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선발 휠러는 27경기 156이닝에서 13승 5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습니다. 삼진이 9이닝당 11개에 달하고 피안타율도 .210에 불과합니다. 세부 지표로 봐도 평균자책점보다 오히려 더 좋은 투구를 했다는 평가라 기록에 거품이 없는 진짜 에이스입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04입니다. 디아스, 카미네로, 힉스, 메사, 팔라시오스, 월스로 이어지는 탬파베이 우타 라인은 휠러에게 가장 익숙한 먹잇감입니다. 홈과 원정 평균자책점은 3.01과 3.09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눈에 띄는 쪽은 낮 경기입니다. 낮 경기 8번의 선발에서 평균자책점 1.57로, 밤 경기 3.68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했습니다. 최근에는 9월 16일 워싱턴전 7이닝 무실점, 9월 22일 밀워키전 5와 3분의 2이닝 3실점 11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8월 말 시애틀전 4이닝 8실점이 유일한 오점이고, 최근 다섯 경기로 보면 31이닝 넘게 던져 6실점입니다. 삼진 수를 보면 구위는 여전히 시즌 최고 수준에 가깝습니다.
탬파베이 선발 마르티네스는 올해 3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177이닝 넘게 던졌고 15승 5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큰 무기는 제구입니다. 볼넷을 거의 내주지 않고, 시즌 실점 전부가 자책점일 만큼 수비 실책에 기댄 경기도 없었습니다. 대신 삼진은 9이닝당 6개가 안 됩니다. 맞혀 잡는 유형이고 뜬공 비중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타자 친화적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는 장타 한 방에 대한 부담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세부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실제 평균자책점보다 1점 가까이 나쁜 수준으로 평가되고, 인플레이 타구 운도 어느 정도 따랐다고 봐야 합니다. 좌우 편차도 뚜렷합니다. 우타자에게는 피안타율 .234로 잘 버티지만 좌타자에게는 .292까지 올라갑니다. 필라델피아 라인업에는 카일 슈워버, 브라이스 하퍼, 브라이슨 스탓, 브랜든 마쉬, 저스틴 크로포드까지 왼손 타자가 다섯 명 들어 있어 이 부분이 가장 신경 쓰이는 대목입니다.
승부는 탬파베이 쪽으로 봅니다. 마르티네스는 원정에서 확실히 강했고, 필라델피아 타선은 우완 상대로 최근 몇 주째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경기 후반 탬파베이에 기회를 줍니다. 물론 반대 요소도 가볍지 않습니다. 이미 순위를 확정한 탬파베이는 선발을 짧게 끊고 불펜 소모도 아낄 가능성이 크고, 휠러가 낮 경기에서 보여 준 위력이 그대로 재현되면 탬파베이 타선도 쉽게 점수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확신을 두기보다는 조심스럽게 탬파베이 쪽에 무게를 두는 정도가 적절합니다. 총점은 언더로 봅니다. 낮 경기에 유독 강한 휠러와 원정에 유독 강한 마르티네스가 동시에 가장 좋은 조건에서 마운드에 오릅니다. 여기에 필라델피아 타선이 최악의 흐름에 빠져 있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마르티네스가 일찍 내려간 뒤 탬파베이 불펜이 5회부터 7회까지 버텨 주느냐, 그리고 좌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하지 않느냐입니다. 비 예보가 꽤 높고 바람도 강하게 부는 날이라 경기 진행 여부와 경기 전 날씨는 반드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