LG의 외국선수 구성은 빅맨 수비 부담을 국내 포워드에게 넘기는데, 오브라이언트와 제임스 조합은 바로 그 약점을 찌를 수 있는 유형이다.
다만 점수 차를 크게 벌리기는 쉽지 않다. 창원 LG는 실책이 거의 없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고, 마레이의 리바운드에 유기상의 외곽이 붙으면 끝까지 따라붙을 힘이 있다. 3.5점 핸디캡은 홈팀이 4점 이상 이겨야 하는 조건이라 빡빡하다. 그래도 4쿼터 1옵션 싸움에서 오브라이언트와 이정현 조합이 앞선다고 보면 근소하게 고양 소노 쪽이다.
총점은 느린 템포에 무게를 둔다. 두 팀 모두 공격 횟수가 적고 창원 LG가 속도를 올리지 않는 만큼 169.5점은 조금 높아 보인다. 다만 고양 소노의 3점이 터지는 날이라면 오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