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부는 스미다 치히로를 원정 마운드에 올린다. 올 시즌 등판한 모든 경기를 선발로 나섰고, 한 경기 평균 7이닝을 넘게 던진다. 퍼시픽리그 좌완 가운데서도 이닝을 가장 길게 끌고 가는 축에 든다. 최근 다섯 번의 등판에서는 39이닝 동안 5점만 내줬고 평균 소화 이닝이 8이닝에 가까워 시즌 중 가장 좋은 구간을 보내고 있다. 평균자책점 2점대 초반, WHIP 1이 안 되는 수치에서 보듯 주자를 쌓아 두고 흔들리는 경기가 거의 없다. 장타 억제력도 좋아서 9이닝당 피홈런이 0.5 언저리다. 최근 흐름을 보면 제구가 흐트러졌다거나 구위가 꺾였다는 조짐도 찾기 어렵다.
홈과 원정을 나눠 봐도 원정 쪽이 더 안정적이다. 원정 8경기 57이닝에서 실점이 15점으로, 홈에서 102이닝 32실점한 것보다 오히려 짠 편이다. 원정이라서 부담스러운 투수는 아니라는 뜻이다. 걸리는 건 낮과 밤의 차이다. 낮경기에서는 거의 손을 댈 수 없는 수준인데 야간 등판에서는 실점이 눈에 띄게 늘었고, 오늘은 오후 6시 야간 경기다. 좌타자에게 맞은 피안타율이 우타자보다 높다는 점도 짚어 둘 만하다. 지바 롯데 라인업에 좌타자가 다섯 명 들어간다.
지바 롯데 선발 타키 슈타는 성격이 조금 다른 카드다. 시즌 대부분을 불펜에서 보냈다. 7월 초까지는 1~2이닝씩 짧게 끊어 던지는 전형적인 구원 투수였고, 8월 중순부터 2~4이닝을 맡는 롱릴리프로 역할이 늘더니 9월 들어 비로소 선발로 나섰다. 선발로 나온 두 경기는 인상적이었다. 9월 1일 7이닝 98구 무실점, 9월 10일 7이닝 101구 1실점으로 두 번 모두 100구 안팎까지 버티며 경기를 만들었다. 피안타율이 2할 초반이고 탈삼진 능력도 준수하다.
문제는 표본이다. 선발 두 경기만으로 이 투수가 선발로서 어느 정도인지 단정하기는 이르다. 상대 타선이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설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불펜 시절 기록을 홈과 원정으로 나눠 보면 홈에서 훨씬 안정적이었다는 점은 오늘 ZOZO 마린 등판에 긍정적이다. 지금 흐름은 좋지만, 검증된 에이스급 좌완을 상대로 같은 무게를 둘 수는 없다. 선발 싸움은 세이부가 한발 앞선다고 본다.
지바 롯데가 홈에서 34승 25패로 강하다는 점, 세이부가 3연패 중이라는 점은 변수다. 하지만 검증된 좌완 에이스와 선발 전환 두 경기째 투수의 차이, 그리고 8회 이후를 버티는 힘의 차이가 결국 드러날 것으로 본다. 원정 정배인 세이부 쪽에 무게를 둔다. 점수는 양 팀 합계 5~6점 선에서 정리될 흐름을 예상한다. 구장 특성과 스미다의 야간 성적이 부담이지만, 두 타선의 최근 감각과 선발 매치업을 감안하면 기준점 6.5를 넘기기는 쉽지 않다.