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와일드카드 1차전 애틀랜타 마운드에는 크리스 세일이 오른다. 올 시즌 162.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16, 삼진 199개, 피안타율 .219를 기록했다. 볼넷을 거의 내주지 않는 투수라서 스스로 흔들리며 경기를 내주는 장면이 드물다. 세부 지표로 보면 기록보다 운이 조금 따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래도 타구 질을 따져도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최근 3경기 내용도 흠잡을 곳이 많지 않다. 신시내티전에서 5.2이닝 1실점에 삼진 10개를 잡았다. 그 앞 두 경기는 모두 필라델피아 상대였는데, 원정에서 7이닝 3실점, 홈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삼진 수가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위가 떨어졌다는 신호는 찾기 어렵다. 올해 필라델피아를 상대로는 네 번 선발로 나서 26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삼진은 29개, 볼넷은 6개였다.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실점을 경기당 1~2점대로 묶었다는 뜻이다.
홈과 원정의 차이는 오늘 경기에서 특히 중요하다.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치른 14경기 평균자책점은 1.66으로, 원정 2.74보다 1점 이상 낮다. 휴식일별로 보면 닷새 쉬고 나온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점대 초반, 그보다 하루 이상 더 쉰 11경기에서 2점대 초반에 평균 6이닝을 소화했다. 이번에는 구단이 일부러 등판 간격을 넓혀 체력을 충분히 채운 상태로 나온다. 홈 마운드에서 6이닝 이상, 1~2실점이 현실적인 기대치다.
필라델피아는 헤수스 루자르도가 먼저 나서고, 앤드루 페인터가 뒤를 길게 이어받는 운용이 유력하다. 루자르도는 짧게 던지더라도 무게감이 크다. 179.2이닝 평균자책점 2.86에 피안타율 .197을 기록했고, 원정 평균자책점은 1.76으로 홈(4.00)보다 훨씬 좋다. 무엇보다 9월 초 애틀랜타 원정에서 9이닝 무실점에 삼진 12개를 잡아냈다. 애리조나전 6.2이닝 1실점까지 더하면 최근 선발 내용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최근 등판이 공 4개짜리 1이닝이라 길게 끌고 가지는 못하겠지만, 초반 3이닝 동안 애틀랜타 타선이 점수를 뽑기는 쉽지 않다.
페인터의 시즌 성적은 평균자책점 5.40에 피홈런 21개로 불안해 보인다.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실제 투구 내용은 기록보다 한결 낫다. 최근 3경기에서는 밀워키전 6이닝 1실점, 메츠전 5.1이닝 4실점, 애틀랜타전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세 경기 중 두 경기를 1실점으로 막았고, 9월 중순 애틀랜타를 상대로도 5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이번 등판은 닷새를 쉬고 나오는 정상 간격이다. 처음부터 선발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루자르도가 닦아놓은 판에서 중간을 맡는다는 점도 부담을 덜어준다. 볼넷 관리만 된다면 4이닝 안팎을 2실점 이내로 넘기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하다.
총평
트루이스트 파크는 극단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 아니고, 오늘은 낮 경기에 바람도 거의 없다. 올 시즌 이곳에서는 점수가 넉넉하게 나온 경기가 많았다. 다만 그 경기들 대부분은 정규시즌 선발 로테이션 중하위 투수들이 만든 결과다. 양 팀 에이스급 좌완과 휴식을 마친 필승조가 모두 나서는 가을야구 단판 승부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승부는 애틀랜타 쪽으로 기운다. 세일이 홈 마운드에서 좌완에 약한 필라델피아 타선을 6이닝 이상 묶고, 이글레시아스와 수아레즈가 이끄는 필승조가 뒤를 잠그는 구조가 선명하다. 필라델피아는 슈와버의 한 방 말고는 세일을 무너뜨릴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점수 흐름도 빡빡할 가능성이 크다. 필라델피아가 세일과 애틀랜타 필승조를 상대로 뽑을 수 있는 점수는 2점 안팎으로 보인다. 애틀랜타 역시 루자르도의 초반 3이닝에 막히고, 우완 상대로 식어 있는 타선이 페인터를 상대해야 한다. 경기 막판에는 두란까지 기다리고 있다. 애틀랜타가 페인터 구간에서 서너 점을 뽑아 앞서고, 필라델피아가 한두 점으로 추격하는 흐름이라면 두 팀 합계는 6점 안쪽에서 멈춘다. 가을야구 첫 경기 특유의 긴장감과 양 팀 벤치의 빠른 투수 교체까지 감안하면, 기준점 6.5를 넘기기보다는 그 아래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애틀랜타 승리, 6.5 기준 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