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이로운이다. 지난해 필승조였다가 올해 부진을 겪었고, 이숭용 감독이 8킬로그램 감량을 시킨 뒤 9월부터 선발로 돌렸다. 이 감독은 시즌 막판 선발로 시험해 본 다음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붙이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선발로 나선 네 경기는 22⅓이닝 10실점, 경기당 5이닝 반 정도를 던졌다. 최근 세 번을 보면 9월 9일 두산전 6⅔이닝 무실점 9탈삼진, 17일 NC전 7이닝 1실점으로 연달아 호투했다가 10월 3일 NC전에서 4⅔이닝 7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닷새를 쉬고 나선 등판은 두산전 한 번이었는데 그날이 가장 좋았고, 이번에도 닷새 휴식이다. 나흘 휴식 후 선발 등판은 아직 없다. 걸리는 부분도 분명하다. 선발 네 번이 전부 원정이었고 문학에서는 구원으로만 던져 평균자책점이 8점대다. 유일한 낮 경기 선발이 바로 그 7실점 경기였다. 삼성 상대로는 다섯 번 모두 구원으로 나와 4⅓이닝 4실점인데, 6월 한 경기에서 1이닝 4실점한 것이 전부다. 볼넷이 리그 평균보다 잦고 뜬공이 많은 투수라, 담장이 가까운 문학에서 주자를 쌓아 놓고 큰 것 한 방을 맞는 그림은 피해야 한다.
삼성은 사토시를 선발로 올린다. 한국에 온 뒤 열여섯 번을 전부 구원으로만 던진 투수이고, 한 번에 가장 길게 던진 것이 10월 3일의 2이닝, 공 29개였다. 박진만 감독이 2위를 확정한 뒤 포스트시즌 준비로 방향을 튼 만큼, 이번 등판은 긴 이닝을 맡긴다기보다 플레이오프에서 쓸 우완 불펜 카드를 조금 더 길게 점검하는 성격으로 보는 편이 맞다. 최근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다. 직전 다섯 번의 등판에서 4⅓이닝 2실점이었고, 그중 가장 가까운 두 번은 2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9월 초 다섯 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자 박 감독이 중요한 역할을 맡기겠다고 한 뒤로는 벤치의 신뢰도 올라와 있다. 문제는 장타다. 시즌 15⅓이닝 동안 홈런을 다섯 개나 맞았다. 합류 직후 박 감독이 구위는 좋고 시속 150킬로미터도 나오지만 빠른 패턴으로만 던진다며 느린 변화구를 섞으라고 주문했던 배경이 여기에 있다. 볼넷은 많지 않아 스스로 무너지는 유형은 아닌데, 존 안에서 맞아 나가는 타구가 크다. SSG와는 8월에 두 번 만나 1⅔이닝 1실점을 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2루타를 맞은 뒤 최지훈에게 역전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문학은 담장이 가깝고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며 낮 경기에서는 점수가 조금 더 나는 편이었다. 두 팀의 올해 맞대결도 평균 11점대 중후반으로 다득점이 많았다. 시즌 성적만 보면 원정 승률이 6할에 가까운 삼성이 홈에서 반타작에 그친 SSG보다 한참 위이고, 문학 맞대결 6전 전승이라는 기록도 삼성 편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평소의 삼성이 아니다. 선발은 한 번도 3이닝을 던져 본 적 없는 불펜 투수이고, 타선은 주전 일부가 쉬어 가는 중이며, 벤치의 시선은 이미 플레이오프에 가 있다. 반대로 SSG는 5이닝 이상을 맡길 수 있는 선발과 최근 일주일 실점이 없는 필승조 세 명, 그리고 홈 최종전이라는 분명한 동기를 갖고 있다. 이로운이 낮 경기와 홈 선발이라는 낯선 조건에서 초반 볼넷만 줄인다면, 7회 이후는 문승원과 김민, 조병현으로 넘기는 익숙한 길이 열린다. 접전이 되겠지만 한두 점 차로 SSG가 가져갈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본다. 총점은 기준점 10.5가 꽤 높게 잡혀 있다. 삼성 타선은 디아즈 외에 장타를 기대할 곳이 마땅치 않고, SSG는 하위 타순에서 이닝이 쉽게 끝난다. 양 팀 뒷문이 최근 단단했다는 점, 삼성 중간 계투가 흔들리더라도 SSG가 대량 득점으로 이어 갈 만한 화력은 아니라는 점을 더하면 4대 3이나 5대 4 언저리의 승부가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