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요코하마는 좌완 아즈마를 마운드에 올린다. 올 시즌 24경기에 선발로 나와 155이닝을 채웠고 평균자책점은 2.32다. 한 경기에 평균 6이닝 반 정도를 책임지는 셈이라, 올해 센트럴리그에서 가장 계산이 서는 선발 중 하나로 봐도 무리가 없다. 최근 세 경기를 보면 9월 8일 7이닝 무실점, 9월 15일 6이닝 2실점, 9월 22일 5이닝 3실점이다. 여전히 제 몫은 해내고 있지만 등판할 때마다 이닝이 하나씩 줄고 실점이 하나씩 늘었다. 이 흐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도 그 앞의 두 경기까지 묶은 최근 다섯 경기는 31이닝 7실점이라 시즌 전체 페이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아즈마의 무기는 제구다. 9이닝당 볼넷이 1.45개밖에 안 되고 이닝당 출루 허용도 1을 밑돈다. 탈삼진이 많은 유형은 아니어서 구속으로 윽박지르기보다 코너워크와 완급 조절로 맞혀 잡는다. 이런 투수는 구속이 조금 오르내리는 것보다 제구가 유지되느냐가 훨씬 중요한데, 볼넷 관리를 보면 그 부분은 여전히 단단하다. 장타 허용도 적다. 9이닝당 피홈런이 0.70개로, 타자 친화적인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홈으로 쓰는 투수치고는 상당히 잘 억제하고 있다. 홈 평균자책점 2.30과 원정 2.34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도 믿음을 준다. 구장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라는 뜻이다.
히로시마를 상대로는 평균자책점 2.22에 2승 2패를 기록했다. 투구 내용은 좋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경기가 있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186으로 거의 틈을 주지 않지만, 우타자 상대로는 .237까지 올라간다. 오늘 히로시마 라인업에는 우타자가 여섯 명이다. 특히 기쿠치는 아즈마를 상대로 .421, 나카무라는 .333을 쳤다. 여기에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로 이어진 비율이 낮고 주자를 남겨두는 능력이 유독 좋았던 시즌이라, 실제 투구 내용은 평균자책점보다 조금 덜 단단하다고 봐야 한다. 수비와 무관한 지표로 따지면 2점대 후반 정도의 투수다.
히로시마는 쿠도를 내세운다. 올해 1군에서는 두 경기에 모두 구원으로 나와 2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을 뿐이고, 1군 선발 등판 경험은 없다. 마지막 1군 등판이 9월 5일이어서 3주 넘게 실전 공백이 있다. 그 두 경기도 모두 홈에서 던졌기 때문에 원정 마운드에 서는 건 올해 처음이다. 짧은 등판 동안 피안타율이 4할이었다. 구속 추이나 볼넷 비율을 제대로 따질 만큼 던진 이닝 자체가 없고, 요코하마 타선을 상대한 기록도 없다. 현실적으로 긴 이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타순이 한 바퀴 돌 무렵이면 불펜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선발 싸움만 놓고 보면 요코하마가 확실히 앞선다. 다만 히로시마가 경기 초반부터 불펜을 총동원한다면 이 격차가 생각보다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승패는 요코하마 쪽으로 본다. 선발 무게감의 차이가 너무 크다. 아즈마가 평소처럼 6이닝 이상을 버텨주면 요코하마 불펜은 이세와 하마치로 짧게 이어 붙이면 된다. 좌완 상대로 장타가 사라진 히로시마 타선이 아즈마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쿠도는 경험과 이닝 소화 모두 물음표라서, 히로시마는 경기 초반부터 불펜 운용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불안 요소도 있다. 요코하마 타선이 최근 식어 있고, 불펜이 어제 역전패를 포함해 최근 사흘 크게 흔들렸다. 레이놀즈가 지키는 9회도 편하지 않다. 히로시마가 이기는 그림은 쿠도가 초반을 실점 없이 넘기고 필승조가 일찍 가동돼 1~2점 차 저득점 싸움으로 끌고 가는 경우인데, 원정에서의 약한 성적과 하위 타선의 무게를 생각하면 그 확률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