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 매치업
고양 소노는 비시즌에 외국선수 두 자리를 모두 바꿨다. 정관장에서 뛰던 오브라이언트와 새 얼굴 제임스로 판을 새로 짰다. 개막전을 이긴 뒤 원정 4연전을 내리 내주며 톱니가 맞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홈으로 돌아온 뒤부터 오브라이언트가 공격의 중심을 확실히 잡았다. 경기당 23점에 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고, SK전 29점에 이어 주중 대만 원정으로 치른 동아시아슈퍼리그 경기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42점을 쏟아냈다. 픽앤팝 이후 외곽까지 던지는 빅맨이라 상대 센터를 바깥으로 끌어내는 효과가 크다. 제임스도 17점대에 8리바운드 가까이 보태며 두 번째 옵션 역할을 착실히 해내고 있다.
부산 KCC는 롱과 킹 조합이다. 롱은 경기당 13개 넘는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골밑의 기둥이고, 킹은 23점 가까이 넣으면서 3점도 던지는 족족 절반 가까이 꽂고 있다. 외국선수 두 명이 함께 뛰는 2·3쿼터는 양 팀 모두 득점원이 넘쳐나는 구간이다. 오브라이언트와 제임스가 바깥과 안을 오가며 몰아치면, KCC는 롱의 골밑과 킹의 외곽으로 곧바로 맞불을 놓는다. 높이에서는 KCC가 조금 앞서지만, 이 구간은 막는 싸움보다 주고받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명만 뛰는 4쿼터로 넘어가면 1옵션의 해결 능력이 갈린다. 오브라이언트는 승부처에서 외곽까지 책임질 수 있는 해결사 유형이고, KCC는 올 시즌 4쿼터마다 점수를 잃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이 대결은 소노 쪽 손을 들어주고 싶다. 다만 사흘 전 해외에서 연장까지 뛴 오브라이언트의 체력이 변수다. 공격보다 수비에서 먼저 발이 무거워질 수 있고, 그 틈을 KCC가 득점으로 파고들 여지가 있다.
프론트 코트와 백코트의 상성
포지션별로 나눠 보면 두 팀의 색깔이 뚜렷하게 갈린다. 소노는 프론트코트 득점이 KCC보다 경기당 8점 이상 많다. 그런데 정작 페인트존 득점은 리그에서 가장 적다. 안으로 파고들기보다 바깥에서 던지는 팀이라는 뜻이다. 3점 시도는 리그에서 가장 많고, 최근 세 경기에서는 열 개를 던지면 네 개 넘게 들어갔다. SK 원정에서 3점 16개를 꽂아 넣은 장면이 지금 소노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KCC는 반대로 골밑에서 점수를 만든다. 페인트존 득점이 소노보다 훨씬 많고, 롱이 걷어내는 리바운드에서 파생되는 두 번째 기회도 꾸준하다. 백코트에서는 허훈이 15점 넘게 넣으면서 어시스트를 9개 가까이 뿌린다. 볼 운반과 경기 조립은 사실상 그의 몫이다. 소노 백코트는 시즌 초반에는 조용했지만 최근 들어 득점 생산이 확 늘었다. 이정현의 슛감이 살아난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 경기는 소노의 외곽과 KCC의 골밑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구조인데, 문제는 양쪽 모두 상대 무기를 막을 방패가 약하다는 점이다. KCC의 외곽 수비는 소노 슈터들을 질식시킬 만큼 촘촘하지 않고, 소노는 최근 세 경기에서 페인트존 실점이 오히려 늘었다. 지난 시즌 우승을 함께한 장신 포워드 두 명이 떠난 KCC는 소노가 오브라이언트를 바깥으로 빼낼 때 골밑을 지킬 자원이 부족하고, 소노는 롱이 안으로 밀고 들어올 때 버텨줄 힘이 모자란다. 서로 강점이 상대 약점에 그대로 꽂히는 매치업이다.
총평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두 팀의 첫 리턴매치다. 그때는 KCC가 웃었지만 지금의 흐름은 소노 쪽이다. 오브라이언트와 이정현이 동시에 달아오르며 공격이 살아났고, KCC는 수비와 4쿼터 집중력에서 계속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승패만 놓고 보면 소노를 고르는 데 큰 망설임은 없다.
다만 5.5점은 쉽게 넘길 숫자가 아니다. 소노는 대만 연장전의 여파를 안고 홈으로 돌아왔고, 원래 1쿼터에 늦게 시동이 걸리는 팀이다. KCC는 롱의 골밑 장악과 허훈의 운영, 킹의 외곽으로 끝까지 따라붙을 힘이 있다. 소노가 2·3쿼터 화력으로 앞서 나가고 KCC가 빠른 템포로 추격하는, 양 팀 모두 80점대 후반에서 90점 언저리를 오가는 난타전 속 소노의 3~5점 차 승리가 가장 그럴듯한 그림이다.
고양 소노 승 / 핸디캡 부산 KCC +5.5 / 175.5 기준 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