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삼성은 원태인이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오릅니다. 시즌 평균자책점 4.66만 보면 평범하지만 내용은 그보다 낫습니다. 9이닝당 볼넷이 2개가 안 될 만큼 제구가 안정적이고, 135이닝 넘게 던지면서 맞은 홈런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맞은 안타에 비해 실점 운이 따르지 않은 시즌에 가깝습니다. 최근 세 경기를 보면 9일 kt전 6이닝 2실점, 15일 롯데전 5⅔이닝 2실점으로 두 경기 모두 100구 넘게 버텼습니다. 20일 사직 낮 경기에서는 3⅓이닝 동안 안타 11개를 맞고 9실점했습니다. 볼넷으로 무너진 경기가 아니라 맞혀 잡으려던 공이 연달아 빠져나간 경기였습니다. 탈삼진 능력은 시즌 내내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어 공의 힘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원태인의 강점은 대구와 야간 경기입니다. 홈에서 14번 선발로 나와 77이닝 32실점에 그쳤고, 절반 가까운 경기를 2실점 이하로 막았습니다. 원정에서는 실점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야간 경기도 낮 경기보다 확연히 좋았는데, 오늘은 대구 홈 야간 경기라 두 조건이 모두 맞습니다. 휴식 간격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4일 쉬고 나왔을 때는 3점대 중반으로 안정적이었지만, 그보다 길게 쉬었을 때는 실점이 늘었습니다. 열흘을 쉰 오늘은 1~2회 감각이 관건입니다. 한화를 상대로는 5월 대구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습니다. 5이닝 중반에서 6이닝 사이를 던지며 2~3실점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그림입니다.
한화 황준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8경기에 나섰지만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가 한 번도 없고, 선발 한 경기 평균 3이닝을 조금 넘깁니다. 최근 세 번의 선발은 11일 NC전 4이닝 5실점, 20일 잠실 LG전 5이닝 4실점, 26일 창원 NC전 3⅓이닝 2실점이었습니다. 실점이 적었던 26일에도 볼넷을 6개나 내주고 78구 만에 내려갔습니다. 9이닝당 볼넷이 6개에 가까울 만큼 제구가 흔들리고, 80구 안팎에서 교체되는 흐름이 굳어졌습니다. 삼진을 잡는 능력은 살아 있어서 구위보다는 스트라이크 존 공략이 문제로 보입니다. 9이닝당 홈런도 1개를 넘겨 장타 위험이 따라다닙니다.
삼성을 상대로는 구원으로 두 차례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라 선발로 이 타선을 한 바퀴 이상 상대한 경험은 없습니다. 홈 선발 세 경기에서는 8⅔이닝 14실점으로 크게 무너졌고, 원정에서는 그보다 나았지만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4일 쉬고 나오는데 이 간격으로 선발 등판한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3할 7푼대라는 점도 걸립니다. 김지찬, 김성윤, 디아즈, 최형우, 류지혁으로 이어지는 삼성 좌타 라인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조입니다. 3이닝 남짓 던지며 3실점 정도로 예상합니다.
한화는 대구 야간 경기에서 가장 안정적인 원태인을 만나고, 중심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어 3점 안팎에서 막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준점을 넘기려면 원태인이 긴 휴식 뒤 초반에 흔들리고 최근 불안한 삼성 불펜까지 함께 무너지는 상황이 겹쳐야 합니다.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화 타선의 최근 상태를 생각하면 그 길은 좁아 보입니다. 시리즈 앞선 두 경기에서 삼성이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던 흐름도 오늘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