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SSG는 아빌라, kt는 배제성을 내세운다. 두 투수 모두 지난 16일 등판 이후 닷새를 쉬고 마운드에 오르지만, 올 시즌 쌓아온 내용과 최근 흐름에서 차이가 꽤 크다.
아빌라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 중 하나다. 11번 선발로 나와 71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1.39다. 11경기 가운데 1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기록은 피홈런이다. 70이닝이 넘는 동안 홈런을 하나도 맞지 않았다. 땅볼 유도 비율이 리그 평균의 두 배를 넘는 전형적인 땅볼형 투수라서, 타구가 잘 뜨는 문학에서도 장타 걱정이 적다. 최근 세 경기 내용은 더 좋다. 4일 두산전에서 9이닝 완봉승을 거뒀고, 10일에는 6이닝 1실점, 16일에는 7이닝 1실점에 삼진 11개를 잡았다. 마지막 등판에서 삼진이 두 자릿수로 나왔다는 것은 공의 힘이 시즌 막판에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볼넷은 9이닝당 2개 중반 수준이라 제구 불안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도 드물다.
휴식일에 따른 차이도 살펴볼 만하다. 나흘 쉬고 나온 여섯 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1점대 초반이었고 평균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오늘처럼 닷새를 쉬고 나온 경기는 10일과 16일 두 번인데, 합쳐서 13이닝 2실점이다. 휴식 간격과 관계없이 꾸준하다는 점에서 오늘도 6이닝 이상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홈과 원정 구분도 뚜렷하다. 문학에서는 평균자책점이 0점대이고, 원정에서도 2점대 초반이라 어디서 던지든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kt를 상대로 한 기록은 조금 결이 다르다. 8월 23일 kt전에서 7이닝을 막긴 했지만 3점을 내주고 패전을 안았다. 이닝은 끝까지 먹었지만 kt 타선이 아빌라의 공을 어느 정도 공략했던 경기다. 오늘 kt 타선의 기세를 감안하면 초반 실점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그래도 시즌 내내 실점 억제를 넘어 긴 이닝을 소화해준 투수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배제성은 시즌 평균자책점 3.38로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다. 하지만 11번 선발 가운데 퀄리티스타트가 두 번뿐이고, 9이닝당 볼넷이 5개를 넘는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유형이 아니라 5회 전후에서 투구 수가 차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세 경기는 4일과 10일 연속으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았지만, 16일에는 4⅓이닝 2실점으로 다시 짧게 끊겼다. 나흘 쉬고 나온 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4점대 중반에 평균 이닝도 5회를 넘기지 못했고, 닷새 휴식 후 등판은 앞서 말한 6이닝 무실점과 4⅓이닝 경기가 섞여 있어 기복이 있다. 원정 성적은 수치상 좋아 보이지만 구원 등판이 함께 섞여 있어 선발로서의 원정 적응력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피홈런이 적은 편이고 SSG를 상대로 통산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했다. 8월 21일 SSG전에서도 4⅔이닝 2실점으로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결국 오늘도 배제성은 5이닝 안팎, 아빌라는 6이닝 이상을 예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선발 싸움은 SSG 쪽으로 분명히 기운다.
총평
문학은 타자 친화 구장으로, 올 시즌 이곳에서 열린 경기의 평균 총득점이 10점을 넘는다. 하지만 두 팀이 문학에서 맞붙은 8경기만 놓고 보면 평균 총득점은 7점대 중반으로 확 떨어졌다. 그 8경기 가운데 9.5점 이상이 나온 경기는 세 번뿐이었다. SSG의 최근 10경기도 대체로 저득점으로 흘렀고, 10경기 가운데 8경기가 이 기준에 못 미쳤다. 홈 성적은 SSG가 5할에 조금 못 미치고, kt는 원정에서 6할에 가까운 승률을 거두고 있어 흐름만 놓고 보면 kt가 앞선다. 순위도 kt가 2위, SSG가 8위다.
그런데도 이 경기의 무게중심은 아빌라에게 있다. 피홈런이 없는 땅볼형 에이스가 홈에서 6이닝 이상을 막아주고, 최근 한 주 동안 거의 실점하지 않은 김민과 문승원이 뒤를 잇는 그림이 가장 현실적이다. 반면 kt는 배제성이 5회 전후에서 내려가면 최근 크게 흔들린 불펜이 긴 이닝을 떠안아야 한다. kt 타선이 지금 리그에서 가장 뜨겁다는 점은 분명한 변수지만, 아빌라처럼 장타를 막는 투수를 상대로는 연속 안타로 점수를 짜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실점 흐름은 초반 아빌라가 kt 상위 타선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 있다. 1회와 2회를 조용히 넘기면 경기는 투수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고, SSG는 배제성의 볼넷을 발판 삼아 필요한 만큼만 점수를 뽑는 흐름이 예상된다. kt가 따라붙더라도 SSG 불펜이 최근처럼 뒷문을 잠근다면 큰 점수 차가 나지 않는 경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SSG의 근소한 승리와 함께 기준점 9.5보다 적은 점수가 나오는 경기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