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발
키움은 하영민, SSG는 김건우가 선발로 나선다. 두 투수 모두 지난 8일 이후 열흘 넘게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공백이 길어서 체력 면에서는 여유가 있지만, 실전 감각을 되찾는 데 초반 한두 이닝이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두 선발 모두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점에 불펜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봐야 한다.
하영민의 최근 세 번 등판은 흐름이 점점 좋아졌다. 8월 27일 5이닝 4실점에서 출발해, 이달 2일 바로 이 SSG를 상대로 6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8일에는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4.31이다. 수치만 보면 평범하지만 9이닝당 피홈런이 0.62로 리그에서도 낮은 편이다. 크게 한 방을 맞고 무너지는 경기가 드물다는 뜻이다. SSG를 상대로 한 통산 평균자책점도 3.27로 괜찮다. 볼넷은 리그 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제구가 흔들려 스스로 무너지는 유형은 아니다.
휴식일에 따른 차이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영민은 5일 휴식 뒤 나선 경기에서 대체로 5이닝 남짓을 던지며 안정적이었다. 낮 경기에서 실점 억제력이 밤 경기보다 확연히 좋았던 점도 오늘 14시 경기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걱정거리는 뜬공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문학처럼 타구가 잘 뻗는 구장에서는 외야 뜬공이 담장 근처까지 가는 장면이 나올 수 있다. 다만 SSG 타선의 최근 감각을 감안하면 5이닝 이상, 2~3실점 선에서 막아낼 그림이 가장 현실적이다.
김건우는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불안하다. 평균자책점 6.08에 퀄리티스타트는 25번 선발 중 5번뿐이다. 볼넷 비율이 리그 평균의 두 배 가까이 되고 9이닝당 피홈런도 1.45로 높다. 최근 세 번 등판도 5이닝 5실점, 키움전 5이닝 4실점, 4이닝 3실점으로 5회를 넘기기 버거운 흐름이다. 키움을 상대로는 통산 평균자책점이 8점대이고, 7월 말 맞대결에서는 3회를 채우지 못하고 9실점한 기억도 있다.
그래도 홈과 원정의 차이가 뚜렷하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건우는 원정에서 9이닝당 실점이 8점대 후반까지 치솟지만, 문학 홈에서는 5점대 초반으로 내려온다. 피안타율도 홈에서 훨씬 낮다. 오늘은 홈 등판이라 시즌 전체 숫자보다는 나은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 5일 휴식 뒤에는 4~5이닝을 소화하는 패턴이었다. 이번에는 공백이 길어 4이닝 중후반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 싸움만 떼어 보면 하영민 쪽이 한 뼘 앞선다.
2. 불펜
이 경기의 승부는 불펜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김건우가 일찍 내려가면 SSG 불펜이 네 이닝 가까이 책임져야 한다. 키움도 하영민 이후 세 이닝 이상을 불펜으로 막아야 한다.
SSG 불펜은 최근 일주일 동안 김민, 문승원, 전영준 세 명만 마운드에 올랐다. 이 셋이 합작한 7이닝 동안 자책점이 하나도 없었다. 김민은 3이닝을 던지며 홀드 3개를 챙겼고, 문승원은 2이닝 동안 세이브 2개를 올렸다. 전영준도 2이닝 무실점에 홀드와 세이브를 하나씩 보탰다. 이기는 경기의 8회와 9회를 이 세 명이 확실하게 닫아왔다는 점이 핵심이다. 김민은 시즌 20홀드, 문승원은 평균자책점 3점대 중반의 안정감을 갖췄다. 앞서는 상황에서 경기 후반을 맡기기에 충분하다. 17일 경기 이후 사흘을 쉬었기 때문에 연투 부담도 전혀 없다.
키움 불펜은 사정이 다르다.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6점대 초반으로 리그 최하위권이고, 원정에서는 더 나빠진다. 최근 일주일만 보면 유토가 2이닝, 이강준·조영건·김선기가 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겉으로는 버텨냈다. 하지만 박준현이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는 사이 2실점했다. 윤석원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7점대라 믿고 맡기기 어렵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기간 키움 불펜에 홀드와 세이브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앞서는 경기 자체가 적었다는 뜻이고, 필승조가 실전 긴장감 속에서 던진 경험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무리 유토는 시즌 14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가깝다. 한 점 차 9회를 온전히 맡기기에는 불안하다. 이강준은 평균자책점 3점대로 키움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하지만 이강준 한 명으로 8회와 9회를 모두 버티기는 어렵다. 연투 여부를 보면 두 팀 모두 이틀 연속 등판한 투수가 없어 오늘 가용 자원에 큰 제약은 없다. 결국 후반 세 이닝의 질은 SSG가 분명히 앞선다. 한 점 차 승부라면 SSG가 지켜낼 확률이 높다.
3. 타격
두 팀 타선 모두 지금 차갑게 식어 있다. 최근 5경기 팀 OPS가 키움은 6할 초반, SSG도 6할 초반이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 동시에 맞붙는다. 득점권에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능력도 두 팀 모두 리그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헛스윙 비율도 둘 다 리그 평균보다 뚜렷하게 높다. 공은 맞히지 못하고 주자는 쌓여도 들어오지 못하는 흐름이 두 팀에 공통으로 보인다.
키움은 직전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며 홈런 세 방으로 6점을 냈다. 그 중심에 박찬혁이 있었다. 3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폭발했고, 최근 6경기 타율도 3할 중반이다. 김건우를 상대로 한 통산 성적도 좋아 오늘 키움 공격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다. 히우라도 최근 3할대로 감이 살아 있다. 데이비슨은 직전 경기 홈런과 볼넷 4개로 존재감을 보였지만, 최근 6경기 타율은 1할 후반에 머물러 있다. 반면 서건창, 추재현, 여동욱은 최근 흐름이 가라앉았다. 상위 타선과 하위 타선의 온도 차가 크다. 키움의 원정 타격은 장타율이 3할 중반에 그친다. 좌완을 상대로 한 최근 5경기 성적도 1할대 중반까지 떨어져 있어, 좌완 김건우를 만나는 오늘은 더 부담스럽다.
SSG는 직전 NC전에서 30타수 4안타에 삼진 9개를 당하며 2득점에 그쳤다. 여기에 사흘을 쉬어서 타격 감각이 더 무뎌졌을 수 있다. 그래도 고명준만큼은 뜨겁다. 최근 6경기 타율이 4할 중반이고 직전 경기에서도 홈런을 쳤다. 박성한은 최근 3할대를 유지하고 있고 득점권에서도 강해 테이블세터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에레디아는 최근 흐름이 좋지 않지만 하영민을 상대로는 강한 편이다. 이지영도 최근 감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반대로 김재환, 최지훈, 안재연은 아직 반등이 보이지 않고, 전의산은 최근 6경기에서 거의 안타를 치지 못했다.
홈과 원정의 차이는 SSG 쪽에 유리하다. SSG의 홈 장타율은 4할 초반으로 원정보다 확실히 높다. 문학의 짧은 외야가 SSG 중심 타선의 장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분명하다. 다만 지금 SSG 타선의 컨디션을 보면, 이 장점이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기보다는 한두 번의 장타로 점수를 쌓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한 이닝에 몰아치기보다 띄엄띄엄 점수를 내는 경기 양상이 예상된다.
4. 총평
문학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0점 남짓이 나는 구장이다. 기준점 10.5와 거의 같은 수준이라, 구장 자체가 어느 한쪽으로 크게 기울지는 않는다. 올해 두 팀이 문학에서 치른 맞대결은 대체로 점수가 많이 났고 SSG가 우위를 점했다. 그 점은 오버 쪽에 무게를 싣는 요소다.
하지만 지금 두 팀의 흐름은 그때와 다르다. SSG는 최근 10경기 중 한 경기를 빼고 모두 언더로 끝났다. 키움도 최근 10경기 가운데 상당수가 적은 점수로 마무리됐다. 두 팀 타선이 동시에 바닥권으로 식어 있다. 하영민은 한 방을 잘 맞지 않는 유형이고, 김건우는 홈에서 확실히 덜 맞는다. 여기에 SSG 필승조 세 명이 최근 일주일 동안 자책점 없이 버티고 있다. 경기 후반에 점수가 폭발할 여지도 크지 않다.
승패는 SSG 쪽으로 기운다. 선발 매치업만 보면 하영민이 낫다. 그러나 이 경기는 선발이 내려간 뒤 서너 이닝의 싸움이다. 불펜의 안정감에서 SSG가 확실히 앞서고, 홈 승률과 최근 흐름도 SSG 편이다. SSG는 3연승 중이고 홈 승률이 5할에 가깝다. 반면 키움은 4연패 중이고 원정 승률이 3할에도 못 미친다. 키움이 이기려면 박찬혁과 히우라가 김건우를 초반에 무너뜨리는 전개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후반에 SSG가 문승원까지 이어 붙여 근소한 점수 차를 지켜낼 가능성이 높다.
점수는 두 팀 합계 8~9점 안팎이 가장 유력한 범위로 보인다. 김건우가 흔들리면 키움이 초반에 점수를 벌려 오버로 넘어갈 위험은 남아 있다. 그래도 두 팀 타선의 현재 온도와 SSG 불펜의 짜임새를 함께 놓고 보면 언더 쪽이 조금 더 설득력 있다.
SSG 승리 · 언더(기준점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