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시라카와를 올린다. 시즌 16경기 가운데 15경기를 선발로 나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표면 성적만 보면 무난한 5선발급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퀄리티스타트가 15번 선발 중 2번뿐이라 대부분 5회 언저리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가장 큰 문제는 제구다. 9이닝당 볼넷이 5개를 넘는데, 이 정도면 매 이닝 주자를 공짜로 내보낸다고 봐야 한다. 피안타율이 2할1푼대로 낮게 유지된 것은 공이 좋아서라기보다 인플레이 타구가 유난히 수비수 정면으로 많이 갔던 덕으로 보인다. 수비 무관 지표가 평균자책점보다 나쁘게 나오는 이유다.
LG 선발 카라스코는 결이 전혀 다른 투수다. 9경기 선발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55, 퀄리티스타트 5번이다. 이닝 소화도 평균 5이닝 중후반으로 시라카와보다 한 이닝 가까이 길다. 가장 돋보이는 건 볼넷 억제력이다. 9이닝당 볼넷이 1.6개에 불과하고 이닝당 출루 허용도 1을 밑돈다. 탈삼진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다. 피홈런도 9이닝당 0.5개 수준이라 장타 억제에서도 믿음을 준다. 원정 성적이 특히 좋다. 원정 여섯 번의 선발에서 9이닝당 실점이 3점대 초반이었는데, 홈 경기에서 크게 흔들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약점은 좌타자 상대다. 우타자에게는 1할대 중반 피안타율로 사실상 봉쇄했지만 좌타자에게는 2할7푼대를 허용했다.
선발 매치업은 LG 쪽으로 기운다. 카라스코는 볼넷 없이 5이닝 이상을 꾸준히 채우는 투수이고, 원정에서 더 강했다. 반면 시라카와는 홈과 저녁 경기라는 오늘 조건에서 약점이 뚜렷했다. 다만 엿새 휴식 후 등판에서는 결과가 좋았다는 점이 KIA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불펜도 최근 흐름만 보면 LG가 한결 안정적이다. 손주영과 고우석이 버티는 LG 뒷문은 흔들림이 거의 없는 반면, KIA는 필승조 능력은 좋지만 가용 인원이 적고 최근 일주일 실점이 많았다. 타격에서는 KIA가 전날 승리로 분위기를 올렸지만 최근 10경기 흐름은 LG가 앞선다. 광주 구장은 올 시즌 경기당 총득점이 기준점 부근에서 형성됐던 곳이다. 하지만 KIA의 최근 홈 경기들은 합계 득점이 6점대 후반으로 꽤 낮게 끝났고, 전날 같은 카드도 양 팀 합쳐 6점에 그쳤다. 양 팀 모두 시즌 기준 불펜 실점 억제력이 좋아 경기 후반에 점수가 크게 불어날 여지도 적다. 시라카와가 볼넷으로 한두 차례 위기를 자초하더라도 카라스코가 KIA 타선을 5~6이닝 동안 3점 안쪽으로 묶고 LG 불펜이 뒤를 막는다면 총득점은 7~8점 선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