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오늘 경기를 읽는 출발점은 오릭스의 선발 카드다. 예고된 토마츠 카이세이는 올 시즌 1군에서 선발로 나선 적이 한 번도 없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다섯 차례 모두 구원으로만 나왔고, 가장 길게 던진 경기도 1이닝이었다. 최근 세 번의 등판을 보면 4월 3일과 8일에 각각 1이닝씩 막았지만, 4월 11일 1이닝 동안 4점을 내준 뒤 1군 마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 뒤로 다섯 달 넘게 1군 기록이 없다. 누적 이닝이 4이닝뿐이니 상대 팀을 만났을 때 몇 이닝을 버티는지, 장타를 얼마나 맞는지, 홈과 원정에서 내용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따질 재료 자체가 없다. 구속과 볼넷 흐름도 봄철 짧은 등판 몇 번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토마츠는 1~2이닝을 먼저 책임지는 문을 여는 역할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고, 경기의 대부분은 오릭스 불펜이 나눠 던지게 된다. 좌완이라는 점에서 지바 롯데의 좌타 위주 라인업을 첫 이닝에 묶어두려는 의도는 읽히지만, 오래 쉰 투수가 첫 타순을 깔끔하게 정리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반대편의 잭슨은 올 시즌 지바 롯데 선발진에서 가장 꾸준하게 이닝을 먹어준 투수다. 23차례 모두 선발로 나와 139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3점대 중반이다. 경기당 6이닝 안팎을 꾸준히 채워주는 유형이라 불펜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홈 성적이 원정보다 좋고, 낮 경기보다 야간 경기에서 훨씬 안정적이었다는 점도 오늘 저녁 ZOZO 마린 경기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피안타율을 2할 초반대로 묶어왔다는 점도 믿을 만한 부분이다.
다만 오릭스 상대 기록은 편하지 않다. 올해 여섯 번 만나 2승 3패, 평균자책점은 4점대 중반까지 올라갔다. 4월과 5월 원정에서 6이닝 동안 5~6점을 내준 경기가 섞여 있어서 생긴 숫자인데, 흥미롭게도 ZOZO 마린에서 오릭스를 상대한 두 경기에서는 12이닝 4실점으로 훨씬 좋았다. 오릭스 타선에 약했다기보다 원정에서 오릭스를 만났을 때 흔들렸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마지막 등판은 9월 4일 5이닝 3실점이었고, 이후 보름 넘게 등판 간격이 벌어졌다. 긴 휴식이 구위 회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경기 감각 면에서 초반 제구가 흔들릴 여지도 있어 1~2회 볼넷 관리가 관건이다. 그래도 선발 싸움 자체만 놓고 보면 이닝 소화력과 시즌 안정감에서 잭슨 쪽이 확실히 앞선다.
총평 및 최종 예상
이 경기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두 팀의 맞대결이다. 지바 롯데는 선발 잭슨의 이닝 소화력, 전원 대기 가능한 여유 있는 불펜, 그리고 홈에서의 강세를 쥐고 있다. 오릭스는 뜨거운 타격 흐름과 믿을 만한 마무리 라인을 갖고 있지만, 예고선발이 사실상 짧게 던지고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경기 전체를 불펜으로 버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승부의 무게추는 조금 지바 롯데 쪽으로 기운다. 잭슨이 야간 홈경기에서 강했고 ZOZO 마린에서 오릭스를 상대로도 잘 던졌다는 점, 그리고 오릭스 불펜이 1회부터 가동되면서 중반 이후 지친 투수가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지바 롯데 타선이 식어 있는 것은 분명한 위험 요소지만, 오릭스가 여러 투수를 이어 던지는 과정에서 상위 타선이 한 번만 흐름을 잡아도 경기를 가져올 수 있다. 대신 큰 점수 차의 승리보다는 한두 점 차 접전에 가까운 그림이다.
득점 쪽에서는 기준점 7.5를 조금 넘는 경기를 예상한다. ZOZO 마린은 최근 들어 저득점 경기가 이어져 왔지만, 올 시즌 이 구장에서 두 팀이 만났을 때는 평균적으로 8점 안팎이 나왔다. 오릭스는 불펜 경기라 중간 이닝에 실점 위험이 커지고, 오릭스 타선의 최근 기세라면 잭슨을 상대로도 3~4점은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지바 롯데 타선의 침체가 변수지만 양 팀이 합쳐 8점 전후를 기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