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발 박시원은 스무 살 우완이다. 올해 28경기 가운데 여덟 번을 선발로 나서 30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4회를 못 채운 셈이고 퀄리티스타트는 아직 없다. 최근 세 차례 선발은 9월 8일 3이닝 3분의 2 1실점, 9월 16일 NC 원정 4이닝 2실점, 9월 30일 5이닝 무실점이다. 내용이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고 직전 등판에서 5회까지 버틴 건 공에 힘이 남아 있었다는 얘기다. 등판 간격도 흥미롭다. 나흘만 쉬고 나온 9월 8일에는 4회를 넘기지 못했고, 넉넉히 쉬고 나온 9월 3일과 30일에는 5이닝 무실점을 찍었다. 오늘은 닷새 휴식이라 그 중간쯤이다. 걸리는 건 장소와 상대다. 선발 여덟 경기를 홈과 원정으로 가르면 정확히 네 번씩인데, 원정에서는 17이닝 3분의 2 동안 6점만 줬고 잠실에서는 12이닝 3분의 1에 9점을 내줬다.
NC는 좌완 최성영을 선발로 낸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1점대 초반이라 숫자만 보면 든든해 보이지만, 올해 여섯 번의 등판이 전부 구원이었고 던진 이닝을 다 합쳐도 6이닝 남짓이다. 6월에 네 차례 나온 뒤 석 달 넘게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9월 하순에야 돌아왔다. 최근 등판 중 눈여겨볼 경기는 9월 29일 두산전이다. 구원으로 올라와 55구로 3이닝 3분의 1을 실점 없이 막았는데, 그렇게 길게 끌고 간 기용 자체가 오늘 선발을 염두에 둔 준비였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최성영은 애초에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다. 구속보다 제구와 완급으로 버티는 유형이고 올해도 볼넷은 거의 내주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봐야 할 건 구속 숫자보다 투구수가 50개를 넘어선 뒤에도 공이 낮게 깔리느냐다. 뜬공이 유난히 많은 투수라 공이 뜨기 시작하면 곧장 장타로 이어지고, 실제로 짧은 이닝에 비해 큰 타구 허용이 적지 않았다. 잠실 외야가 넓다는 건 이런 유형에게 그나마 반가운 조건이다.
잠실은 외야가 넓어 점수가 덜 나는 구장이다. 올해 잠실 경기의 평균 총득점은 9점대 초중반이고 기준점 9.5를 넘긴 경기가 절반에 조금 못 미친다. 구장만 보면 언더 쪽으로 기울 법하지만 두 팀이 만나면 얘기가 달랐다. 올 시즌 잠실 맞대결 여덟 경기의 평균 총득점이 11점을 넘고 그중 다섯 번이 9.5를 넘겼다. LG는 홈에서 40승 31패로 강했고 NC는 원정에서 31승 2무 35패로 5할에 못 미쳤다. 시즌 상대 전적도 LG가 9승 6패로 앞선다. 순위표와 홈 성적은 LG를 가리킨다. 그런데 지금 두 팀의 상태는 순위표와 반대다. LG는 8연패 중이고 마무리가 무너졌으며 가장 믿을 만했던 불펜 둘을 오늘 쓸 수 없다. 홈에서 유독 약했고 NC에게 크게 맞았던 스무 살 선발이 4회 안팎을 던진 뒤 그 불펜에 5이닝이 넘어간다. NC도 최성영이 길게 버티기 어렵고 뒷문이 단단하지 않지만, 쉬고 나온 필승조와 달아오른 타선이라는 두 가지 근거가 있다. 접전이 되겠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NC가 유리해지는 흐름을 예상한다. 득점은 양쪽 선발이 일찍 내려가고 불펜이 열 이닝 가까이 나눠 던져야 하는 구조상 기준점을 넘길 가능성이 더 높다. 6대 5 안팎의 한 점 차 승부를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