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양키스 선발 슐리틀러는 다른 차원이다. 14승 5패, 평균자책 1.94. 32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190이닝을 넘겼고 피안타율은 1할 8푼대에 불과하다. 9이닝당 삼진은 11개를 넘기고 볼넷 허용도 적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32이닝 넘게 던지며 5실점만 내줬다. 경기당 6이닝 반을 꾸준히 책임졌고, 가장 짧게 던진 날도 6회 도중까지 버텼다. 최근 세 경기를 봐도 9월 초 8이닝 1실점으로 압도했고, 직전 등판인 애리조나전 6이닝 3실점이 최근 다섯 경기 가운데 가장 많이 맞은 날이었다. 오늘은 나흘 쉬고 등판한다. 슐리틀러가 나흘 휴식 뒤 마운드에 오른 경기는 14번인데, 평균 6이닝 이상에 1~2실점, 평균자책은 1점대 초반이었다. 가장 익숙하고 가장 좋았던 리듬이다. 특이한 점은 원정(1점대 초반)보다 홈(2점대 후반)에서 조금 더 맞았다는 것인데, 그래도 리그 정상급 수치다. 우타자에게는 피안타율 1할 7푼대로 거의 치지 못하게 했고, 좌타자에게는 2할 3푼대로 상대적으로 덜 압도적이었다.
탬파베이 선발 세이무어는 시즌 9승 7패, 평균자책 4.38이다. 시즌 초에는 불펜과 선발을 오갔고 여름부터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다섯 번의 등판도 모두 선발이었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 9이닝당 삼진이 10개를 넘고 볼넷도 적어서 제구가 흔들려 스스로 무너지는 유형은 아니다. 문제는 타구의 질이다. 땅볼보다 뜬공이 두 배 가까이 많은 극단적인 뜬공 투수이고, 강하게 맞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빈도도 높다. 최근 세 번의 등판에서 이 단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3이닝 만에 내려간 경기가 있었고, 휴스턴을 상대로는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가장 최근 양키스 타선을 만난 경기에서는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8실점했다. 그 경기에서 맞은 홈런만 네 개였다. 최근 다섯 경기로 넓혀 보면 26이닝에 17실점, 한 경기 평균 5이닝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홈과 원정의 차이도 짚어야 한다. 세이무어는 홈에서 평균자책 3점대 후반이지만 원정에서는 5점 가까이로 치솟는다. 오늘은 원정이다. 좌타자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차이는 거의 없어서, 양키스가 좌타자를 여럿 배치해도 좌완이라는 이점을 크게 누리기는 어렵다.
승부는 선발 싸움에서 양키스가 분명히 앞선다. 슐리틀러가 평소처럼 6이닝 이상을 1~2실점으로 막아주면 탬파베이의 식은 타선이 뒤집기는 쉽지 않다. 탬파베이가 기댈 곳은 완전히 쉬고 나온 켈리와 베이커의 뒷문, 그리고 베드나가 빠진 양키스 불펜의 틈이다. 경기 후반까지 1~2점 차로 붙어 간다면 탬파베이에도 기회가 있다. 하지만 세이무어가 양키스 좌타 라인을 상대로 홈런을 억제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고, 원정에서 약했던 흐름까지 더하면 먼저 흔들릴 쪽은 탬파베이 선발로 본다. 접전이지만 양키스의 근소 우세다. 득점은 양쪽 모두 폭발적인 흐름은 아니다. 다만 세이무어의 장타 허용과 양키스 좌타 라인의 좌완 상대 장타력만으로도 양키스가 3~4점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탬파베이가 슐리틀러에게 1~2점, 양키스 불펜을 상대로 1점만 보태도 기준점은 넘어선다. 슐리틀러와 세이무어가 동시에 최고의 투구를 해야만 언더가 가능한 구조라서, 오버 쪽이 훨씬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