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발
일본시리즈 첫 판은 두 우완의 맞대결입니다. 소프트뱅크는 개막전 마운드를 맡았던 우와사와 나오유키를, 요코하마는 스물네 살 이시다 유타로를 내세웠습니다. 단기전 첫 경기의 무게를 생각하면 양 팀 모두 경기를 무너뜨리지 않을 투수를 고른 셈입니다.
우와사와는 올 시즌 22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와 135이닝 넘게 던졌고 평균자책점 2.39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꾸준히 먹어주는 유형이라 불펜 부담을 덜어주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최근 흐름도 좋습니다. 정규시즌 마지막 다섯 번의 등판에서 33이닝 동안 6점만 내줬고,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무대에서도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습니다. 그 뒤 8일을 쉬고 오르는 마운드라 체력 걱정은 없습니다.
홈과 원정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홈 평균자책점은 3점대 초반이었지만 원정 10경기에서는 1점대 중반까지 내려갔습니다. 야간 경기 평균자책점도 2점대 초반으로 낮 경기보다 오히려 낫습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 초반, 피장타율 3할 초반이라는 숫자는 오른손 타자가 절반을 넘는 요코하마 타선을 상대로 의미가 큽니다. 이닝당 출루 허용이 1.12에 그칠 만큼 볼넷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장면도 드물었습니다. 9이닝당 탈삼진이 8개 중반대를 시즌 막판까지 유지했으니 구위가 떨어졌다고 볼 근거도 찾기 어렵습니다. 다만 수비와 무관한 투구 지표가 평균자책점보다 반 점가량 높고, 득점권에서 버텨낸 비율이 유독 높았습니다. 운이 어느 정도 따른 시즌이었다는 뜻입니다. 피홈런도 9이닝당 0.86개로 아주 적은 편이 아니라 실투 하나가 담장을 넘길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올해 요코하마전 등판은 없었습니다. 대신 안방을 지키는 야마모토 유다이가 5월까지 요코하마 유니폼을 입고 있었습니다. 상대 타자들의 습관을 누구보다 잘 아는 포수가 사인을 낸다는 건 첫 경기 볼배합에서 작지 않은 무기입니다.
이시다는 20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습니다. 승수는 적지만 내용은 오히려 우와사와보다 좋은 부분이 있습니다. 수비와 무관한 지표는 2.50으로 평균자책점보다 낮습니다. 9이닝당 볼넷은 2개 남짓, 피홈런은 0.5개 수준입니다. 볼넷과 장타를 함께 억제하니 큰 이닝을 좀처럼 내주지 않습니다. 여름부터 크게 휘는 스위퍼 대신 짧게 꺾이는 커터를 섞기 시작하면서 레퍼토리가 넓어졌고, 7월에는 120구로 1피안타 완봉을 해내기도 했습니다.
걱정거리는 장소와 시간입니다. 이시다는 원정 평균자책점이 2.72인데 홈에서는 3.06으로 조금 높고, 야간 경기는 3.25로 낮 경기보다 확연히 나빴습니다. 오늘이 바로 홈 야간 경기입니다. 정규시즌 마지막 다섯 등판은 29이닝 남짓에 9실점으로 무난했고,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서는 78구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그 뒤로 12일을 쉬었기 때문에 초반 실전 감각이 관건입니다. 본인은 1회부터 전력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했지만, 평균 소화 이닝이 6회 초반 정도라 우와사와보다 한 이닝가량 짧습니다.
좌우 상성은 이시다 쪽이 낫습니다.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 초반, 피장타율이 3할 초반이라 왼손 타자가 줄줄이 나오는 소프트뱅크 타선과 맞붙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올해 소프트뱅크전 등판은 없었습니다. 2024년 프로 데뷔 첫 선발 상대가 소프트뱅크였다는 인연 정도만 있습니다. 선발 싸움만 놓고 보면 이닝 소화와 안정감은 우와사와가, 세부 지표와 좌우 상성은 이시다가 앞섭니다. 실점 기대치는 우와사와가 근소하게 낮다는 판단입니다.
총평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리그 평균보다 점수가 조금 더 나는 구장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성향을 상쇄할 조건이 여럿 겹쳤습니다. 지명타자가 없는 센트럴리그 구장의 일본시리즈 경기는 대체로 점수가 덜 났습니다. 경기 초반 약한 비가 예보돼 있고 기온도 17도 안팎이라 타구가 멀리 뻗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비로 경기가 중단되면 선발이 일찍 내려갈 수 있다는 점만 변수로 남습니다. 시즌 성적은 91승을 거둔 소프트뱅크가 71승 69패의 요코하마를 크게 앞서고, 원정 경기력에서도 소프트뱅크가 우위입니다.
경기 그림은 이렇게 그려집니다. 우와사와가 원정에서 보여준 안정감대로 6회 이상을 막고, 소프트뱅크가 쓰모리와 에르난데스, 마쓰모토 유키, 스기야마로 이어지는 뒷문으로 잠그는 흐름입니다. 이시다는 좌타자가 많은 소프트뱅크 타선을 상대로 초반을 버틸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홈 야간 경기에서 약했던 점과 12일 공백을 감안하면 중반에 한두 번은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고비가 6회와 7회, 요코하마 불펜의 연결 구간과 맞물리면 승부가 갈릴 것입니다. 요코하마가 이기려면 마키의 한 방으로 선취점을 내고 레이놀즈까지 최소 실점으로 이어가야 하는데, 지금 타선의 흐름으로는 그 시나리오의 문이 좁습니다.
양 팀 선발 모두 볼넷과 장타를 잘 억제하는 투수이고, 불펜도 일주일 넘게 쉬어 가장 좋은 상태로 나섭니다. 점수가 많이 나는 경기보다는 3대2, 4대2 정도의 접전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소프트뱅크가 근소하게 앞서 첫 경기를 가져가고, 총점은 기준점 아래에서 정리될 것으로 봅니다.
최종 예상: 소프트뱅크 승리, 언더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