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탬파베이는 이번 시리즈 1차전에 에이스 드루 라스무센 대신 닉 마르티네즈를 올린다. 현지에서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다만 이 선택에는 근거가 있다. 마르티네즈는 올해 31경기에 선발로 나서 180이닝을 던졌고 15승 6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이 투수의 진짜 강점은 원정에서 나온다. 원정 16경기 평균자책점이 2.38로 홈(3.90)보다 확연히 좋았고, 이번 포스트시즌 두 차례 등판도 모두 원정이었다.
최근 세 경기 흐름도 안정적이다. 정규시즌 막바지 양키스타디움 원정에서 6이닝 2실점에 삼진 7개를 잡았다.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는 예기치 못한 변수로 4회 도중 내려왔지만 2실점으로 버텼다.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가을 무대 합계는 9이닝 3실점이고 볼넷은 3개뿐이다.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유형이 아니라 체인지업과 커터로 타이밍을 뺏는 투수다. 시즌 내내 리그 최상위권의 볼넷 억제력을 보여줬다는 점이 이번에도 가장 믿을 만한 무기다. 이번 등판은 5일 휴식 후다. 탬파베이 선발진이 시즌 내내 4일보다 긴 휴식 간격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에 루틴상 가장 익숙한 조건이다. 브루어스와는 개막 직후 바로 이 구장에서 만나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기억도 있다.
밀워키 선발 제이콥 미시오로브스키는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투수다. 174이닝 동안 16승 5패, 평균자책점 1.80, 삼진 252개로 리그를 지배했고 사이영상이 유력하다. 그런데 10월 들어서는 내용이 묘하게 달라졌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은 4이닝 2실점에 투구수 88개,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은 4⅓이닝 1실점에 94개를 던졌다. 두 경기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했다. 맞아 나간 타구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커트였다. 상대 타자들이 파울로 버티면서 투구수가 불어났다.
현지 분석에 따르면 포심 평균 구속은 정규시즌 100.6마일에서 포스트시즌 101마일로 오히려 올랐다. 대신 공의 수직 움직임이 줄었다. 헛스윙은 눈에 띄게 줄고 파울은 크게 늘었다. 정규시즌 막판 흐름도 짚어야 한다. 9월 네 차례 등판에서 21이닝 동안 볼넷 8개를 내주며 제구가 흔들렸다. 시즌 최종전에서는 5⅓이닝 무실점으로 반등했지만, 구단이 이닝을 관리한 흔적이 분명하다.
이번 등판은 무려 11일 만이다. 휴식으로 몸은 충분히 회복됐을 것이고, 그동안 패스트볼의 움직임을 손봤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실전 감각이 무뎌져 초반 제구가 흔들릴 위험도 있다. 미시오로브스키 본인도 탬파베이가 파울로 버티는 접근을 들고 올 것이라며 스트라이크존을 공격적으로 채우겠다고 말했다. 홈에서는 등판일이 축제처럼 여겨질 만큼 압도적이었던 투수라 홈 이점은 확실히 밀워키 쪽에 있다. 그래도 현실적인 기대치는 5이닝 안팎, 1~2실점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
총평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는 개폐식 지붕이 있는 구장이다. 늦가을에는 지붕을 닫고 치르는 경우가 많아 날씨 변수가 거의 없고, 타자에게 특별히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다. 홈에서 55승 26패를 거둔 밀워키의 홈 승률과, 원정에서 반타작을 조금 넘긴 탬파베이의 원정 승률 차이는 작게나마 밀워키 쪽에 힘을 싣는다.
경기 구도는 비교적 명확하다. 마르티네즈는 원정에 강하고 볼넷을 거의 주지 않는다. 5이닝에서 6이닝 사이를 2실점 안팎으로 막아줄 가능성이 높다. 미시오로브스키는 투구수 관리가 관건이라 5회 언저리에서 마운드를 넘길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 뒤를 받치는 밀워키 불펜이 이번 가을 가장 단단했기 때문에 조기 강판이 곧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탬파베이는 장타가 부족한 타선이 미시오로브스키의 강속구와 애시비, 우리베, 메길로 이어지는 불펜을 상대로 3점 이상 뽑아내기 쉽지 않다. 밀워키 역시 마르티네즈와 베이커가 이끄는 탬파베이 마운드를 상대로 큰 이닝을 만들기 어렵다.
승부는 6~7회 연결 구간과 한 번의 출루 이후 주루 싸움에서 갈릴 것으로 본다. 그 구간의 불펜 깊이, 승부처 타격, 홈 이점까지 고려하면 밀워키가 근소하게 앞선다. 양 팀 선발의 실점 억제력과 리그 최상위권 불펜, 장타가 귀한 두 타선의 성격을 감안하면 총득점은 5점 안팎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점 6.5는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